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섬이 되고김정봉
배에서 내려 20여분 걸어야 청평사에 닿을 수 있는데 그 길이 전혀 지겹지 않다. 멀리 잔설로 희끗희끗한 오봉산을 보기도 하고 가까이 바위 틈에 박혀 있는 벌통, 누군가 정성 들여 쌓아 놓은 돌탑과 뽀송뽀송 솜털이 돋아난 버들 강아지를 보다 보면 어느새 오봉산 계곡에 닿게 된다.
오봉산 계곡을 거슬러 올라 거북 형상을 한 거북바위와 아홉 가지 소리가 난다는 구성폭포를 만나고 계곡 언덕 위의 공주탑과 고려 정원의 흔적인 영지를 보면 쉴 틈도 없이 청평사 입구에 이른다.
볼 것이 많고 할 얘기가 많은 청평사, 무슨 얘기부터 꺼낼까?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눈 여겨 볼 만한 게 석축이다. 절 입구의 선동교를 건너자마자 막돌로 쌓은 석축을 보게 되는데 불국사의 정교한 석단이나 부석사의 장엄한 석단 같이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지만 다듬지도 않은 크고 작은 돌을 길 높이를 타고 쌓아 올린 모양이 제법 예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