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거리 촛불이 넘실거린다

[부산] 5천여 시민 운집... "부산이 일어나면 역사가 바뀐다"

등록 2004.03.14 23:09수정 2004.03.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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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후 6시가 넘자 서면은 4000여명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오후 6시가 넘자 서면은 4000여명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 정연우


a 촛불집회 현장에 자리가 없자 참석자들은 집회현장 무대뒷편에까지 몰려드는 열의를 보였다.

촛불집회 현장에 자리가 없자 참석자들은 집회현장 무대뒷편에까지 몰려드는 열의를 보였다. ⓒ 정연우


14일 오후 6시.

부산 서면에 어둠이 밀려오자 촛불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참석자수는 4000명을 달했고 서서히 집회의 열기가 달아올랐다.

촛불집회는 단식중단을 선언한 이창용(부산 열린우리당 부지부장)씨가 사회를 맡아 이끌었다. 이씨는 참석자들에게 "2004년도 3월 항쟁이 있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에게 똑똑히 알려주자"고 외쳤고 참석자들은 연신 "탄핵반대, 국회해산"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민발언자로 나온 여성운동가 신혜숙씨는 "'민초999'라는 아이디를 쓰는 60대 부산여성"이라고 신분을 밝힌 후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3월 12일 우리나라의 국치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은 민주, 한나라당에게 노대통령 탄핵을 하라고 시킨적이 없는데도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4.15 총선에서 그들을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또한 신씨는 "부산에서 일어나면 역사가 바뀐다"며 참석자들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었다.

또 다른 시민발언자는 "6월 항쟁이 있었을 때 고등학생이었다"며 힘들었던 예전의 상황을 말해주기도 했으며 "국회가 미쳐가고 있다. 국회를 갈아엎자"라고 발언해 참석자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받기도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정재성 변호사도 촛불집회현장에서 시국성명을 낭독하고 "국회가 헌법의 권한을 남용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a 촛불집회 뒷편에서는 풍물대가 나와 집회에 흥겨움을 더해 주기도 했다.

촛불집회 뒷편에서는 풍물대가 나와 집회에 흥겨움을 더해 주기도 했다. ⓒ 정연우

시간이 지나며 촛불집회 현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윤도현의 아리랑이 나오자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흔들며 축제의 분위기를 만들어 갔다. 집회 주최측에서는 참석자의 수가 5000여명을 넘어섰고 미리 준비했던 촛불 4000개가 바닥이 났다고 알려왔다.

그리고 즉석 성금모금도 이루어졌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쓰레기봉투가 사람들에게 돌아갔고 봉투에는 참여자들이 정성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쓰레기봉투는 이내 성금으로 가득찼고 사회자는 "우리 부산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a 즉석에서 성금이 모이자 사회자가 연신 감사의 말을 하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즉석에서 성금이 모이자 사회자가 연신 감사의 말을 하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 정연우

촛불집회 제안자인 한승수씨는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은 내일 열리는 촛불집회에 가족, 친구들을 데리고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천만 서명운동에 다같이 참여해서 우리손으로 한나라, 민주당을 박살내자”라고 주장했다.

오후 7시 30분. 시민발언대에 나온 한 60대 노인은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 용기를 잃지 말라"며 "우리가 힘을 합쳐 한나라 국회의원들 뿌리까지 없애버리자"라고 했다. 그리곤 손을 높이 들어 "우리가 이렇게 모인 것만으로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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