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농성]약속이행 요구가 '특수공무집행방해?'

경찰, 간병인 연행과정에서 환자 상태 외면...'인권침해' 논란 가열

등록 2004.02.28 01:49수정 2004.02.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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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서울지방노동청의 요구로 투입된 경찰병력의 강압적 농성해산과정에서 간병인이 실신하자 현정희 보건의료산업노조 부위원장 등 동료들이 울음을 토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청의 요구로 투입된 경찰병력의 강압적 농성해산과정에서 간병인이 실신하자 현정희 보건의료산업노조 부위원장 등 동료들이 울음을 토하고 있다. ⓒ 박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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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병인 농성 1-3신] 서울노동청장 "서울대병원 찾아갔으나 해결안돼"

[8신 : 28일 오전 11시]

동부경찰서, 성동경찰서에 연행되었던 간병인들은 28일 오전 10시 30분 석방되었다. 간병인들은 우선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태이며 민주노총, 보건의료산업노조는 향후 대응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7신 : 27일 오후 10시 30분]

성동경찰서 조사2계에는 현정희 보건의료산업노조 부위원장, 최경숙 조직2국장, 정금자 간병인 노조 지부장 등 7명이 연행되어 조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경숙 조직2국장에 따르면 고대병원 2명, 서울대병원 2명, 국립의료원 2명 총 6명의 간병인들이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성동경찰서로 연행되는 전경 차량에서 간병인 2명이 맥박이 떨어지고 호흡이 곤란해 119구급차량을 불러달라고 애걸복걸하며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했고 결국 2명의 간병인이 경찰 차량에서 실신했다"며 "119 구급차량은 성동경찰서에 도착한 뒤 한참 지나서야 도착해 이들을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 서울대병원 공대위 관계자인 백혈병환자 김상덕씨가 경찰에 의해 무자비하게 연행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공대위 관계자인 백혈병환자 김상덕씨가 경찰에 의해 무자비하게 연행되고 있다. ⓒ 박신용철


그는 "농성장에 경찰 병력이 투입되기 직전 서울지방노동청 관리과장실에서 관리과장, 정보과장 등 5명이 종이에 진압 작전을 짜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서울지방노동청 관리과장은 경찰병력 투입직전까지도 '경찰 병력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고 노동청장도 전화 통화에서 '요청한 적이 없다'고만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울지방노동청장과 성동경찰서장이 환자들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며 "울며 매달려봤지만 소용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 국장의 주장에 따르면 경찰병력 투입 직전 노동부 차관은 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기 손에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간병인들의 분노를 가중시켰다.

성동경찰서 작전 지휘 아래 간병인들의 농성장에 경찰병력이 투입된 것은 서울지방노동청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인 서울대병원 간병인들을 고소고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성동경찰서에 연행된 간병인들의 주장이다.


특히, 서울대병원 공대위는 노동청장과 관리과장에게 농성중인 간병인들 중에 고혈압, 심장병, 당료병 등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경찰 병력을 투입할 경우 위험할 수 있으니 자제해 달라고 누차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나 노동자 편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서울지방노동청의 고소고발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경숙 국장은 "경찰병력 투입 하루 전(26일) 노동청장은 '서울지역 10개 유료 소개소에 대한 실태조사와 간병인 노조의 '근로자공급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혀 간병인들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노동청장의 도덕성 뿐만 아니라 업무처리와 관련한 법적 소송에도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성동경찰서 정보과 신모씨는 "불법점거한 것이기 때무에 병력을 투입했고 노동청으로부터 시설보호 요청도 들어왔다"면서 과잉진압 논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노동청의 설명을 요구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한편, 민주노총은 경찰의 강제연행 소식을 듣고 성동경찰서를 찾아와 상황을 파악하고 민주노총 차원의 대응을 하겠다고 밝혀 노동부와 민주노총간의 '비정규 여성노동자'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6신 : 27일 오후 8시 30분]

노동청, 노동자 상대 첫 고소고발
성동경찰서, 강제해산으로 후송된 환자 상대 응급실 조사


서울지방노동청이 요청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해산된 서울대병원 간병인들은 종암경찰서(3명), 성동경찰서(7명), 동부경찰서(6명)으로 분산 연행되었다.

