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무감사 자료유출자 징계

최 대표, 관련자 교체 결정- 이재오 총장 "내가 책임진다" 사퇴

등록 2003.12.31 16:16수정 2003.12.3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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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당무감사 자료유출 문제와 관련해 정치적 책임 차원에서 이재오 사무총장, 박승국 제1사무부총장, 이재환 조직국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31일 긴급 상임운영위원회의를 열고 "당으로서는 이 문제에 대해 세사람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우리가 안겨준 많은 원내외지구당 위원장들의 상처에 대해 정치적, 지휘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최소한 도리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특히 "이재오 사무총장은 당이 몹시 어려울 때 개인의 모든 걸 버리고 오직 당과 나라를 위해 투쟁하고 헌신했고 그 결과 노무현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에 당이 이 정도로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엉뚱한 일을 가지고 책임을 묻는 것이 고통스러우나 당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여하튼 민감한 시기에 이러한 자료가 유출돼 선거를 앞둔 지구당위원장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 일어났다"며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대선자금 파동 이후 이런 저런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드려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하루 빨리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총선 준비에 전념하는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당무감사 자료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상배 팀장을 중심으로 원희룡, 이인기 의원이 조사를 벌인 결과 여러 경쟁관계와 지구당 환경에 맞게 수정 보완한 것이며 조작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최근 선거결과 유급직원 숫자와 같이 계량화 된 결과에서 유력 후보자가 발생해 새로 보완할 사항이 생겨 B급이 D급으로 결과가 달라진 의원이 십수명 되는데 평가가 바뀌게 된 이유를 하나하나 들어보니 대부분 납득이 간다는 것이 조사단의 조사 결과"라며" 악의적으로 조작됐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조작 사실을 부인했다.

또 "일부 당직자가 조사결과를 보고 이를 수정하도록 했다고 주장한 내용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유출 경위와 관련해서는 "사무총장이 보고 받은 보고서 양식은 가로로 된 형태였으나 보도한 언론사가 입수한 문건은 세로로 된 문건이었다고 하니 이와 관련 여러 가지 유추해석이 가능하다"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재오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당무 감사 문건 유출에 책임을 지고 총장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이 전 총장은 사퇴성명서를 통해 "장수는 전쟁터에서 죽어야 한다는 생각에 몇번의 망설임 끝에 어제는 사퇴성명서를 철회했다"며 "그러나 싸움은 전방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며 이 시점에서 전쟁은 후방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무감사 자료유출과 관련해서는 "당무감사를 한 것은 사실이고 문건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작성한 것은 아니다. 내가 그것에 대해 모두 걸 안고 가겠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밖으로는 노무현 부패권력이, 또 안으로는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적하고, "이제 의롭고 양심적인 정치인과 더불어 당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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