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천신청자 '3%'..예선 통과 ‘험난’

4당 지역구 여성 공천신청자 현황과 화제의 인물

등록 2004.02.06 17:51수정 2004.02.0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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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이 공천신청을 마감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공천신청을 마감한 한나라당의 경우 지역구에는 여성 28명(남성 697명), 비례대표직에는 여성 68명(남성 129명)이 공천신청을 했다.

지난달 30일 현재 공천신청자를 추가로 받고 있는 민주당에는 지역구에 여성 15명(남성 500여명)이 신청했다. 지난달 14일 1차 공천신청을 마감한 열린우리당에는 지역구에 여성 16명(남성 514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2월까지 추가로 공천신청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직 의원 15석 확보를 노리는 민주노동당은 12명의 여성이 총선 출마를 신청하고 경선에 돌입했다. 서울시 종로구(이선희), 성남시 수정구(김미희), 포항 북구(김숙향) 등은 이미 경선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후보로 결정된 상태다. 여성후보들의 경선 경쟁률이 다른 당에 비해 높은 성향을 보이고 있다.

남성 신청자의 3%대에 불과한 여성들이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김정숙 한나라당 여성위원장은 “지역구 공천신청 여성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그만큼 여성의 지역구 진출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음을 보여주는 실례”라면서 “한나라당의 경우 한때 당론으로 정했던 양성평등선거구제의 성사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지역구를 준비하다 비례대표직으로 발길을 옮긴 여성후보들이 많다”고 말했다. 각 당별로 여성공천신청자 현황을 알아보았다.

◆ 한나라당

신청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8곳)과 경기 일부 지역(8곳), 경북(3곳), 서울 (3곳) 등 한나라당이 우세한 지역이 많았고 호남지역은 전남 여수시 한 곳에 불과했다. 이밖에 대구(2곳), 인천, 울산, 충남의 각 한 곳에 공천신청을 했다. 신청연령은 40대가 가장 많았고 30대부터 60대까지 골고루 분포해 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인사는 부산 연제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희정(34) 부대변인이다. 지난 1995년 신한국당 공채로 입사해 10년간 당직자로 근무한 김 부대변인은 최근 현직의원을 제치고 단수 공천자로 사실상 확정을 받아 공천 이변을 일으켰다.


현재 당선 가능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여성 의원은 박근혜(52·대구 달성군) 의원과 전재희(54·경기 광명시) 의원이다. 현직의원으로 다소 유리한 입장에 있는 김영선(43) 의원은 서울 강남 갑에, 김정숙(57) 의원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임진출(62) 의원은 경북 경주시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다.

같은 선거구에 여성 후보 두 사람이 몰려 여-여 대결이 벌어지는 곳도 적지 않다. 부산 해운대 기장군 갑에는 손윤숙(45) 여성신문 부산지사장과 허옥경(46) 전 해운대구청장이 도전장을 냈으며,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도 김을동(58) 지구당위원장과 임정복(48) 경기도 의원이 공천을 신청했다.


전남 여수시에도 김상아(31) 성화대학 교수와 김창희(69) 한국여성정치개발연구소 대표가 함께 공천을 신청했다. 이밖에 우먼타임스 정치부 기자였던 최순애(36) 중앙차세대 여성위원회 부위원장도 서울 서초 을에 공천을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그 외 여성 공천신청자는 다음과 같다.

△양경자(62·서울 도봉구갑) △김선숙(45·부산 부산진구을) △현영희(53·부산 동래구) △정미희(52·부산 남구) △김영수(40·부산 사하구갑) △손명숙(50·대구 달서구갑) △이혜숙(56·인천 남구갑) △서정희(40·울산 남구) △이영성(63·성남 중원구) △오양순(56·경기 고양시 일산구갑) △조순옥(53·경기 용인시을) △엄금자(49·충남 천안시갑) △이정임(46·경북 구미) △임갑수(51·경북 군위·의성)

최연소 지역구 공천신청자
한나라/전남 여수 김상아씨

“대물림되고 있는 선거판의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데 쐐기를 박고 싶다.”

당찬 포부를 밝힌 주인공은 한나라당 최연소 지역구 여성공천신청자인 김상아(31·성화대 아동복지학과 교수·사진)씨다. 전라남도 여수에 공천을 신청한 김씨의 도전 상대로 유력한 후보는 민주당 현직 의원인 김충조(61) 의원. 김 의원은 이곳에서 네 번째 당선이라는 화려한 경력의 막강한 파워를 가진 인물로 이번 공천에도 민주당에 신청을 했다.

