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친일파 대신, 숭일파라 부르자

숭일파라 부르자

등록 2004.01.09 20:56수정 2004.01.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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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안" 의 처리를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을 보고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헛소리인지 밝히고, 왜 청산해야하는 지를 주장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친일파"란 용어부터 정리해봅시다.

'친일파', 참 괜찮은 말입니다. '親미'라는 말은 용납하고 모두들 '친미'하자고 보수우익세력은 주장하고, 대다수의 사람들도 타당하게 여깁니다. 한데 왜 똑같은 '親'자가 있는데도 '친일'이란 말에는 왜 그리 광분할까요.

솔직히 21세기 앞으로를 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친일'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일본과 친해야만 거대한 중국에 대항할 수 있고, 일본도 우리나라와 함께 하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놈의 '친일'이란 말이 곧 '반민족 행위를 한 매국노'란 뜻으로 고착화 되었으니 참으로 난감합니다.

그래서 현재 일본에 좀 친한 사람을 '친일인사'라 하지 않고 '지일'이란 말을 쓰지요. 참 한자는 만들기 나름입니다. 헌데 '지일'이란 말은 그 뜻에 합당한 말이 아니지요. 다만 편법으로 쓰는 말일 뿐.

이 '친일'이란 용어를 바로 그 반민족행위를 한 매국노들이 만들어 낸 말이기 때문이죠. 광복후 그런 행위를 한 자들을 지칭하는 말을 당시 일제시대 반민족행위를 해왔던 언론이나 학자들이 용어를 순하게 정한 거죠.


근데 이 '친일'이란 말이 상당히 애매모호하고 유용한 말이죠. 그들 매국노들에게는 말이죠.

이번 '친일반민족진상규명 특별법안'의 처리같이 친일파 청산하자고 하면 일제시대 살았던 애꿎은 일반인들 까지 물고 들어가니까요. 일제시대 살면서 창씨개명안하고, 세금 안낸 사람 없다면서요. 그러면 뭘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지 뭐 일제시대 살면서 그렇게 안한 사람 없지 하며 넘어갑니다. 참 머리 잘 썼습니다. 하기야 그런 쪽으로는 머리가 좋습니다.


저는 이 '친일파'란 용어부터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숭일파'로. 일제를 숭배하며 그들에게 빌붙어 같은 민족을 탄압하고, 독립지사를 밀고하며 잡아죽인 넘들을 말입니다. 그래야 일반인들이 쉽게 구분할 수 있으니깐요.

'숭일파(친일파)'를 청산하자 하면 거의 모든 사람은 당연히 청산해야한다며 맞장구를 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제각각 딴 소리를 내죠. 지금과 같이 말이죠. 더구나 60여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왜 지금에야 하느냐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 하필이면 또 선거철에 가까울 때냐, 어떻게 할 건 데하며 별의별 소리를 하며 반대를 하죠.

그런데 웃기는 것이 그렇게 반대를 하는 이들이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럴 듯하게 넘어갈만한 이유를 붙이죠. '친일파'란 용어를 정립했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 주장들이 다 헛소리라는 거죠. 전혀 명분이 될 것이 아닌데 그럴 듯하게 포장만 해놨을 뿐이죠.

이번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을 살펴보며 그 주장이 왜 헛소리인지 반박해가며 '숭일파(친일파)'청산의 당위성을 주장해 보겠습니다.

첫째, 우선 친일파의 기준을 따지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며 불가하다고 합니다. 그 기준은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봅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여러자료를 찾아가며 정리를 한 후에 발표하면 문제될 게 없습니다. 만일 그 기준이 미흡하다면 일반 국민들에게 그 애꿎은 선의의 피의자는 동정심을 갖을 테니깐요. 그 기준이 애매모호하다고 따지지만 실제 보통사람이 갖는 보편타당한 기준이 알게모르게 형성됩니다.

둘째, 친일 행위를 증명할 만한 논거 자료가 부족해 애국자를 매국노로 잘못 지칭할 수 있어 불가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친일반민족 행위자라고 지칭하여 진상규명을 할 사람이 몇명인지 아십니까? 불과 몇백명 안쪽입니다. 제대로 하자면 일제시대 일제의 녹을 먹거나, 호의호식을 누리며 떵떵거리며 살며 주변에서 욕을 먹거나 의심이 되는 모든 사람을 조사해도 부족합니다. 그런 사람들까지 하면 몇 만명에 대한 조사도 부족하고, 자료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료확보가 가능한 거의 확정적인 악질적인 친일파 불과 몇백명에 대해서만 진상을 규명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걱정을 접어 두셔도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 자료는 더욱 찾기 어렵죠. 그래서 하루빨리 제대로 자료를 확보하여 진상을 규명하자는 겁니다.

