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와의 40년 지조" - "기득권 안주 교체해야"

[4·15 총선 격전지⑫ 전남 장흥·영암] 민주 김옥두-우리 유선호

등록 2004.04.09 23:34수정 2004.04.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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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왼쪽부터 열린우리당 유선호 후보, 민주당 김옥두 후보.

왼쪽부터 열린우리당 유선호 후보, 민주당 김옥두 후보. ⓒ 오마이뉴스 자료

후보경선 파동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전남 장흥·영암 선거구가 본선 대결에서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각각 후보 경선 과정의 아픈 상처를 씻고 저마다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장흥·영암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총 6명. 민주당 김옥두(65) 후보가 4선을 넘보고 있고,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 유선호(50) 후보가 낙하산 공천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뒤늦게 일전을 벼르고 있다. 여기에 채경근(49·자민련), 강성재(41·무소속), 김기태(57·무소속), 안수원(53·무소속) 후보들도 총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17대 총선 중반을 달리고 있는 현재의 판세는 열린우리당 유선호 후보와 민주당 김옥두 후보간의 혼전양상.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7일 여론조사 결과는 열린우리당 유 후보가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김 후보가 치열한 추격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 파동 딛고 치열한 혼전 양상

지난달 27일 동아-KRC 여론조사(500명 전화조사, 95% 신뢰수준에 ±4.4%)에서는 (우)유선호 26.4%, (민)김옥두 18.1%, (무)박준영 9.8%, (무응답 39.2%), 같은 날 KBS-MR 여론조사(500명 이상, 95% 신뢰수준에 ±4.4%)에서는 (우)유선호 25.7%, (민)김옥두 17.4%, (무)박준영 11.9%, (무)강성재 4.8%였다.(무응답 37.2%)

그러나 이는 공식 선거운동 전 조사인데다, 특히 민주당 공천경쟁에 반발해 박준영 전 청와대 공보수석이 무소속으로 총선 경쟁에 뛰어 든 상황에서 이뤄진 조사 결과여서, 박 전 공보수석이 민주당 선대본부장으로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하겠다.

장흥·영암선거구의 관전 포인트는 40여년 동안 DJ와 고락을 같이 해 온 '동교동 지킴이' 김옥두 후보의 4선 여부이다. 14대 전국구를 지낸 김 후보는 15대·16대까지 내리 3선을 지낸 민주당 중진이다.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과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내며 DJ와 고난의 역정을 함께 한 몇 안 되는 '동교동 맨'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의 4선 고지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탄핵역풍이 민주당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호남을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의원의 '3보 1배'와 정동영 열린우리당의 노인 폄하성 발언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돌아선 지역 민심을 얼마나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DJ와의 '40년 의리'는 자신의 상징인 반면, 반대로 '구시대 인물'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얼마나 극복하느냐도 과제이다. 국정원 떡값 수수와 관련 총선시민연대에 의해 낙천·낙선 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김옥두 후보 "그 사람 어떻게 살아왔는가 봐 달라"

김 후보는 "민주당을 되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부쩍 무르익어 가고 있다"며 "정치개혁이란 나이가 젊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 왔는가로 봐야 한다"며 사선을 넘나들며 40년간 DJ와 함께 한 자신의 '의리와 지조'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열린우리당은 노무현대통령이 만든 당이고, 철새 정치인들밖에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지 1년이 지났지만 농촌은 더욱 어려워지고 청년실업률만 높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며 "결국 지역을 위해 누가 일을 많이 했는가를 보고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총선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에서는 유선호 후보가 '개혁세력을 통한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김 후보의 4선 고지를 위협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유 후보는 15대 의원과 DJ시절 정부수석 비서관, 경기도 정부부지사를 역임하는 등 국정 전반에 대해 남다른 경력을 쌓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총선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탄핵 후폭풍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유 후보의 단점이다. 후보로 확정된 것은 후보등록을 불과 4일여 앞둔 지난달 26일이다. 당초 열린우리당 후보로 선출된 유인학 전 의원이 금품살포와 관련 돌연 공천이 취소되자, 중앙당이 전략지역구로 선정 낙점한 것이다.

당연히 '낙하산 공천'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그 동안 지역에 뚜렷한 연고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주위의 시선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유 후보는 "그 동안 변방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열심히 싸워왔다"며 '이방인'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유선호 후보 "민주당에 더이상 희망 없어"

유 후보는 "늦게 출발하게 됐지만 정치개혁을 이뤄낼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며 "전열을 정비하면서 선거운동에 탄력을 받고 있다" 말했다. 유 후보는 "호남민심은 탄핵소추안 가결로 민주당에 더 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됐다"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세력을 교체해 정치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공직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인맥이 있어, 침체된 지역 분위기를 복원시키는데는 남다른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출발을 어려웠지만 오히려 갈수록 격차를 벌이게 될 것"이라며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번 17대 총선은 DJ 퇴장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라는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사상 초유의 탄핵폭풍 속에서 장흥·영암 선거구 유권자들이 과연 '동교동 맨'의 의리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한·민공조에 대한 냉엄한 심판을 내릴 것인지 중반을 경과하고 있는 선거전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한편 장흥·영암선거구의 예상선거인수는 영암이 4만8600여명, 장흥 3만8000여명으로 대불산단으로 인구유입이 는 영암이 1만여명 정도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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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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