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정치인, 결국은 국민이 선택

[유권자 목소리 3] 익산 시민연대, 의정지기단 대상 설문조사 실시

등록 2004.03.12 18:56수정 2004.03.15 03:28
0
원고료로 응원
a

ⓒ 모형숙

"대통령 탄핵발의 자체가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밑에서 일하는 국회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아직 미흡한 점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조금 더 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정말 이 나라를 생각하는 의원들인지 야당의 횡포에 분노를 합니다."

"어떤 사람이 그 자리에 있다고 해도 실수나 과오는 있는 법. 너그럽게 이해하고 지켜봐 주는 기다림이 필요한데 각자 밥그릇 싸움만 하는 것 같네요."

"탄핵발의가 나올 만큼 대통령이라는 위치가 가벼운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번 문제는 야당의 총선전략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대통령이 가볍게 속내를 드러내는 신중하지 못한 지도자의 모습에 나라가 어지러운 것 같고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치인들이 모두 물러났으면 좋겠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던 시각, 올바른 의정 참여를 위한 시민 강좌가 '익산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연대(시민연대)'의 주최로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시민강좌는 의정지기단을 대상으로 한 해 동안 의정을 지켜보며 의원들이 올바른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며 실현 가능한 정책을 연구해 제시하는 역할 등을 담당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자리였다.

이날 12명의 의정지기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1명이 이번 총선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한 사람만이 생각을 해보겠다고 응답했다. 또 대통령 탄핵문제에 대해서는 9명이 반대 입장을 보였고, 3명이 찬성에 손을 들었으며 10명이 현 정치의 만족도가 50점 이하(100점 만점 기준)라고 평가했다.


대부분 가정주부로 꾸려진 의정지기단은 지금의 탄핵정국에 대해 회의감을 표시했고 "시민이 제대로 알고 있어야 의원들도 시민들을 올바르게 대변한다"며 유권자 힘의 중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날 강의를 맡은 이우정(원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앙 정부에서 지방 정부로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며 "권력이 중앙집중되면 권력 세력은 전횡을 일삼고, 부패하면 일부지역은 발전 특혜를 보는 대신 다른 지역은 낙후된다"고 조언했다.

이날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정주부인 정경숙(49)씨는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 양심적인 사람, 정치인에게 돈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은 퇴출시켜야 한다”며 깨끗한 정치는 국민의 강한 의지와도 같다고 답변했다.

또 개선돼야 할 현안문제에 대해 첫째로 부조리 척결, 올바른 정치, 제대로 된 교육, 실업자 문제 순으로 응답했다. 이어 "국민들의 안위는 생각하지 않고 줄서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볼 때, 정치에 불만이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가 바뀌기 위해서는 금품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도록 규정하고 한 번이라도 위반하면, 다시는 정치를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정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깨끗한 정치 신인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정치인 정년제를 60세로 제한하는 것과 정치인을 대상으로 '삶의 체험현장'을 만들어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등의 정책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

ⓒ 모형숙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백은숙(51)씨는 "국민들의 의견은 관계없이 정치인들이 밥그릇 싸움을 할 때 우리 정치에 회의가 든다. 우리 정치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바른 생각을 가진 의원을 선별해 뽑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근시안적인 정치보다 긴 안목으로 세심하고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하며, 공무원부터 깨끗한 양심으로 성실히 임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것은 우리 나라 현안문제 중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라고 주장했다.

의정지기단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오(45)씨는 3년째 의정지기 활동을 하면서 "의원들은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고, 제대로된 주인 의식을 통해 정치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비리가 없으며 공약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나라의 경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이 지금의 현실에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자(49)씨는 "소신이 뚜렷하고 똑똑한 사람 그리고 폭 넓게 여성들도 국회로 진출해야 한다"며 "경제가 불안정한 요즘, 불법자금·권력싸움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가정주부인 박두례(43)씨는 소신을 가지고 부정부패를 하지 않는 청렴한 사람과 공과 사를 분별할 줄 하는 사람을 깨끗한 정치인으로 꼽고 학연·지연에 얽매여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모습은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들은 올 한해 의정지킴이로 활동하며 시민들이 선출한 의원을 끝까지 책임지고 감시하는 견제기구로 활동하게 된다. 익산 시민연대의 '의정참여 시민강좌'는 4주 동안 매주 금요일 오전에 개최되며 의정활동의 실제, 의정지기활동의 과제와 전망, 건강한 시민참여라는 주제로 펼쳐질 예정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