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판 빠진 리모콘을 무엇에 쓰지?

[캠핑카 타고 유럽 여행 11] 베를린의 벼룩시장 인상기2

등록 2004.02.12 00:01수정 2004.02.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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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상큼 담백 깔끔.. 베를린 되너(Döner) 케밥집

상큼 담백 깔끔.. 베를린 되너(Döner) 케밥집 ⓒ KOKI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분명 새벽 3시까지 이야기를 했던 기억은 있다. 생면부지의 땅에서 유학생이 겪는 무언의 차별과 통쾌한 극복기, 그리고 독일인도 어떤 면에서는 참 엉뚱한 구석이 있다는, 독일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는 이야기 등등. 오랜 시간 프랑크푸르트나 괴팅겐 등 독일 이곳저곳에서 살아온 종민 형의 살아 있는 독일 이야기는, 안주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였다. 지난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느지막이 일어나 가장 먼저 한 것은 허기진 배를 채우는 일. 독일 맥주에 이미 내성이 길러졌는지, 일찍부터 일어난 종민 형은 간밤에 마신 술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샘 형에게 자기가 자주 들른다는 케밥집에 한번 가보자고 유혹했다.


케밥. 케밥은 구운 양고기와 신선한 야채를 잘게 썬 다음 상큼한 소스를 쳐 먹는 터키의 전통 음식이다. 독일이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던 지난 60년대 초부터 터키 노동자들이 대거 독일(서독)로 유입됐고, 이후 이들은 독일 내에서 가장 큰 이주민 사회를 이루게 됐다. 물론 그들은 '케밥'이라는 자신들의 전통 음식도 함께 독일로 가지고 왔다.

종민이 형이 우리 일행을 데리고 간 곳은 집 근처 대로변에 위치한 되너(Döner) 케밥집. 조촐한 간이건물에 들어선 것이, 우리로 치면 종로 거리의 떡볶이 포장마차와 비슷했다.

앉아서 먹을 테이블 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아 밖에 서서 먹어야 했지만, 규모와 맛이 꼭 비례 관계에 있는 건 아닌가 보다. 맛에서만큼은 일품이었다. 예전에 터키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서울이나 동두천 등지에서 심심찮게 케밥을 먹어본 적이 있지만, 기름이 덜 빠져서인지 늘 느끼함이 느껴졌다.

그런데 되너 케밥은 그 맛이 상큼, 담백, 깔끔, 그 자체였다. 맛뿐만 아니라 가격에도 경쟁력이 있었는데 물가가 결코 만만치 않은 베를린에서 케밥 하나가 2유로, 우리 돈으로 28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크기 역시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정도여서 이곳을 안내해준 종민 형에게 고마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독일 벼룩시장에서는 자동차도 판다?


a 칼 막스 스트라세 벼룩시장의 주요 거래 품목은 중고 자동차!

칼 막스 스트라세 벼룩시장의 주요 거래 품목은 중고 자동차! ⓒ KOKI

허기를 채웠으니 또 새로운 것들을 찾아나설 차례. 종민 형이 베를린 시내에 있는 벼룩시장을 소개해주기로 했다. 처음 유학 생활을 시작할 때 이곳 벼룩시장이 아주 요긴했단다.

간밤에 부슬비가 내려 좀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황학동 벼룩시장을 구석으로 빨리 몰아내지 못해 안달인데, 과연 독일의 벼룩시장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칼 맑스 스트라세('스트라세'는 '거리' 혹은 '도로'라는 뜻). 신기하게도 월마트 주차장, 즉 '사유지'에 벼룩시장이 섰다.

한국인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주로 아랍계로 보이는 상인과 구경꾼들이 많았다. 그들은 주로 옷가지나 이불, 장난감 등을 펼쳐 놓고 난전을 벌이고 있었다. 꼬마들도 상당수 보였는데, 펼쳐져 있는 장난감에 흥미를 보였다. 여기저기서 "싸요, 싸요!"하는 소리가 들리고 서로 흥정을 하는 모습이, 우리의 황학동 벼룩시장이나 명동 옛 중국대사관 근처가 오버랩 되면서 마치 그곳을 서성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 이곳 칼 맑스 스트라세 벼룩시장이 특별한 이유는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곳의 주요 거래 품목은 중고 자동차!

우리나라든 독일이든 중고 자동차를 사고 팔 때 중고 매매상을 통해 거래하게 되면 으레 수수료가 붙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마저도 아끼기 위해 이런 벼룩시장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꼭 벼룩시장이 아니어도 그냥 길을 가다 가격표를 앞 유리에 붙여놓은 자동차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사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알아서 연락을 달라는 뜻이라고 했다. 물론 법적으로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벼룩시장을 찾는 이유는 그 가격 때문이 아닐까.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폭스바겐에서 만든 90년식 승용차가 600유로에 거래되고 있었다. 한국 돈으로 84만원 정도다. 같은 연식이어도 어느 사회에서나 '명품'으로 통하는 BMW는 조금 더 비싸 1800유로. 여기서는 겨우 250만원 정도밖에 하지 않지만, 분명 한국에 가져가 되팔면 여행 경비는 쏠쏠하게 빠질 것 같아 보였다.

a 90년식 BMW는 1800유로!

