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후보들 '돈정치' '부패정치' 깬다

강릉 총선후보 '공명선거 준법서약식' 가져

등록 2004.04.04 02:34수정 2004.04.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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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준법서약? (사진 왼쪽부터)심재엽(한), 선복기(민), 신건승(우), 노승현(무)후보가 '공명선거 준법서약' 펼침막 앞에서 깨끗한 선거를 바라는 초등학생들의 마음이 담긴 그림액자를 하나씩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준법서약? (사진 왼쪽부터)심재엽(한), 선복기(민), 신건승(우), 노승현(무)후보가 '공명선거 준법서약' 펼침막 앞에서 깨끗한 선거를 바라는 초등학생들의 마음이 담긴 그림액자를 하나씩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김경목


'검은 돈이 나라 망친다.'(초등학생의 그림 문구 중)

17대 총선 공식 선거운 동 이틀째인 3일 오후 2시, 강릉시민단체협의회와 강릉시선거관리위원회(공동 주최)는 강릉 경포대서 출마후보 4인과 함께 '공명선거 준법서약식'을 가졌다.

이날 강릉경실련 고재정(50·관동대 교수) 집행위원장은 "이번에야말로 '공명선거'를 반드시 지키자는 뜻에서, 네 후보들의 다짐을 받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깨끗하고 공정한 '양심이 살아있는 선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후보들은 이구동성 깨끗한 선거의지를 밝혔다.

기호 1번 한나라당 심재엽(58·심로악기 회장) 후보는 "강릉은 14∼16대까지 보궐 선거를 치른 곳"이라며 "더 이상 불명예스러운 일이 없기 위해 공명선거의 디딤돌이 되겠다"고 말했으며 기호 2번 민주당 선복기(62·정당인) 후보는 "1억8천만원의 선거 비용에 못 미치는 돈으로 선거 혁명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호 3번 열린우리당 신건승(39·㈜한솔교육사 대표) 후보는 "깨끗한 선거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으며, 기호 4번 무소속 노승현(57·강원한의원장) 후보는 "전국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준법서약을 한 네 후보는 '부패정치', '돈 정치', '16대 국회'가 새겨진 박을 발로 으깬 뒤 '공명선거 준법서약' 펼침막에 서명했다. 이 펼침막은 선거 기간 동안 후보자와 유권자들 사이의 '양심계약서'로서 강릉경실련(포남동) 외벽에 게시될 예정이다.


a 깨뜨려야! 우리들이 부숴야 할 '부패, 돈, 16대 국회, 지역, 학연, 혈연, 이미지, 패거리, 지역주의, 불법선거' 이날 자리한 후보들은 서명에 앞서 자신의 발로 박을 깨뜨렸다.

깨뜨려야! 우리들이 부숴야 할 '부패, 돈, 16대 국회, 지역, 학연, 혈연, 이미지, 패거리, 지역주의, 불법선거' 이날 자리한 후보들은 서명에 앞서 자신의 발로 박을 깨뜨렸다. ⓒ 김경목


한편 강릉 유권자 운동은 후보들의 정책을 심판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이날 서약식을 주관한 강릉경실련 최복규(34) 간사는 "지방자치, 노동 등 7개 분야 140개 질문을 각 후보들로부터 8일 오전 12시까지 받아 분석을 통해,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견과 비전을 확인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간사는 또 "이 질의서는 당선된 후보의 의정 감시활동 자료로 쓰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들의 답변은 오는 12일 강릉 경실련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다.

"학연도 NO, 혈연도 NO"
초등학생들이 그린 공명선거 포스터

▲ "학연,혈연 싫어!"
"애들이 이런 것도 알아?"

이날 벚꽃으로 만개한 강릉 경포대를 찾은 한 상춘객이 초등학생들이 그린 포스터를 보고 한 말이다.

공명선거 준법서약식 자원봉사에 나선 관동대학교 김동철(20)씨는 "어린이들이 그린 포스터에 담긴 내용들은 당연한 것인데도, 새삼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며 "난 어릴 적 어떻게 정치를 바라봤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자원봉사 한 조성현(20)씨는 "어린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는 제대로 된 정치를 만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이들의 말처럼 어린이들의 눈은 예리했고, 말은 솔직했다.

'불법선거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한 초등학생의 4컷 만화는 "기호0번 돈만음 후보가 저를 뽑아주시면, 이 돈을 다 드리겠습니다"라고 시작한 뒤 "개표 날, 돈만음 후보가 고맙습니다. 그러면 약속대로 이 돈을 다 드리겠습니다"라고 이어진다. 이 4컷 만화는 "(돈만음 후보) 읔, 불법선거 하지 말걸. (경찰) 당신을 불법선거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로 끝맺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린이들의 포스터 문구 역시 놀랄만하다는 게 이날 모인 시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검은 돈이 나라를 망친다", "학연도 NO, 혈연도 NO"라는 정치의 일그러진 단면을 지적하는 내용에서 "정정당당 공명선거", "올바른 투표 밝은 사회" 등의 어른들을 꼬집는 총 200여장의 그림포스터가 총선을 불과 12일 앞둔 후보들과 유권자들에게 깊은 교훈을 남겼다.

그림포스터는 강릉 초당· 옥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그린 것이다.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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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강원정치 대표기자, 2024년 3월 창간한 강원 최초·유일의 정치전문웹진 www.gangwoninnews.com ▲18년간(2006~2023) 뉴시스 취재·사진기자 ▲2004년 오마이뉴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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