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종철 "본인이 느닷없이 해외에 갔다 와서 내뱉은 말이고 지금 주어 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측근비리로 재신임을 받겠다고 해놓고 이제는 재신임 문제가 총선전략이 되어버렸다. 야당은 또 단순하게 국민이 판단할 사항을 부패의 대명사인 자신들이 심판하려고 하니까 역풍을 맞은 것이다."
양기대 "재신임과 총선을 연계하겠다는 이야기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탄핵에 의한 '의회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총선과 재신임 연계는 불가피하게 됐다. 결국은 국민들이 탄핵정국을 주도한 야당에 대해 분노하고 대통령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 총선 결과가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과 야당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심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전여옥 "나는 대통령이 나라의 어른이기를 기대했다"
김종철 "왜 어른 논쟁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하승창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정혼란의 주된 원인이 대통령의 리더십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전여옥 "여론조사를 볼 때 국정혼란의 주된 책임이 야당에 있다는 비율이 53%였는데 그 이면을 봐야 한다. 국민들이 대통령에 대해 많은 것을 포기한 것이다. 야당 너희가 책임져 달라는 것이다.
나는 대통령이 나라의 어른이기를 기대했다. 어른이라면 '조중동'이건 한나라당이건 자신과 입장이 다르더라도 모두 감쌀 줄 알아야 한다. 어른의 본분을 지키고 행동을 해야 한다.
탄핵안 가결의 가장 큰 책임은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있다. 한나라당에서도 탄핵까지 갈 거라고는 생각하는 사람이 적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형님을 감싸며 직장을 잃고 있는 불쌍한 남자를 자살로 몰고 갔다. 대한민국 남자 중에서 그런 모욕을 받고 한강물에 안 뛰어들 사람 있나. 나는 남 전 사장이 이민 갈 줄 알았다."
김종철 "왜 어른 논쟁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지향해야 될 문화는 대통령도 하나의 인격이고 주체이고 지도자라는 것이다. 자기가 바라는 사회상을 털어놓고 옳은 방향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것 아니겠나."
유운영 "사회학적인 어른과 정치학적인 어른은 다르다. 대통령은 어차피 대통령이다.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1년 동안 그게 다 무너졌다. 노 대통령 때문에 법치의 근간이 다 무너졌다. 존경받는 어른이 되라는 것이다."
양기대 "노 대통령의 지도력 깎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두 야당 대변인 이야기를 들으면 시대와 국민이 변하는 걸 모르고 기득권 안에서 저런 주장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의식과 시대가 변했다. 솔직히 국민들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농담도 하고 그런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국민들은 많이 공감할 것이다."
전여옥 "대통령도 기득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링컨을 존경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링컨을 존경한다는 대목은 고학으로 자수성가한 부분을 말한 것이었다. 그러나 링컨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지도자가 된 건 남북전쟁의 갈등과 증오를 하나로 이어주고 화합한 거다. 링컨을 존경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은 왜 편가르기를 하나, 왜 코드인사를 하느냐."
양기대 "저도 일면 야당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변화를 이끄는 시대에 야당도 이해해줘야 하는 대목이 있다. 나라가 잘 되도록 비판과 협조를 해야 한다. 그 어떤 정부도 출범 뒤 2-3년은 일하게 해놓고 비판해야 하는데, 야당은 참여정부 출범 1년도 안돼 발목을 잡았다.
우리가 왜 정치하느냐. 유권자 만날 때마다 분노를 표출해서 나는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는 걸 말하는 게 두려울 정도다. 정치불신과 증오가 있다. 대통령에게 일할 기회를 주면서 비판하는 정치풍토를 만들어야 리더십을 기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
양기대 "촛불집회는 누가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다"
김종철 "촛불집회 만든 힘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다"
하승창 "여야 모두 택시 많이 타고 다니던데, 지난 1년간 노무현 리더십 변화와 연관된 것은 아닌지 말해달라."
김종철 "그건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앞에 고급승용차들이 서 있는 것을 보면서 참 씁쓸했다. 선거 때는 천막이고 평소에는 궁궐이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 (전여옥 대변인이 '나는 차가 없다.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하자) 내 말을 막지 말고 좀 들어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정동영 열린우리당 대표가 민생투어 하는 것 보면서 어떤 분이 왜 민노당은 민생투어 안하느냐고 하는데, 우리는 당 그 자체가 민생이다. 이 사회를 도저히 이렇게 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쌈짓돈 1만원, 5000원씩 내서 만든 당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기성정당은 평소대로 하라. 선거 때만 민생 챙겨서 뭐 하느냐."
