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천사 지광국사부도 (국보 101호) 국립박물관 소재 이종원
법천사 지광국사부도(국보 101호) 국립박물관 소재
우리나라 부도 중에서 가장 화려한 부도를 꼽으라면 난 지광국사 부도를 꼽는다. 빼곡이 채워진 조각도 아름답지만 그 형식도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대의 아픔을 경험한 부도라서 그런지 더욱 애착이 가는 부도다. 고생한 자식이 더 보고 싶은 것이 부모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아마도 지광국사가 입적한 1085년을 전후해 조성했을 것이다. 특이하게도 네 모서리에는 용의 발톱 같은 조각이 안쪽으로 말려 있어 안정감을 보여 주고 있다. 기단부만 무려 7층으로 쌓여 있다. 한 번 세어 보라. 각각의 석재에는 안상(코끼리 눈모양), 연화문(연꽃문양), 초화문(풀과 꽃무늬), 보탑, 신선(도교에서 말하는 신선) 등의 조각 장식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다.
| | | 법천사지 가는길 | | | | 1) 자가용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서 문막IC에서 빠져나간다. 나오자마자 좌회전하여 시내를 관통하여 여주 쪽으로 가면 문막교가 나오고 그 앞에서 좌회전하여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간다. 부론면 소재지 직전에 법천사지 들어가는 푯말이 있다.
2) 대중수단 동서울터미널-문막-부론까지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 | | | |
역시 가장 아름다운 조각은 탑신부에 있다. 페르시아계 사람들이 사리 공양을 들고 가는 신비한 그림이 새겨져 있다. 이것으로 당시 서역인과 교류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지붕돌 밑에는 술이 달린 장막이 드리워져 있고 불상·보살상·봉황 등의 조각이 가득 채워져 있다. 탑의 상륜부처럼 형식 그대로 드러나 있으며 그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지광국사 부도처럼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부도가 또 있을까? 원래 부론면 법천사지에 있던 것이었는데 조각이 화려하다보니 일제 때 일본 사람이 오사카로 밀반출했다가 조선의 항의에 못 이겨 반환했고 오늘날 국립박물관 정원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용산으로 국립박물관이 이전하면 부도는 또 한번 이사해야 한다. 천년을 살았던 고향을 잊은 채 이곳 저곳 떠돌아다니는 부도가 그렇게 측은해 보일 수 없다. 이왕 옮길 생각을 했으면 고향 법천사지에 보내는 것이 어떨까?
경복궁 마당을 거닐어 보라. 그리고 지광국사 부도를 만나자. 부도를 바라보노라면 예술혼에 불타는 고려 석공이 내리치는 정 소리가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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