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홍암 나철을 복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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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04.03.07 20:56수정 2004.03.0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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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천 장편소설 <신시(神市)의 꿈>

한문화
독립운동의 정신적 한 근간을 이룬 대종교의 지도자이자, 을사오적 암살계획을 세우는 등 일제하 항일운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지만 홍암 나철(1863∼1916)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친일청산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된 시점에서 출간된 이병천의 장편 역사소설 <신시(神市)의 꿈>(전3권·한문화)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홍암의 삶을 조명하고 있어 독자들의 주목을 끌듯하다.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작가인 이병천은 이번 작품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살았던 민족의 상고사와 독립운동사를 문학적으로 복원하는 한편, 친일파가 득세한 세상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나철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작가는 홍암을 "사람과 사람, 사람과 미물, 나아가 사람과 하늘을 연결하는 통로 같은 사람"으로 추켜세웠고 "종교지도자이기에 앞서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었기에 한갓 미물의 고통마저도 공감할 수 있었다"는 말로 의연한 독립운동가로서의 모습만이 아닌 '인간 나철'까지도 소설 속에 녹여냈음을 밝혔다.

책을 접한 소설가 조정래는 "고통스런 시대 속에서 걸출한 인물은 태어난다. 일제 식민지 시대 탁월한 독립운동가인 나철의 삶이 이병천의 신들린 듯한 장인의 솜씨를 타고 우리 앞에 현란하게 부활했다"는 호평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종호의 <빅 브라더 아메리카>


나남출판
9·11 테러 이후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의 보수우경화 경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악의 축으로 규정된 나라들로부터 우리(미국)를 보호한다'는 명분만 있으면, 개인의 이메일까지 감시의 대상이 되고, '의심스럽다'라는 이유만으로도 아랍 이민자들을 감금하는 초법적인 미국의 행태는 '대체 미국이 법치국가이기는 한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사람들을 내몬다.


최근 출간된 한종호의 <빅 브라더 아메리카>(나남출판)는 2004년 현재 미국이 보여주는 대사회적 혹은, 대국민적 또는, 대타국가(他國家)적 태도가 조지 오웰의 <1984>를 떠올리게 한다고 꼬집고 있다. 대학시절 진보적 문화운동에 헌신했고, 2001년부터 1년간 미국에 머물며 언론법과 표현의 자유에 관해 연구한 사람다운 지적이다.

독재를 유지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통제와 감시의 시스템이 소설 <1984>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또한 현재 미국은 그 방식을 어떤 형태로 변용시키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2004년의 '빅 브라더(규제와 통제를 총괄하는 절대적 존재)'의 존재양식을 보여주는 <빅 브라더 아메리카>는 미국의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종요로운 텍스트다.

김만수의 <실업사회>

갈무리
직업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존경'의 대상이 되는 기이한 세상. 오늘날 한국사회가 그렇다. 청년실업자를 일컫는 '백조'와 '백수'는 물론이거니와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남아있으면 도둑), 삼팔선(38세 정년) 등의 신조어가 남발하는 가운데 대체 인간에게 직업은 무엇이며, 직업이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리영희-살아있는 신화>를 펴낸 바 있는 김만수의 근저 <실업사회>(갈무리)는 '실업의 유형'과 '실업사회가 도래한 까닭' 거기에 더해 '한국사회 실업의 본질'까지를 캐내고 있어 이래저래 문제적 저서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

서울대 김세균 교수는 "실업문제에 대한 상세하고 깊이 있는 탐구서인 동시에 이론적 개념들이 인간들의 사회적 삶과 어떤 연관을 지니고 있는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는 대중적인 계몽서"라는 말로 <실업사회>가 제기하는 문제점의 중요성을 환기시켰고, 이에 더해 대전대 김준호 교수는 "우리의 현실을 토대로 저술된 최초의 정치경제학 저서"라고 김만호의 작업에 의미를 부여했다.

제국주의 일본이 포획한 금은 어디 있나? <야마시타 골드>

옹기장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왕자들의 감독 아래 아시아 전역에서 수탈한 금괴(金塊)는 어디에 숨겨져 있나?

1895년부터 1945년 사이 일왕 히로히토는 '글든릴리'라는 작전명 아래 아시아 전역에서 약탈한 각종 보물을 필리핀의 175개 동굴에 분할해 은닉했다. 이 보물은 미국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숨겨졌던 나치의 금과 함께 전세계적인 비밀 공작정치 비자금으로 전환됐다.

스털링 시그레이브과 페기 시그레이브가 공저한 <야마시타 골드>(김현구 역·옹기장이)는 일본의 '냉정하고, 계획적인' 아시아 보물약탈에 관한 기록인 동시에 여기서 조성된 거액의 자금을 동원해 보수우익 정권을 키워온 미국과 일본 관리들의 비도덕을 비판하는 책이다.

책에서는 연합군 전쟁포로를 노예노동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일본기업들-니산, 미츠이, 미츠비시, 스미토모 등-의 실명이 정면에서 거론된다. "저술을 진행하던 당시 수 차례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는 저자들의 말이 허풍만은 아닌 듯하다. 세계의 언론과 인터넷 웹사이트 곳곳에 언급되고 있는 '야마시타의 금(골드)'에 관한 기록들을 부록으로 실어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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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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