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으로 아이들의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이 원장이수정
“나무 상자의 나무를 촘촘히 맞대고 먹지로 선을 그어 판을 만들었지요. 깨진 그릇은 숫돌에 매끈하게 갈아 바둑알을 만들어 바둑을 두었습니다. 동네 노인들이 하는 모습을 어깨 너머로 보고 배웠는데, 친구들 사이에선 제가 바둑 왕이었지요.”
직접 바둑판을 만들 정도로 바둑에 열정을 보였지만, 성장과 함께 가족의 생계를 일정부분 책임져야 했다. 일제시대 때 항일운동으로 몸이 약해진 부친은 생계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 전선에 뛰어든 그는 6개월 여 간의 사회생활로 돈을 모아 이듬해에 대학에 진학했고, 바둑을 두는 것으로 생활의 고단함도 잊었다. 졸업 후에는 치료제 전문 제약회사에 들어가 10여 년 만에 지점장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다.
삶의 기반도 잡히고 생활은 안정적이었지만 ‘40세가 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으로 회사에는 사표를 냈다. 바둑인의 길을 걷기 위해서였다. 주변에서는 좋은 직장을 그만두려 한다고 야단이었지만 그의 눈에 좋은 근무여건과 높은 연봉은 더이상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