전라남도에서 한나라당의 입지는 그야말로 ‘골리앗에 대항하는 다윗’에 비유할 만하다. 지난 2000년 선거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이 60%를 넘은 반면 한나라당 지지도는 5%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아버지는 여수시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인 김영로씨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이곳에서 모두 8번의 선거를 치렀고 모두 형편없는 득표율로 패배했다. 지역주민들은 사람은 괜찮은데 당이 나빠서 당선이 안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곁에서 아버지를 보면서 오기가 생겼다. 선거판에서 부는 지역색의 미친 바람을 멈추게 만들겠다.”

김씨는 아버지의 선거를 3번 도우면서 심지어 신변의 위협까지 느낀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면 침을 뱉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선거가 끝나면 집밖에 나가기도 어려웠다”면서 당시 선거운동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씨는 “고여 있는 물이 썩는 것처럼 한 사람에 의해 독식된 여수시는 그 동안 정체돼 있었다”면서 “당선이 되면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는 여수시를 관광과 복지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민주당

서울지역 신청자가 모두 7곳으로 전체 신청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광역시 의원과 도의원 출신자, 사회운동가들의 신청이 두드러진다. 40대가 절반을 차지하고 60대가 그 뒤를 이었다.

현직의원인 추미애(45·서울 광진을) 의원과 안상현(41·강원 원주) 의원이 단수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조배숙(현 열린우리당) 전 의원의 탈당으로 비례직을 계승한 박금자(50·서울 영등포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공천 희망자로 나섰다.

서울시 의원 출신인 양경숙(41·서울 종로), 이경애(45·서울 성북을), 최미란(49·서울 도봉갑)씨와 전 인천시의원 원미정(44·인천 중·동·옹진)씨, 전 전북도의원 김완자(46·전북완산)씨, 전 부산시의원 정봉화(65·부산 남구)씨, 전 수원시의원 허영순(60·경기 수원팔달)씨가 각각 자신의 의정 활동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NGO 출신 중에는 이화용(41·서울 영등포갑, 환경운동가)씨와 이화순(60·경북포항남구 울릉군, YWCA 부회장)씨가 공천을 신청했으며 경제계 인사로는 배영애(57·경북 김천, 전 태봉봉제 대표)씨, 이길순(63·경북 영주, 일광 LPG충전소 대표이사)씨가 도전장을 냈다.

시의원시절 대안제시 두각
민주/인천중·동·옹진 원미정씨

“원미정 의원의 경우 관련단체나 전문가들로부터의 폭넓은 자문을 얻는 등 충실한 준비를 통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질의와 뚜렷한 방향 설정에 근거한 대안제시 등이 단연 돋보인다.”(1999년 인천광역시 정기회 의정활동 모니터 평가에서)

지난 1998년과 1999년 당시 인천광역시의원이었던 원미정(44·사진)씨는 인천시 정기회 의정활동 종합평가에서 연속 1등을 차지했다. 질의 수, 현황파악, 문제제기 등에서 고득점을 얻었으며 특히 대안 제시 면에서 가장 많은 대책을 발표해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

“한 개인이 똑똑하다고 대안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 사회단체 관계자, 연구자, 전문가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좋은 대안을 발굴하고 충실히 의견을 반영했을 뿐이다.”

원미정씨는 자신에 대한 평가에 겸손히 답했다. 원씨는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13년째를 맞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훈련이 되고 경험을 쌓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정계에 진출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원씨는 시의원 재직 중 ‘일반어린이와 장애어린이가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통폐합교육’을 추진했으며 인천시를 설득해 통폐합교육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얻어내기도 했다.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으로 분당될 때 입당 제의를 거절한 원씨는 “시의원 선거에 5회 출마해 2회 당선됐는데 모두 민주당의 이름으로 당선됐다”면서 “의리를 지키고 싶었다”고 답했다.


◆ 열린우린당

전체 신청자의 절반이 서울 지역(7곳)에 몰려 있고 경기(3곳), 부산(2곳), 인천(1곳), 충남(1곳), 전북(1곳), 광주(1곳)에 공천을 신청했다. 현직의원인 김희선(61·서울 동대문갑)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고 16대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이미경(54·서울 은평갑) 전 의원, 허운나(55·경기 성남 분당갑) 전 의원과 조배숙(48·전북 익산) 전 의원이 각각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전 개혁당 인사로 열린우리당에 동참한 고은광순(49), 이지숙(50), 김수진(49)씨가 각각 서울 서초 갑, 서울 서초 을, 서울 강남 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외대 겸임교수이자 시인으로 잘 알려진 노혜경(46)씨는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현직 의원으로 있는 부산 북강서갑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부산시 여성단체협의회회장을 지낸 윤원호(51)씨는 부산북·강서 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빈민운동가 출신의 전 인천시의원 홍미영(49)씨는 자신의 의정활동 지역이었던 인천 부평갑에 공천을 신청했고 서울시 의원 출신인 송미화(43)씨는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3선을 노리고 있는 서울 은평을에 도전장을 냈다.