90년식 BMW는 1800유로! ⓒ KOKI

아니나 다를까? 평소 엔진 달린 것이라면 관심의 끈을 놓지 않던 해얼이 형이 저쪽에서 차를 팔러 나온 한 아저씨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새 오디오 시스템을 달았는데, 소리 끝내줘요."
"검사도 2006년에나 받으면 돼요. 지금 이거 사면 이득이라니까?"
"어디서 왔어요? 이거 사서 한국에 가져갈 수도 있어요. 서류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요."

운전석에 앉아 이리저리 핸들을 돌려보는 해얼이 형에게 자동차 주인이 힘껏 '뽐뿌질'을 해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해얼이 형도 솔깃하는 기색이었다. 옆에서 보고만 있던 승희 형도 나섰다. 형수에게 이것처럼 클래식하면서도 예쁜 차 한 대 사다 주면 평생 '예쁨'받을 거라면서.

그도 그럴 것이 속은 어떨지 모르지만 겉모양만큼은 윤기가 주르륵 흐르는 것이 새 차 저리가라다. 여행 와서 귀엽게 생긴 '미니'(우리나라의 마티즈보다 작은 영국차로, 로버에서 만들었다)만 보면 관심을 갖던 승희 형. 하지만 가격 때문에 (새 차가 3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일찌감치 포기하고 짙은 자주색 BMW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a 칼 막스 스트라세 벼룩시장의 분주함.

칼 막스 스트라세 벼룩시장의 분주함. ⓒ KOKI

뮌헨에나 가서 알게 된 이야기지만, 실제로 해얼이 형은 독일에서 중고차를 사서 한국으로 가져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관련 규정을 알아보느라 독일 지인들은 물론 한국에 국제전화까지 걸어가며 이리저리 수소문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항만에서 차를 인도 받을 때 세금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에 포기할 수밖에. 그러고 보니 베를린에서 체코를 거쳐 뮌헨으로 가는 동안 그의 관심은 온통 중고 자동차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중고차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상인뿐만 아니라 손님으로 보이는 이들 역시 주로 나이가 들었음직한 아랍계 남자들이었는데, 어떤 사람은 시승을 해본다며 직접 차를 몰고 나가기도 했다.

a 아이들도 물건을 사고판다.

아이들도 물건을 사고판다. ⓒ KOKI

하지만 워낙 덩치가 큰 상품이라 그런지 벼룩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품목들에 비해서 사려고 하는 이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종민 형에 따르면, 중고 자동차 벼룩시장에는 도난 차량이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고 검사 시한을 넘긴 자동차도 간혹 매물로 나오기 때문이란다. 싸다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또 독일 사람들은 차를 살 때 처음부터 아예 새것을 산 다음, 그것을 오래도록 타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꼭 자동차뿐만이 아니라 가전제품이나 옷도 그렇다고 한다. 보통 독일인 하면 알뜰하다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중고품을 쓰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고 한다. 그것보다는 아예 처음 살 때부터 새것으로 좋은 것을 구입해서 오랫동안 쓰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물품을 사면서 대금을 치를 때도 우리에게는 익숙한 몇 개월 할부보다 한 번에 금액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중고 물품 거래가 생각보다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다고 한다. 물론 독일로 이주해 아직 기반을 잡지 못한 유학생이나 노동자 등 이방인들에게는 예외일 테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중고차 상인들은 그저 차 앞 유리에 가격을 적은 쪽지만 놓아두고 다들 함께 나온 일행이나 다른 중고차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굳이 이 차를 당장 팔아버리고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저 기다리다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가 나타나면 따발총 같은 '뽐뿌질'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숫자판 없는 리모콘, 수화기 뽑힌 전화기…

a 대로변 공터를 이용해 상설시장처럼 열리는 모리츠 광장 벼룩시장.

대로변 공터를 이용해 상설시장처럼 열리는 모리츠 광장 벼룩시장. ⓒ KOKI

모리츠 광장에서 열린 벼룩시장은 규모도 훨씬 더 컸고 정돈도 잘 되어 있었다. 간이건물과 천막을 둘러 비바람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 안에 시장이 열렸으며 물품도 다양해 칼 맑스 스트라세 벼룩시장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아예 대로변 공터를 이용해 상설시장처럼 열리는 모리츠 광장 벼룩시장. 이곳에서는 비록 칼 맑스 스트라세 벼룩시장에서 보고 놀랐던 자동차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곳도 '없는 것이 없는' 벼룩시장임에는 틀림없었다. 전자제품 코너와 생활용품, 옷가지 등 크게 서너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옷가지는 비가 올 것에 대비하기 위함인지 아예 간이건물 안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a 가격은 디자인이나 제품 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개가 5000원 안쪽.