하승창 "쇼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변화임에 틀림없다."
유운영 "정치는 쇼가 아니다. 노란 잠바, 파란 잠바 입고 다니지 말고 진실 되게 해야 한다. 한나라당도 그 당사는 공화당 거지, 한나라당 게 아니다.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면 안된다. 쇼는 이제 국민에게 안 통한다."
하승창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스타일이 많은 논란이 됐다. 포퓰리즘, 코드인사다 등. 이 얘기를 해보자."
유운영 "탄핵파동 이후 정국흐름을 보면서 국민이 지나치게 감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너무 단선적이다. 노 대통령이 탄핵 당한 그날부터 마치 하야하는 쪽으로 불쌍하다는 쪽으로 가는 건 문제다. 촛불시위가 일부세력의 부추김으로 포퓰리즘으로 가서 더욱 나라가 잘못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노무현 대통령은 여론정치에 힘입어 당선된 사람이다. 대통령이 나서서 포퓰리즘, 여론정치 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정도의 정치를 해야 한다. 취임 전부터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은 계속 여론정치와 대중영합정치에 힘입었다. 노 대통령은 재신임과 탄핵에 괘념하지 말고 대통령으로서 뭘 할 것인가, 정도정치 하기를 간곡히 바란다."
양기대 "탄핵정국으로 인해 촛불시위가 벌어지는 현장에 가봤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자발적으로 와서 토로하는 울분, 국가의 장래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가 시킨다고 될 일 아닌데, 정치인보다 더 나라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 뭉클했다.
대통령이 여론정치와 국민감성에 호소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것은 국민을 함부로 평가한 것이다. 국민이 감성적이고 단선적이고 시대에 휩쓸리는 분들이 아니다. 충분한 판단과 식견, 자질을 갖고 있다. 오히려 국민이 정치인을 걱정하는 시대다. 노무현 대통령이 감성정치 여론정치 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전여옥 "어폐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동안 본인의 입으로 푸시했다. 노사모가 다시 나와줘야 한다, 시민혁명이 있어야 한다, 공무원도 언론이 비춰주지 않으면 발광해야 한다 등등. 그러나, 다 좋다. 한나라당은 네거티브 캠페인을 전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문제삼지 않겠다.
나도 촛불집회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갔다고 생각한다. 4700만 국민 중에 그 정도의 숫자, 거기 갈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자발적 참여를 열우당이 끝까지 존중했어야 한다. 민주당 발표자료에 따르면, 열우당이 핸드폰으로 다 나오라고 하는 게 나오지 않았나. 촛불집회의 순수성을 존중한다면 열린우리당이 그러면 안된다."
하승창 "대중동원 정치였다는 반론 같다."
양기대 "전여옥 대변인 얘기처럼, 모여서 같이 가고, 또 국회의원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촛불시위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교통비를 내고 가는 거라면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시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시정해야 한다."
김종철 "촛불집회를 만든 힘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에게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의 행태에 분노해 시민들이 나온 것 아니냐. 그렇게 촛불시위 같은 집회마저도 배후가 있다고 보면 계속 국민으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개혁을 하고 있는데 사회곳곳에서 발목잡고 국회에서 너무 당연한 법안을 통과 안 시켜줘서 나는 믿을 게 국민밖에 없다고 주장한다면 국민이 도와줬을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했냐? 우리 역사상 베트남전쟁 이후 처음으로 전투병을 보내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 그것을 한민자(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가 서로 짝짜꿍이 돼서 다 통과시켰다.
또한 FTA를 통과시켜 농민들을 한방에 다 죽였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나 좀 살려달라' 이것밖에 없었다. 대통령선거 때 말했던 개혁정책을 위해 힘을 빌린 게 아니라 자기 힘을 결집시키기 위한 행태, 그게 여론정치의 폐해라면 문제이다."
