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전남 '후폭풍' 만만치 않다

우리당 지지율, 민주 '3배' 이상...단체장·시의원 탈당 잇따라

등록 2004.03.16 14:22수정 2004.03.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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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국회 통과 이후 광주전남지역에서 민주당이 상당한 '후폭풍'을 맞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급속히 하락하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40%대로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민주당이 직면하고 있는 '후폭풍'의 진폭은 지방정치권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 광주전남에서는 박태영 전남지사의 민주당 탈당과 열린우리당 입당 이후 이 지역 단체장들의 추가 탈당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3명의 단체장이 우리당에 입당한 가운데, 16일 김종식 광주 서구청장도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우리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식 서구청장·김종식 완도군수 민주 탈당-우리당 입당

a 김종식 서구청장.

김종식 서구청장. ⓒ 오마이뉴스 이승후

김 서구청장은 오후 2시 서구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탄핵정국을 둘러싼 정치현실에 개탄을 금치못해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선언했다.
김 청장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당리당략만을 일삼는 오늘의 정치현실을 개탄한다"면서 "지역주민의 대표로서 고질적인 민원을 해결하고 지역발전을 앞당기기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최근 정치권은 물론 광주전남지역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탄핵정국'과 관련 "탄핵안 가결이 탈당 결심에도 작용했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 김종식 전남 완도군수도 민주당을 탈당, 우리당에 입당했다.


또 민주당 광주시지부 부지부장인 정현애(비례) 광주시의원도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돌아보면 한국 민주주의는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탄핵은 민주화의 모든 성가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정치적 폭거이자 제2의 광주학살"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정 의원은 "민주당은 정통야당의 정체성을 내팽개치고 광주를 학살한 5·6공 세력과 극우보수임을 자처하는 유신세력과 공모했다"면서 "민주당은 오직 총선만을 위해 호남을 배신하고 광주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학살자와 함께 광주정신을 압살했다"고 탈당 배경을 밝혔다.

이와 함께 민화식 해남군수도 우리당 입당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에 있으며 이외에도 5명∼6명의 단체장들이 '민주당 탈당-우리당 입당' 대열에 합류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전남도청 한 고위 관계자는 "탄핵정국을 보면서 많은 단체장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탄핵안 가결에 따른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 이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단체장들의 '탈당 도미노'와 함께 경선 출마자, 특히 영입 인사들의 잇따른 탈당과 무소속 출마·불출마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 이들은 경선과정이 "체육관 경선"이라며 반발하며, 탄핵정국을 주도한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15일 허경만 전 전남도지사는 민주당 중앙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민주당의 작태는 비민주적 사고방식의 극치"라며 "더 이상 당적을 유지할 수 없어 탈당한다"고 밝혔다.

허 전 지사는 탈당계를 통해 "군사독재와 유신체제의 유산을 이어 받은 한나라당과 협조하여 탄핵을 의결, 국민을 정치적 혼란 속에 몰아넣었다"는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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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만 전 지사도 탈당...최인기 전 장관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16일 민주당 나주·화순 경선에 나선 최인기 전 행자부장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과 관련 중앙당에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혀 경우에 따라서는 탈당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최 전 장관은 이날 "통합선거구는 전체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방법 채택이 원칙이라고 판단된다"며 "내일(17일)일 까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방법을 채택해 후보를 결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최 전 장관은 "박준영·조순용 전 수석의 불출마-민주당 탈당은 진정한 공천개혁이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면서 "단적인 예로 광주전남 선거구에서 민주당 현역의원의 교체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진정한 공천개혁을 위해, 탄핵정국으로 위기를 맞고있는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합리적인 여론조사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4일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민주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세워가는 정당임을 스스로 거부, 희망과 비전을 잃었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에 앞서 여수갑 선거구에서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던 정은섭 변호사 역시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들이 정치적인 혼란과 환멸을 느끼고 공천에서 개혁적인 정치신인을 찾아 볼 수 없다"면서 경선을 포기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광주전남지역에서의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심 수습에 나서는 한편, 민주당을 탈당한 단체장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15일 민주당 광주전남 시도지부는 합동 기자회견과 핵심당원 교육을 실시하고 탄핵추진 이유 등을 설파했다.

민주당이 역풍을 우려해 민심수습을 위한 여론전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 탈당 도미노'가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단체장 뿐 아니라 기초의원들의 탈당도 이어지고 있어 이어지는 탈당이 선거전에서의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 여론조사, 우리당 47.6% 민주당 12.4%...부동층 급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16일 <무등일보>·광주MBC·여수MBC가 공동으로 ㈜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우리당은 47.6%로 지지율이 급등했고 26%이상의 지지율을 받았던 민주당은 12.4%에 그쳐, 처음으로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했다. 이는 극심한 민심 이반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1차 조사), 탄핵안이 가결된 12일 오후부터 14일까지(2차 조사) 두 차례에 걸쳐 실시했으며, 대상은 1차-2545명, 2차-1068명.

이에 앞서 ㈜정보리서치가 지난 2월 4일 실시한 조사결과에서는 우리당 18.9%-민주당 38.5%로 조사된 바 있다.

이 조사 결과, 탄핵안 제출 당시인 1차 조사에서 우리당 29.8%-민주당 28.2%로 접전을 벌였던 지지도가 탄핵안 가결이후 47.6%-12.4%로 나타나 민주당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탄핵정국에 앞서 106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80.1%가 "기각돼야 한다"고 답했으며 9.8%만이 "처리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에도 기각 56.8%, 처리 찬성 31.8%로 조사돼 민주당 지지자 상당수가 탄핵 가결에 반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탄핵정국의 책임이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11.8%가 노무현 대통령을, 53.5%가 야당을 지목했고, 둘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대답은 9.9%로 드러났다.

한편 지난 2월초 조사에서 부동층의 비율은 47%대로 나타났지만, 탄핵정국를 맞이하면서 부동층이 크게 감소했다.

<무등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 과정에서 부동층은 38.5%(10일∼12일) → 27.3%(12일) → 37.8%(13일∼14일)로 낮아졌다고. 이번 조사는 두 차례에 걸쳐 전화로 실시된 것으로 1차 조사는 신뢰도 95%·오차범위 ±1.9%, 2차 조사는 신뢰도 95%·오차범위 ±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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