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운
“오후에 통통하게 생긴 사병이 전해주고 가더라. 올해는 훈련을 적게 받아서 좋을 거라던데 잊지 말고 꼭 전해달라고 신신당부하더라.”
아무리 훈련을 적게 받을지라도. 다시 군복을 입고 동원훈련을 가는 것은 결코 신나지 않은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연초부터 예비군 훈련통지서라니’. 속으로 생각하며 제 앞으로 발부된 “작전동원 명령서”를 살펴보았습니다.
작년에 갔던 동원훈련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훈련은 힘들지 않았지만 군대라는 공간에서 다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자체가 생각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5월쯤에 다시 통지서 나온다고 하더라. 그때도 다시 훈련 들어가는 거냐? ” 어머니께서 물어보셨지만 제대로 답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작년 동원훈련 때 내년 예비군 훈련에 대한 설명을 귀기울여 듣지 않았던 저로서는 올해 어떻게 훈련을 받는지 알 도리가 없었습니다.
‘훈련받을 때가 되면 뭔가 다시 날라 오겠지’ 싶어 어머니에게 대충 말씀드리고 통지서의 뒷면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않은 글에 살며시 미소를 띄우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