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 가정 아이들의 집.이수정
수십 년을 결손가정 아이들의 부모가 돼 준 사람이 있다. 자신의 평생을 공직에 바쳐 받은 퇴직금으로 ‘베다니의 집(부자원)’을 구입,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있는 박훈(64), 최연식(63)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베다니의 집’은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의식주 제공과 함께 학업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아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직과 가정 파괴로 인해 삶의 의욕을 잃고 알코올에 의지해 살아왔던 ‘아버지’에겐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제적 여건이 따르지 않아 아이를 데리고 생활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자녀들과 함께 생활할 수도 있다.
이들 부부가 방황하는 아이들의 부모가 되기로 마음먹은 때는 10여년 전, ‘공부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돌봐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최씨가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 때문. 그는 “어린시절 넉넉한 살림에 비교적 윤택한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공부는 다 때가 있는 것인데, 아버지가 술과 노름에 손을 대면서 그 ‘때’를 놓치고야 말았다”며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어린 시절의 이러한 경험은 삶의 기반을 이루고 생활했던 부부에게 “가정 환경이 여의치 않은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래서 처음 한 것이 ‘방 세 놓습니다’라는 광고지를 동네 곳곳에 붙이는 일이었다. 조그만 가정집 방에 들어와 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은 분명 집을 나온 청소년일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초기, 같이 생활하게 된 아이들은 머리가 굵직하게 커버린 중학교 청소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