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서울 유세에서 '김민석 통과' 뒷말 무성

인터넷에서 '철새' 논란 재현될까봐 변경?

등록 2004.04.12 17:29수정 2004.04.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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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중부시장에서 김동일 후보 지원유세를 갖기에 앞서 시장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중부시장에서 김동일 후보 지원유세를 갖기에 앞서 시장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추미애 민주당 선대위원장의 12일 서울 유세 일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애초 추 위원장은 12일 오전 중에 김민석 후보가 출마한 영등포 중앙시장(영등포 갑)을 방문하여 지원유세를 펼칠 예정이었으나, 이날 방문 직전 오후 일정과 동선 등을 이유로 유세 지역을 용산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추 위원장의 유세에 동행했던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김민석 전 의원의 복당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던 추 위원장이 영등포 갑 지역에 대한 지원유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게 아니겠냐며 장소가 변경된 경위를 파악하느라 촉각을 세웠다.

현 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추 의원은 작년 11월 김 전 의원의 복당 기자회견 직후, "철새가 떠난 빈자리를 다시 철새가 메워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고, 현 총선기획단장인 장성민 전 의원도 "복당에 대한 기준이나 희망자에 대한 검증 없이 최고의결기구인 당무회의에서 (김 전의원 복당에 관한) 이런 토론이나 하는 것은 유용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인터넷에서 '철새' 논란 재현될까봐 변경"

이날 유세 장소가 변경된 데 대해 일정을 담당했던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유세를 돌아야 한다는 주장도 실무진 사이에서 나왔지만, 과거 인터넷 상에 김민석 후보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쟁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며 유세 장소의 변경된 이유 중에 하나가 이른바 '철새논란'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의 복당에 대해 '철새 행보'라며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던 추 위원장이 현 상황에서 김 후보를 지원하고 나서는 것이 껄끄러운 일일 수밖에 없음을 토로한 것이다.


당초 추 위원장의 지원유세를 부탁했던 김민석 후보 측에서는 12일 갑작스럽게 변경된 추 위원장 방문 취소가 못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후보쪽 보좌관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워낙 박빙의 상황이다 보니 우리 쪽에서는 추 위원장이 오길 바라고 이것저것 준비를 했지만 오전 일정이 취소됐다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a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가진뒤 부축을 받으며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가진뒤 부축을 받으며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전 일정이 취소된 게 아니라 용산 지역으로 유세 장소가 변경됐다는 설명에 김 보좌관은 "특별히 불편한 감정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김 후보도 여러 큰 선거에서 실무적인 일을 담당해 봤기 때문에 중앙당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유세 지역의 변경을 두고 논란이 일자 추 위원장 측은 "오후 일정을 감안해서 동선을 최소화 해달라고 중앙당에 연락을 했는데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다"며 유세 지역이 변경된 이유를 해명하기도 했다.

애초 추 위원장은 파병반대시상국민행동의 요청에 따라 12일 오후 공동대표들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 일정 역시 취소돼 서면상으로만 이라크 파병의 원점 재검토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기로 했다.

"재창당 각오로 민주당 재건할 것"

한편 서울 종로 황학동 시장과 동대문 경동시장을 찾은 추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보다 높이며, "재창당한다는 각오로 새로운 신진들이 등장해서 민주당을 재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날 추 위원장은 황학동 시장 유세에서 "민주당을 지지해 주시면 새로운 신진들이 등장해서 민주당을 가꾸겠다"며 "민주당이 올바른 모습을 재건돼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지지를 호소, 총선 이후 본격적인 민주당 쇄신 작업에 돌입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경동 시장 유세에서도 추 위원장은 "재창당한다는 각오로 여러분을 위해 민주당을 다시 살리겠다"며 "날개가 없는 사람에게 날개도 붙여주지 않고 민주당 맏며느리를 하라고 하면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말하는 등, 민주당 개혁을 위한 '힘 실어주기'를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추 위원장의 연설 직후 유세장에 모인 당원·지지자들은 추 위원장을 둘러싸며 "추미애! 대통령!"을 연호, 유세장은 마치 대통령 선거 운동을 펼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동대문 지역 유세를 마친 추 위원장은 오후 2시부터 노원구를 방문한 뒤 경기 남양주갑과 구리시를 방문 총선 3일을 앞두고 펼쳐진 서울·수도권 지원유세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a 김동일 후보의 지지자들이 의녀복장과 사모관대 등 조선시대 의복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동일 후보의 지지자들이 의녀복장과 사모관대 등 조선시대 의복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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