가격은 디자인이나 제품 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개가 5000원 안쪽. ⓒ KOKI

한국이든 독일이든 생활력은 옷에서 가늠할 수 있는 걸까? 한국에서 '땡처리'를 할 때 볼 수 있는 어수선한 분위기의 옷 파는 구역에는 가정주부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물론 남자들도 상당수 보였다. 하나만 살 것은 아닌 것인지, 한쪽 팔에는 이미 앞서 고른 것으로 보이는 치마나 바지가 걸려 있었고, 다른 옷을 하나 집어들고 구석구석 살피고 있었다. 가격은 디자인이나 제품 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개가 5000원 안쪽.

옷을 파는 천막을 빠져나오니 이번에는 전자제품을 파는 매대로 긴 줄을 이루며 이어져 있다. 중고 텔레비전이나 오디오 등이 눈에 띄었는데, 지금은 'LG'로 이름이 바뀐 'Gold Star'나 빨간 별 세 개로 이루어진 로고를 달고 있는 옛 삼성 제품들도 간혹 보였다. 유럽 도로에서 현대차나 기아차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그저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독일에서는 상당 규모의 체인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DIY(Do It Yourself: 가구 등을 완제품이 아닌 부품을 사다가 직접 만들어 쓰는 것) 매장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그 인기가 비껴가지는 않았다.

그 동안 DIY는 가구 부문에만 국한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전기전자제품이나 크고 작은 건축 부문도 그런가 보다. 전자제품을 파는 매대 옆으로 각종 전기전자 제품의 부품들이 즐비했다. 그냥 봐서는 그 용도를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았는데, 납땜인두는 물론 드릴, 전구 소켓, 오디오 스피커 등 별의 별 것이 다 있었다.

a 독일이 세계에서 3번째 출판대국이라 그런지 매물로 나온 중고책들도 많았다.

독일이 세계에서 3번째 출판대국이라 그런지 매물로 나온 중고책들도 많았다. ⓒ KOKI

하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오버'였다. 전선이 끊어진 충전기나 브라운관이 깨진 텔레비전, 모터만 달렸지 날개는 온데간데없는 선풍기도 상당수 보였다. 쓸데없어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도 사는 사람이 있기에 진열해 놓았겠지?

독일이 세계에서 3번째 출판대국이라 그런지 매물로 나온 중고책들도 많았다. 실제로 전자제품 옆에 진열돼 있는 서적은 독일어나 영어로 쓰인 책이 대부분이었는데 그 양이 엄청났다. 종류는 요리책에서부터 소설책, 악보 등 어떻게 하나로 한정 짓기 힘들 정도로 다양했다. 누가 내놨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한글로 적힌 성경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벼룩시장의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생활용품.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생활용품 코너에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었다. 접시나 포크 등 식기류에서부터 집안을 장식할 때 쓰는 물건, 마당이나 정원을 가꾸는 데 쓰는 도구, 간단한 건축 자재 등 정말 잡다한 물건들로 가득했다.

그런데 생활용품 코너 역시 '오버'의 연속이었다. 도대체 어디에 쓰일지 예상할 수 없는 것들. 모리츠 광장 벼룩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물품들, 이런 식이다.

쓰임을 알 수 없는 전선들, 지붕은 어디 갔는지 알 수 없는 장난감 자동차, 숫자판이 사라져버린 텔레비전 리모콘, 찢어져 솜이 나온 소파, 깨진 CD, 수화기가 없는 전화기, 살이 몇 개 나간 자전거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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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KI

한국에서는 아무리 고물 혹은 중고라고 해도, 어느 정도 쓸만한 것들이 매물로 나온다. 한국에서는 컬렉션용이 아닌 바에야 그 쓰임새가 있어야 존재 가치가 있다. 설령 정말로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라면 쓸 수 있게끔 고쳐서라도 내놓는 것이 우리네 벼룩시장이다. 그런데 이곳 독일에서는 다 깨진 텔레비전이나 금 간 접시, 거의 반파된 응접세트를 판다고 버젓이 내놓고 있다. 과연 이걸 사가는 사람이 있을까.

알다가도 모를 모리츠 광장의 어수선한 풍경 뒤로 다시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잠을 제대로 못 잔데다 하루 종일 벼룩시장을 돌아보느라 지친 우리. 일단 오늘은 종민이 형 방으로 돌아가 쉰 다음, 내일은 '타셰레스'라는 돈 없는 예술가들의 아틀리에를 찾기로 했다. 아, 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되너 케밥집에 다시 한번 들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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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KI

덧붙이는 글 | 1. 더 많은 사진은 (클릭!) www.finlandian.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 'KOKI'는 권기봉, 박해얼, 샘, 최승희가 함께 하는 여행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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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기억 저편에 존재하는 근현대 문화유산을 찾아 발걸음을 떼고 있습니다. 저서로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알마, 2008), <다시, 서울을 걷다>(알마, 2012), <권기봉의 도시산책>(알마, 2015)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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