셋째, 친일파의 자손들까지 명예를 실추시킬 권리가 우리 국민들에게 없어서 불가하다고 합니다. 당연히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게 현대 법치주의 국가입니다. 하지만 60여년이 지나 현실적으로 법적으로 처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잘못을 역사에 기록하자는 것 뿐입니다. 다시는 민족을 배반하고 나라를 팔아먹는 못된 놈들이 나오지 않게 하자는 게 법안의 취지입니다. 그런 못된 놈들은 떵떵거리며 자자손손 잘살고, 독립운동을 하며 재산을 버리고 피를 흘리며 죽어간 지사들의 자손은 교육도 제대로 못받으며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게 정상입니까?

비록 정의가 바로서는 원상회복은 못하더라도 우리의 부끄러운 현대사는 제대로 기록하여 다시는 그런 놈들이 나오지 않게 해야한다는 겁니다.

물론 아무 잘못없는 친일파의 자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죠. 하지만 그런 피해는 조상이 친일한 댓가로 호의호식하며 살아온 댓가라 하면 안될까요? 그들에게 직접적인 물리적인 피해는 주지는 않더라도, 다만 부끄러운 조상이 있었다는 것을 창피해하는 댓가는 치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친일을 했더라도 해방 후에 우리나라를 위해 힘쓴 위인들도 있어 불가하다고 합니다. 저는 솔직히 친일파가 일제시대의 잘못보다 광복후에 저지른 죄의 크기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만 이 문제는 여기에서 꺼내지 않겠습니다.

어떤 위인들을 들먹일 것인지는 대강 짐작이 가는데 그 문제도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면 일반인들은 제대로 그를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한 인간을 평가할 때 공이 있으면 과가 있어 그를 정확하게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광복후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애썼다면 당연히 후세 사람들은 그 공을 더욱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 무엇보다도 현재 친일파 시비 움직임은 주로 운동권과 좌파에 의해 주도된 것이기에 문제라고 합니다. 광복후에 반민특위를 구성하여 처벌하고자 한 이들이 운동권이고 좌파입니까? 항상 친일파를 청산하자고 하는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기득권을 가진 주류가 주장할 수 없습니다. 광복후에 친일파를 청산하지 않고 일제시대의 기득권을 가진 자들을 그대로 인정하여 넘어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기득권을 가진 주류의 대부분은 친일파이거나 그와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어떤 사람들이 공산주의를 찬양하고 공산화를 시키자는 이들이 있습니까? 설사 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사람이 어떤 사람들인데 그에 동조하여 공산화를 시킬 수 있습니까? 엄연히 역사의 대세는 공산주의 실험의 실패로 결론이 났습니다. 결국 승리는 민주주의 이지요. 하지만 서구식 자본주의의 승리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서구식 자본주의도 수정되어 사회주의를 가미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무조건 완벽한 유토피아는 인간세상에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친일파를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운동권이고 좌파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갑니다. 옛말에 어린애한테라도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라고 했습니다. 설사 주장하는 이들이 빨갱이라 해도 옳은 것을 주장하면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까?

여섯째, 현재는 국민들이 서로 싸울 때가 아니라 뭉쳐야 할 때라서 불가하다고 합니다. 여태까지 우리 국민들이 뭉치지 않아야 할 때가 한 번이라도 있었습니까? 광복후 부터 그말은 한번도 위정자들의 입에서 안나온 때가 없었지요. 이승만의 유명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로 유명하죠.

그렇게 뭉치자 해도 국민들이 제대로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지 못하는 이유를 아십니까? 정의가 승리를 못하고 항상 불의가 승리해왔기 때문입니다. 죄지은 놈은 떵떵거리며 잘 사는데 제대로 성실하게 사는 사람은 피해를 보는 세상입니다.

정의가 제대로 구현이 되어야만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나갈 수 있습니다. 말로만 뭉치자 백날 하는 것보다 제대로 법이 집행이 되고, 성실하게 살면 성공하는 세상을 만들면 뭉치지 마라 해도 뭉쳐집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습니다. 집안 단속을 먼저 한 후에 친하를 돌보라는 말이지요. 그런데 일본에게는 잘못을 제대로 꾸짖지 못하고 국내에서만 가혹하게 한다는 말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국내에서 일제시대의 잔재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일본에게 사과를 받을 수 있을까요?

언제 우리나라가 위기기 아닌 때가 있었나요? 뭐 한번 하자고 할 때마다 항상 지금은 비상시국이란 말을 하지요.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한번도 비상시국이 아닌 때는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언제 나라의 위기가 없어질 수 있을까요? 참 희한합니다.

반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주변국들의 위협이 해소될 때는 우리나라에 영원히 오지 않습니다. 님들이 주장하는 대로 따지자면 100년 1000년후에도 주변국들의 위협은 계속되니깐 영원히 친일파청산은 할 수 없겠군요. 그럼 영원히 이걸 묻어놓자는 건데 뭔 말을 빙돌려서 합니까? 떳떳하게 친일파 청산은 이 땅에서 영원히 하면 안된다라고 말이죠.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이들이 정치적인 의도로 졸속으로 추진하는게 그렇게 불안하다면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추진하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예산만 지원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정치인들은 완전히 배제한 채 예산만 지원하는 것으로요.

어떤 대안을 내놓고 반대해야지 무조건 반대만하면 어쩌자는 건지요.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역사가 바로 서고, 정의가 승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계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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