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개 언론·시민사회단체, 총선보도 '뜬눈 감시' 돌입

‘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 발족식 22일 발족...인터넷 매체도 대상

등록 2004.03.22 15:40수정 2004.03.2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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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디어국민연대'가 22일 정식 발족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권혁남 언론정보학회장, 이명순 민언련 이사장, 장행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강택 방송PD연합회장(왼쪽부터).

'미디어국민연대'가 22일 정식 발족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권혁남 언론정보학회장, 이명순 민언련 이사장, 장행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강택 방송PD연합회장(왼쪽부터). ⓒ 이정은 기자

222개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이 4.15 총선을 앞두고 언론보도에 대한 '뜬눈감시'에 나섰다.

정치민주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4.15 총선에서 언론의 선거보도를 밀착 감시할 시민운동체는 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대표 장행훈, 이하 미디어감시연대). 이들은 22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 '안병무홀'에서 ‘2004 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미디어감시연대는 특히 신문, 방송의 선거보도 뿐만 아니라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인터넷매체도 매일 평가해 주간단위로 보고서를 쓸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인터넷 매체의 선거보도를 감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디어감시연대에는 22일 현재 민언련, 언론인권센터,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 222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공동대표단은 권혁남 한국언론정보학회장,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유현석 언론인권센터 대표, 이강택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장, 이명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장행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이 맡는다.

"4.15 총선은 민주주의 수호의 날... 일부 언론 국민의식에 뒤져"

미디어감시연대는 이날 발족선언문을 통해 "대다수 국민들은 4.15총선을 '민주주의 수호의 날'로 규정하고 각계각층에서 자발적으로 투표참여 운동을 벌이는 등 ‘민주수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언론을 제외하면 탄핵정국과 총선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은 국민의식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특히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들은 탄핵의 부당함을 지적하기는커녕 탄핵이후 고건총리 체제의 ‘안정’을 강조하며 탄핵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국론 분열’‘갈등’‘혼란’등의 용어를 동원해 왜곡시키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몇몇 신문들은 정통성있는 550여 시민단체가 결성한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을 위한 국민행동’의 백만 촛불과 정체조차 불분명한 극소수 수구단체의 탄핵지지활동을 등치시켜 보도하는 오류까지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언론은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에 밀착하고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온갖 편파·왜곡보도를 저질러 왔다"면서 "언론계 안팎에서는 어느 언론사가 어떤 정당 후보에게 ‘줄섰다’는 구설이 무성했으며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일 조선일보가 내보낸 사설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는 특정정당과 특정신문의 유착관계를 드러내준 결정적 증거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정책보도’ ‘공정보도’ 등등의 기본적 선거보도 규범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여부를 감시하고 ‘편파왜곡보도’에 대해서도 감시의 끈을 팽팽하게 조일 것"이라면서 "선거보도 감시결과는 인터넷 매체들과 연대하여 지속적으로 유권자에게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일까지 일일논평 - 주간단위 평가보고서 등을 통해 밀착감시

한편 미디어감시연대는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선거 정보를 제공하고, 언론의 편파·왜곡보도로 유권자 선택이 잘못 영향받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월 준비모임이 결성됐다. 따라서 언론보도에 대한 감시·견제를 중점적으로 펼치게 될 미디어감시연대는 총선일인 4월 15일까지 ▲일일논평 ▲주간단위 평가보고서 작성 ▲선거보도 중간평가 토론회 개최 등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총선이 끝난 뒤에는 평가 백서를 발간, 앞으로 선거에 참고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디어감시연대의 실질적인 ‘감시’를 맡고 있는 미디어평가단(대표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 이하 평가단)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긴밀히 협조하여 발족일부터 4월 23일까지 선거보도 모니터링 작업에 착수한다. 평가단의 선거보도 감시는 10대 중앙일간지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사설, 칼럼을 포함한 선거관련 기사를 중점으로 한다.

특히 ▲후보자 또는 정당의 공약 및 정책 보도 ▲비검증, 추측성 보도 ▲지역주의 및 지역감정 유발 보도 ▲정치적 무관심 및 정치 냉소주의 유발 보도 ▲선정적 경마식 및 나열식 보도 ▲여론조사 및 판세분석 보도 ▲유권자 참여운동 보도 등이 구체적인 감시대상에 올랐다.

평가단 위원은 김금녀 성균관대 교수, 김기정 연세대 교수, 김성재 조선대 교수, 김재영 충남대 교수, 류한호 광주대 교수, 문철수 한신대 교수,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 임동욱 광주대 교수, 장행훈 경기대 교수, 채백 부산대 교수,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 이상 11명이다.

인터넷언론 "선정성이 가장 문제"
신문 "의도적인 정국 안정화", 방송 "여론반영 충실하고자"

4.15 총선을 앞두고 신문, 방송, 인터넷 등 각 언론의 선거보도를 밀착, 감시하게 될 미디어감시연대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평가단장을 맡게 된 최경진 대구가톨릭대(신문방송학과) 교수와 이희완 민언련 인터넷 간사를 통해 최근 신문, 방송 및 인터넷언론에의 선거보도 흐름에 대한 평을 들어봤다. 신문, 방송분야는 최 교수가, 인터넷분야는 이 간사가 각각 답변을 맡았다.

- 최근까지 신문의 총선관련 보도 흐름을 요약해달라.
“이전까지의 선거보도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신문은 메이저 신문사(조선·중앙·동아)를 중심으로 현 정국을 안정화시키려는 의도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고건 권한대행 총리로 인해 국정이 안정됐다는 보도를 많이 한다. 또한 경제가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보도에 집중, 한나라당이 바라는 안정추세 위주로 가고 있다."

- 방송 선거보도는 어떠한가.
"방송은 조순형 민주당 대표의 갑작스런 방송사 항의방문만 봐도 알 수 있듯 과거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 방송사에 대한 조 대표의 적절치 못한 언행과 항의는 과거 군사정권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과 함께 한나라당 역시 방송의 불공정보도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들은 불공정의 개념이 뭔지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가 탄핵에 반대했다. 방송은 여론의 목소리를 정확히 보도할 의무가 있다. 탄핵반대 비율이 70%인 만큼 보도에 반영해야 한다. 이것을 '편파'라고 한다면 잘못된 인식이다.”

- 이번 총선에서 인터넷언론이 처음으로 평가대상이 됐다. 어느 매체들이 포함되는가.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업코리아>, <민중의 소리>, <미디어 다음> 등 5개 인터넷언론이다. <네이버>나 <엠파스> 등도 평가 대상으로 고려됐으나 인터넷언론에 대한 평가가 처음이라 대상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 평가방식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5개의 인터넷 사이트를 캡처하여 주된 논점에 대해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살필 예정이다."

- 신문·방송에 비해 인터넷언론의 선거보도에 특징이 있다면.
“인터넷언론의 장점이라면 신속한 보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속보성에 치우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일단 쓰고 보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네티즌 시선을 붙잡기 위해 선정적인 제목을 뽑는 것도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인터넷언론은 양질의 기사와 함께 기술적 측면이 보완돼야 한다. 속보성에 치중하지 말고 지면 제약을 덜 받는 특성을 활용해 르포, 탐사보도 등 심층보도에 좀더 힘을 쏟았으면 한다.” /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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