전 광주시의원 이윤정(49)도 의정활동 지역이었던 광주 동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전 경기도청 여성정책국장을 지낸 이미경(46)씨는 경기 수원팔달에, 고 심규섭 의원의 부인 김선미(43)씨는 경기 안성에 출사표를 던졌고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이사를 지낸 이명례(44)씨는 충남 보령서천에 공천을 신청했다.

경선후보만 8명 서울은평 을 도전
열린우리당 송미화씨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근자문위원을 지냈던 열린우리당 송미화(43)씨가 출사표를 던진 서울 은평 을에는 같은 당 소속 후보만 8명이 공천신청을 했다. 경선에 대한 부담이 클 것도 같은데 송씨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송씨는 “은평은 내 고향이기도 하고 서울시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성실히 수행해왔던 지역이라 공정한 경선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내가) 이길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두 번 연속 당선한 곳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이번 총선에도 공천신청을 했으며 한나라당의 단수 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송씨가 경선에서 수월하게 열린우리당의 후보로 당선된다 해도 본선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가 버티고 있는 것이다.

송씨는 “이재오 의원이 지역구를 잘 관리했기 때문에 솔직히 어려움을 느낀다”면서도 “지역주민들을 주체가 아닌 관리 대상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송씨는 “여성이 정치하는 것은 남성과 다르다. 주민들의 의사소통의 활성화와 생활정치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의 최고 녹지율’을 자랑하는 은평구는 한편으로는 ‘재정자립도 꼴찌’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송씨는 “현재 우리 지역의 최대 화두는 은평뉴타운 문제”라면서 “지역별 공청회도 열린 적 없이 떠밀린 상황에서 결정됐기에 앞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종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그의 일이지만 선거법에 걸리기 때문에 명함 한 장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민 속으로 파고 들어가기 위한 송씨의 행보에 주민들은 눈과 귀를 활짝 열어놓고 있다.


◆ 민주노동당

모두 12명의 여성이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경선에 뛰어들었다. 전직 시의원과 구의원이 30% 정도이며 사회운동가 출신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성남시 수정구의 단독 후보로 나선 김미희(38)씨는 민주노동당이 당선 유력 후보로 꼽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서울 서대문 갑에 도전장을 내민 정현정(27)씨는 최연소 경선출마자로 관심을 끌었다. 한편 전 부천시의원이었던 최순영(51) 민주노동당 부대표와 전 관악구 구의원을 지낸 김혜경(59) 민주노동당 부대표는 비례대표로 17대 총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경선 출마자는 △김은진(39·부산 남구) △김현경(36·경기 분당을) △김혜련(45·서울 중랑갑) △정경화(33·경기 고양덕양갑) △최미란(40·인천 서구 강화을) △홍승하(37·서울 영등포갑) 등이 있다.

7년간 시의원 활동
민주노동당/성남 수정 김미희씨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의석수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까’란 질문은 이번 총선의 관심사중 하나다. 이 물음에 대해 ‘내가 그 중 한 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응답하는 사람이 있다. 전 성남시의원으로 활약했던 김미희(38)씨가 그 사람이다. 그는 지난 7년 동안 성남시의원으로 일하면서 단 한번도 관광성 해외연수를 가본 적이 없다.

김씨는 “누구보다도 지역주민의 요구와 이해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주민 90% 정도가 서민층이고 건설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 일자리 문제가 우리 지역의 핵심 사안”라고 지적했다.

시의원으로 일할 때 김씨는 실업자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공공근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또한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들의 방과후 공부방을 만들어 아이들의 공부를 가르치고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을 기획해 시 차원의 예산 지원을 얻어냈다.

현직 약사이기도 한 김씨는 서울대 약학대학 재학시절 민주화운동으로 구속돼 집행유예선고를 받기도 했다. 현재 민주노동당 성남시 수정구 지구당위원장이면서, 자주여성회 ‘영화담기’ 동아리 대표이자 성남여성의전화 이사로 활동하는 등 다방면에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 장애인, 노인들을 위한 민주노동당의 정책들을 현실에서 실현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성종합신문 <우먼타임스>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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