“전 국민 흥얼거릴 대중적 ‘국악’ 만들래요”

'오나라 오나라...' 대장금 주제곡 부른 이동희씨

등록 2003.12.26 13:46수정 2003.12.2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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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가요의 인기를 무엇으로 판단할까. 핸드폰 멜로디 다운로드 순위도 인기의 기준 중 하나. 드라마 '대장금' 주제곡은 한달 넘게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가나라 가나라 아주 가나."


우리 고유의 한과 흥을 두운과 각운으로 절묘하게 표현한 '대장금' 주제곡. 그 중에 두 명의 여성이 부른 곡이 유독 귀에 박힌다. 특히 질곡 많은 한을 감내하는 듯 낮은 음으로 소화해내는 목소리가 그렇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일까. 내년 2월 서울대 국악과 졸업 예정인 이동희(23)씨가 그 주인공.

"이시우 음악 감독님을 비롯해 좋은 제작진과 함께 인기 드라마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뜻깊은 의미가 있었어요. 길거리 공연만 하다가 스튜디오에서 노래 부르려니까 진짜 가수가 된 것 같았고요(웃음)."

국악예술중학교부터 10년 간 국악을 전공해 온 재원인 이동희씨가 화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방영된 MBC특집다큐 4부작 '아주 특별한 소리여행'에서도 소개되어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최근에는 동명 제목의 책(이채 펴냄)을 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국악을 전공하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인도, 네팔 을 비롯해 20국을 6개월 동안 다녀 왔어요. 우리 음악이 우리 거라서 '무작정' 좋은 건지, 객관적으로 좋은 건지 알고 싶었어요(웃음). 국악의 '안'이 아닌 '밖'에서 몸으로 느끼고 싶었던 거지요."

그렇게 그는 세계를 돌아다녔다. 각 나라의 고유한 음악을 들으며 '음악의 힘'을 느꼈다. 소리여행을 다녀온 그는 대장금 주제곡을 불렀다. 그것뿐이 아니다. 음악의 울타리를 넓히는 본격적인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중음악과 국악을 접목한 가요 음반 녹음작업에 온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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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우리 음악 좋잖아요. 근데 사람들이 모르잖아요. 많이 접하지 못하니까요. 그러니까 접하게 해야죠. 우리 음악이 좋은 걸 알고 느끼게 해야죠. '내가 국악을 하는 데 말이야'하며 뒷짐지고 있을 순 없어요. '양보'하고 조금이라도 다가서려고 노력해야죠."

내년 2월 발매 예정인 이 음반은 국악의 '밖'에서 만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가요의 성격을 지닌 노래의 전주와 간주 사이에 국악을 조금씩 삽입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 걸음, 두 걸음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 앞서가지 않고 반걸음만 내딛고 대중에게 손길을 내밀겠다는 것이다.


"저의 음반이 대중과 국악인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저를 비롯한 젊은 세대들은 의외로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거든요.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그렇게 부르는 그의 노래가 갈수록 계층·세대별로 조각나고 있는 가요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기를,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의 고유한 멋과 맛을 곱씹게 만드는 '국민가요'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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