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 물갈이론' 갈등 심화

장성민 "호남 중진 용퇴해야"... 이윤수 "왜 툭하면 호남중진이냐"

등록 2004.01.07 10:34수정 2004.01.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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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민 민주당 청년위원장이 7일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호남 중진들이 용퇴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성민 민주당 청년위원장이 7일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호남 중진들이 용퇴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당내 소장파로부터 시작된 '호남 물갈이론'이 연일 민주당을 흔들고 있다. 지난 5일 이후부터 추미애·김영환 의원이 호남 중진들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선데 이어 7일에는 장성민 당 청년위원장이 '호남중진 용퇴론'을 직접 언급하며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포기를 촉구했다.

장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호남지역에서 특권을 누려왔던 현역 의원들은 전원 물갈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전 의원은 "수구세력인 한나라당도 전면 물갈이 얘기가 나오고 급기야 386세대인 오세훈 의원도 정치권을 떠났다"며 "민주당에 대한 물갈이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특히 17대 총선에서 공천혁명을 이루지 못하면 민주당은 호남과 수도권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장 전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www.netjjang.org)에 '호남 중진용퇴론을 촉구한다'는 글을 올려 "민주당이 구태정치를 답습해가고 있다"며 당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이 글에서 "당대표는 신년사에서 젊고 참신한 인재를 끌어들여 희망과 용기를 주는 정치를 하지고 했지만 이 약속은 불과 며칠만에 당의 단합과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졌고 곧바로 구태정치인, 철새정치인들의 영입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장 전 의원은 또 공천혁명의 방법으로 "2개 이상의 여론조사 기관에 호남전역에 대한 당과 후보의 지지도를 의뢰해 당지지율보다 낮은 지지도의 후보는 용퇴해야 할 것"이라며 "후보 교체 여론이 지지 여론보다 2배 이상 높을 때도 그 후보는 자진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수 반발 "왜 툭하면 호남 중진이냐"


이에 대해 당내 중진들은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윤수 의원은 장 전 의원의 발언이 나오자 마자 "왜 뻑하면 호남 중진을 들먹이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도 언성을 높여 "상정 안건이 모두 끝난 뒤 토의 사항에서 얼마든지 발언할 수 있는데 꼭 의사진행발언으로 얘기해야 하느냐"고 말하며 장 전 의원을 만류했다.


그러나 장 전 의원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장 전 의원은 이날 중앙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지금은 호남 중진들이라고 묶어서 얘기했지만, 나중에는 전략적으로 이름을 찍어서 말할 수도 있다"고 밝혀 인적 청산 요구의 수준을 한층 높일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처럼 호남 물갈이론을 중심으로 한 인적쇄신 요구가 계속되자 '지구당위원장 전원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창당 4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오는 1월 19일에 맞춰 전 지역구의 지구당위원장이 사퇴하기로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7일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호남중진 용퇴론을 주장한 장성민 전의원에게 조순형 대표가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왜 의사진행발언에서 주장을 하느냐"며 질책하고 있다.
7일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호남중진 용퇴론을 주장한 장성민 전의원에게 조순형 대표가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왜 의사진행발언에서 주장을 하느냐"며 질책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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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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