[2신 : 31일 낮 12시20분]
참여정부 1년... "국민들 실험대상" "대통령 발목잡기" 상반된 평가
오늘(31일)부터 4·15 총선의 후보 등록이 시작돼 유권자의 표심은 각 당의 선거정책과 후보자에게 쏠리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31일 오전 11시30분 각 당 대변인들을 초청해 스카이라이프와 공동으로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각 정당들의 정책 토론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의 사회를 맡은 하승창 "오늘부터 총선후보 등록이 시작한 가운데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역대 어느 선거보다 관심이 뜨겁다"며 "국민주권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 국민의 대표로 선택돼야 한다는 게 국민 모두의 한결같은 여망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토론에 대해 "각 당 대변인이 나와 16대 국회 결산과 17대 총선에 임하는 각 당의 구상을 들어보고 총선 구도와 전망을 본격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오늘 토론은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 양기대 열린우리당 대변인, 유운영 자민련 대변인,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각각 참여했으며, 이승희 민주당 대변인은 당내 사정으로 불참했다.
전여옥 "정치 아마추어리즘으로 국민들을 실험대상으로 만들었다"
양기대 "야당이 145 차례의 공세를 벌였고, 의회쿠데타를 일으켰다"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 "정치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됐다. 참여정부 1년은 너무도 긴 세월이었다. 7%의 경제성장률이 3% 수준에 머물렀다. 신용불량자가 세 집 건너 하나이다. 경제 뿐 아니라 정치에 있어서도 아마추어리즘을 보여 국민들을 실험대상으로 만들었다. 지난 1년간 우리 국민들을 몰모트로 전락시킨 괴롭고 힘든 1년이 아니었나 싶다. 나라의 기본이 무너지고 보통사람들의 상식이 무너진 시대였다. 비상식이 상식으로 통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1년이었다."
양기대 열린우리당 대변인 "야당의 발목잡기와 무분별한 정쟁으로 인해 참여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없게 됐던 1년이다. 야당은 무려 145 차례의 공세를 벌였고, 탄핵으로 의회쿠데타를 일으켰다. 참여정부는 지난 1년간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했다. 불법 대선자금 조사와 측근비리 수사도 감행했다. 탄핵정국 속에서도 나라가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운영 자민련 대변인 "'대통령이 대통령 역할을 제대로 했느냐'부터 얘기해야겠다. 지성인인 교수들이 지난 참여정부 1년을 '우왕좌왕'이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실망을 주었다. 국정혼란 그 자체였다. 코드정치, 말실수, 국민불안을 준 정치였다. 총리를 지낸 13명의 정치인들이 오죽하면 지난 1년이 민주주의의 위기였다고 말했겠나."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 "매우 많은 한계를 노정한 1년이었다. 야당이 지적한 것처럼 대통령의 말 함부로 하는 것, 품위 없는 행동 이런 것들로 국민불안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서민들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겠다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노무현정부 1년은 계속 보수적으로 후퇴하면서 서민생활은 빠지고 재벌친화적 정책으로 보수화 됐다. 이라크 파병에서 보듯이 친미사대외교로 변화됐다. 빈부격차, 비정규직 악화, 농민문제 등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고, 여기에 공범이 있는데, 그건 야당이다."
하승창(사회자)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다 못했다고 보는가."
전여옥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사람이 죽지 않았는가. 사장도 노동자의 한 사람이다. 실직한 노동자가 자살하게 된 것을 보면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하고, 보통사람도 이 사건 때문에 말조심을 해야 한다고 느꼈을 정도로 대통령은 몸소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또 하나, 고건 총리를 부(副)파트너로 삼아 이런 위기에서도 우리가 우왕좌왕하지 않고 나라가 평안하게 흘러가게 하고 있는 것, 두 가지는 잘하고 있다."
하승창 "내 질문 의도와 반대로 말한 것 같다. 반면교사를 지적했다."
유운영 "대통령은 국가의 어른이다. 그런 분을 놓고 잘했다 못했다 심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국민 대부분이 국정에 대한 실망과 불안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뭘 했느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은 전혀 한 게 없다."
김종철 "검찰 독립은 잘한 일이다. 측근비리가 밝혀지면서 노 대통령 본인이 후회될 때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그 부분은 잘한 것이라고 본다. 정치와 국민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었다. 검찰개혁은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모든 범죄행위에 있어 기소할 수 있는 막강 권력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본인이 얘기했던 많은 개혁과제들이 있다. 한 예로, 언론개혁을 보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안하는 게 언론개혁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문제다. 언론개혁을 정말로 한다면, 어떻게 시스템을 바꿀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를테면, 정간법 개정과 편집권 독립 등 시스템을 안착시키도록 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