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외고 교과편성 "중국어 교과 빠져 외고 설립취지 무색"

등록 2004.01.10 14:15수정 2004.01.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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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구

경기도교육청이 2005년 개교 예정인 공립 성남외국어고등학교의 교과편성을 중국어를 배제한 채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정부차원에서도 중국어 교육을 장려하는 만큼 성남외고의 교과편성에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이는 경기도교육청과 성남시, 특목고추진위원회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9일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성남외국어고등학교 계획설계 설명회’에서 제기됐다. 외고 설계용역을 맡은 학국교육환경연구원 관계자가 설계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교과과정을 영어, 일어, 독일어, 아랍어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히자 민간으로 구성된 추진위는 중국어 교과과정을 제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추진위는 또 설명회는 여론을 수렴하는 자리인데 사전에 교과과정을 확정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추진위원회 전영수 위원장은 “교과목은 학교 성격을 결정짓는 중대 사안임에도 도교육청은 추진위와 논의도 없이 결정해 문제를 야기시켰다”며 “중국어 교과편성에 대한 여론이 비등하고 성남의 우수학생 유출을 막으려면 추진위 의견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위 고성하씨도 “중국어를 모르면 안되는 게 현 시대흐름인데 세계적으로 점차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독일어와 아랍어를 배운다는 건 외고의 설립취지를 약하시키는 결과”라며 “경기도는 앞서가려 노력하는데 경기교육청은 뒤로 물러나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에서는 3개의 외국어고등학교가 개교를 준비중이어서 이들 학교의 교과편성을 중첩되지 않게 하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왔다”며 “중국어는 동두천외고에서, 아랍어는 성남외고에서 배우게 될 것”이라고 밝혀 재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어 교과편성을 주장하는 추진위와 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도교육청간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분당 백현동 산 68번지 일원 5600여평에 건립예정인 성남외고는 이번 기본설계 연구결과 남녀공학 24학급으로 전체 840명의 학생을 받게 되며, 향후 외국어전용실과 어학실, 그리고 체육관과 식당, 생태공원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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