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우리는 늘 소유하려고만 합니다. 소유하려고만 하면 존재할 수 없고, 소유하려고만 하면 결국 소유한 것조차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놓아버림으로써 영원히 소유하는 것, 그것이 존재함이겠지요. 산자고는 3월 중순의 따스한 봄날 어느 바닷가 양지 바른 동산에서 만났습니다. 마치 작은 꽃들이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지천에 흐드러져서 온 들판을 양지꽃과 더불어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꽃들이 모이고 모이니 거대한 꽃물결을 만듭니다. 3월 20일, 우리의 역사가 제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방방곡곡에서 밝혀진 촛불들을 보았습니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키어 그 주위 사람들 그 불에 몸 녹이듯이…'하는 가스펠 송이 입가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래요. 우리 한 사람은 저 산자고의 가녀린 줄기처럼 약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센 비바람도 그 연약한 줄기를 꺾지 못합니다. 짓밟히고 뽑혀 나가도 그 곳, 그 자리에서 때가 되면 반드시 또 피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촛불을 밝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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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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