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담배 피시면 아빠 딸 안해요"

지원이와 예원이가 아빠에게

등록 2004.02.05 20:29수정 2004.02.0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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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버지께


아빠 저 누군지 아시죠? 지원이, 아빠 큰딸이에요.
어제는 죄송, 죄송. 오늘은 말씀 하신대로 생활할게요.
그리고 상의드릴 게 있어요. 많아요

첫 번째는 어제 약속 지키려고 했는데요. 오늘하고 내일이 '천국의 계단' 마지막회라서 꼭 봐야겠어요. 꼭 허락해주세요.

두 번째는 엄마 생일이 딱 5일밖에 남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좀 서둘러서 우리 선물 사요. Birthday를 위하여~~~

중요한 세 번째는 아시다시피 부장 선생님 남편이 무슨 암에 걸렸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아빠도 담배 피지 마세요. 아빠 진짜 시간 주는데요. 이번 주까지 입니다.

안 그러면 진짜 저 아빠 딸 안 해요.


아빠, 아빠는 이 편지 보고

"참, 우리 딸이 진짜 이럴 수 있어, 에휴. 그냥 담배 펴도 내 딸 하겠지" 이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진짜예요. 가짜라고 하지 마세요.


그리고요 만약에 담배 또 피시면 절 두 번 죽이는 일인지 아시죠?

담배 절대 금지… 금연은 아빠를 두 번 살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보너스, 담배 계속 피면 우리는 아빠 곁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 큰딸 최지원(신가초등학교 3학년)

사랑하는 아빠에게

안녕하세요? 아빠 알죠? 제가 누군지
저 예원이에요. 예원이!!

아빠 말씀대로 언니와 제가 설거지는 못했지만 식탁과 싱크대를 행주로 잘 닦았어요. 잘했죠?

이제부터 엄마를 도와주는 일 제가 도와드립니다. 약속!
아빠께는 무얼 해드릴까요? 말씀만 하세요.
언니랑 나랑 둘이 자는 것은 당연히 해야되고….
필요한 거 다 저한테 맡기세요^^

이제 엄마 생일이 얼마 안 남았죠? 그래서 저는 세뱃돈으로 엄마 생일 선물 살거예요~~(조금 싼 거로 ㅋㅋㅋ) 약속할게요

잠깐!!! 또 약속할 게 있어요. 조금 힘들지만. 바로 담배!!! ,담배 금지예요.

이제부터 말을 잘 들을 테니 화도 안나고 짜증도 안나고.. 담배는 그럴 때만 피는 거 잖아요. 그러니 담배 좀 끊으세요. 제발 부탁할게요.

담배 안 핀다고 약속하는 거예요. 약속!!!
답장 꼭 주세요

둘째딸 최예원(신가초등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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