이들 중 6명은 연행과정에서 강압적인 해산으로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국립의료원으로 후송된 간병인 조금숙(49년생)씨는 최근 '구안와사'로 약물치료를 하는 도중이었고 심장병이 있는 것으로 병원 후송 후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공대위 김상덕(백혈병 환자·건강세상네크워크)씨는 몸에 멍이 들고 두명의 경찰이 팔과 다리를 잡고 연행하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농성장 해산이 끝난 뒤 관할 경찰서인 성동경찰서 조사2계 형사 2명이 후송된 사람들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의료원 응급실로 찾아왔다. 이 과정에서 성동경찰서 관계자는 "서울지방노동청에서 고발하여 경찰병력을 투입하게 된 것"이라고 밝혀 노동청의 경찰병력 요청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성동경찰서 형사들은 조금숙씨와 김상덕씨의 상태를 파악한다며 인적사항, 농성 참가 사유 등을 물어 강제해산 과정에서 다친 환자들을 상대로 사건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조씨는 X-레이 촬영만 한 채 성동경찰서로 연행되었다.

성동경찰서 경찰은 "조씨가 진료를 거부했기 때문에 경찰서로 연행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김상덕씨는 "심장질환 환자인 조씨는 지난 6개월 동안 간병인 투쟁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고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진료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동경찰서 경찰은 김상덕씨의 병명이 '백혈병'이라는 점에서 신원 확인만 하고 귀가할 것을 종용했지만 김씨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조씨가 제대로 된 진료조차 받지 못하고 경찰서로 연행되는 상황에서 혼자만 귀가할 수 없다. 조씨를 집으로 귀가시키지 않는 한 경찰서로 함께 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답했다.

<민주노총 성명서>

노동부는 서울대병원 간병인 무료소개소 인정하고, 불법공급 중단시켜라!

2월 27일(금) 어제, 정부는 서울지방노동청장이 문제해결 약속을 책임지고 이행할 것을 요구하며 무기한 항의농성에 들어간 서울대병원 간병 비정규직노동자 20여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하였다.

노동부 서울강남지방노동사무소는 2월 2일 그간 '아비스'와 '유니에스' 등 서울대병원 등에 간병인을 공급해오던 업체들에 대해서 불법근로자공급사업을 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업체들을 직업안정법 위반 협의로 경찰에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부는 불법판정을 내리고도 이에 상응한 행정조치를 내리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 불법판정을 재심의하겠다는 말조차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부가 직무를 유기하는 동안에도 간병인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더욱 열악해지고 해고자들의 시름과 고통은 커져만 가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오히려 노동부 판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참다못한 서울대병원제자리찾기공대위가 노동부를 만나 면담한 자리에서 서울지방노동청장은 불법소개업체에 대한 신속한 행정조치와 무료소개소 인정 등을 약속했으며, 20일까지 관련 조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시한까지 약속하고도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

간병인들의 항의 농성은 이러한 무책임한 행정에 항의하기위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농성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간병인들의 억울한 사정을 달리 호소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민원을 잘헤아려 해결하기는커녕 임산부까지 함부로 연행하면서 자기들의 권위에 도전한 것만 문제삼고 있다. 도대체 정부의 권위는 누가 만들어 주는가? 민중들의 생존권을 말살하고 면피만 하려는 관료들에게 무슨 지킬 권위가 있다는 것인가?

노동부와 서울지방노동청장은 불법소개업체에 대한 신속한 행정조치와 무료소개소를 즉각 인정하라!
서울노동청장은 사죄하고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
연행된 간병노동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민주노총은 간병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할 것이다.

2004년 2월 2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의 신문>(www.ngotimes.net)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민의 신문>(www.ngotimes.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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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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