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이 무슨 날인지 아니?

[서평]"<무기 팔지 마세요>, "너희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

등록 2004.03.19 13:51수정 2004.03.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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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이 무슨 날인지 아니?

지금부터 꼭 1년 전, 미국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라크를 대량살상무기를 숨겨 놓았다는 핑계를 대고 침공했었어. 물론 숨겨 놓았다는 대량살상무기는 찾지 못했고, 수 많은 이라크 국민들이 학살당했지. 너희도 텔레비전을 통해 미국의 미사일이 바그다드 시내를 폭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지? 전쟁 게임처럼 보이던 그 화면 뒤에는 피를 흘리며 죽어 간 수 많은 어린이와 여자들의 모습이 숨겨져 있었어.


미국이 왜 전쟁을 일으켰느냐고? 전쟁이 끝나고 나서 보니 미국은 이라크 국민의 피값으로 더 많은 석유를 손 쉽게 확보 할 수 있게 되었고, 무기를 만들어 파는 회사는 큰 돈을 벌었어. 너희는 믿기 어렵겠지만 무고한 양민의 목숨을 빼앗으면서까지 미국이 이라크에서 가져가려 했던 그 대단한 것이 바로 경제적 이익이었던 것 같아.

여기에서 한가지 더 알아야 할 것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이라크를 관리하기 위해 우리나라 군인의 파병을 요구했어. 우리나라 정부는 그 부당한 요구를 거부해야 마땅했지.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 수 많은 국민들의 반대를 무시한 채 3000명이 넘는 군인을 이라크로 보내기로 결정한 거야.

안전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그 곳에서 가엾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우리 군인이 총 부리를 겨누게 될 지도 몰라. 서로에게 나쁜 감정이 전혀 없는 이라크 국민과 우리 군인이 서로 싸우게 될 수도 있어. 이게 다 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미국 앞에서 꼼짝도 못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무능함 때문에 겪게 되는 일이지.

3월 20일은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을 막기 위해 전세계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전쟁반대와 평화를 외치기로 약속한 날이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미국이 벌인 전쟁의 부당함을 알리고, 더 이상의 전쟁은 없도록 의견을 모으는 날이지.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한다고 해서 전쟁을 막을 수 있느냐구?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약하지만, 그 약한 힘이 모이면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큰 힘이 되는 거야. 전쟁을 반대하는 각국 사람들의 성난 목소리가 국경을 넘어 세계 지도자들의 귀에 메아리 쳐 울리면 저들도 지레 겁을 먹고 전쟁 할 생각을 거두게 될 지도 몰라.


장난감 총과 보미

<무기 팔지 마세요>
<무기 팔지 마세요>청년사
너희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오늘은 아빠가 위기철 선생님의 <무기 팔지 마세요>라는 책을 소개 해 줄게.


주인공 보미는 학교에서 남자친구가 쏜 비비탄에 이마를 맞고, 총이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 깨달았어.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학교 앞 문방구를 찾아 가 장난감 총을 팔지 말아 달라고 요구를 하는데, 주인 아저씨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오히려 학교에 항의를 해서 보미가 혼이 나기도 해. 장난감 총을 못 가지고 놀게 된 남학생들도 처음에는 보미를 미워하지.

하지만 보미는 뜻을 꺾지 않고 친구들과 ‘평화 모임’을 꾸리기도 하고, 처음 보미와 다투었던 경민이와 화해를 해서 함께 홈페이지를 만들기도 하지. 친구들이 가지고 있던 장난감 무기를 모두 걷어서 파는 사람에게 돌려 보내고, 문방구 앞에서 장난감 무기를 팔지 말라는 시위를 해서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어.

그 과정에서 보미와 아이들은 무기를 만들어 돈을 버는 것과 그런 무기를 가지고 노는 것 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일인 지 스스로 깨닫게 돼. 보미와 친구들의 ‘평화 모임’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미국 어린이 제니에게 전해 져. 제니는 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보미처럼 활동하게 되고 결국 무기의 천국인 미국에서 총기 반대 법안이 통과되는 큰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되어 있어.

보미가 비비탄을 맞고도 그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생각하지 못한 채 그냥 넘어 갔다면,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어 하며 포기 했다면 그런 큰 성과를 거둘 수 없었을 거야.

초등학교 고학년들은 혼자서도 충분히 이해하며 읽을 수 있고, 너희처럼 아직 어린이들은 아빠가 읽어 주면 그리 어렵지 않는 수준이야. 너희가 좋아하는 ‘악동이’의 이희재 선생님이 그린 그림 역시 책을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도와 줄 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빠가 너희에게 장난감 무기를 사 주지 않는 까닭이 너희가 여자라서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거야. 공과 총이 어떻게 다른 지도 알 수 있을 테고. 가장 중요한 건 너희의 작은 목소리가 세계를 변화시키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 겠지.

3월 20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리는 반전 평화를 위한 ‘세계 행동의 날’ 행사에 함께 가자. 가서 어른들에게 무기를 팔지 마라고, 우리 군인들을 전쟁터로 보내지 마라고, 이 세상에 더 이상은 전쟁이 없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자.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지구 반대편 이라크에도 너희와 똑 같은 어린이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무기를 파는 어른들에게, 전쟁을 부추기는 어른들에게 똑똑히 이야기 해 주자.

무기 팔지 마세요!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청년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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