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경주 시내에서 보문단지를 지나 '동해안 가는 길'이란 큼지막한 이정표를 따라 감포로 향하다 보면 경주 시민들의 용수원인 덕동호를 만난다. 덕동호를 끼고 추령재를 넘어 가는 길은 경사가 꽤 가파르고 굴곡도 심하다. 지금은 추령터널이 시원하게 뚫려 좀 덜하지만 수년 전에는 운전하는 데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했던 길이었다. 하지만 추령터널을 지나 굽이길을 조금만 더 참아내면 이내 정겨운 시골길을 만난다. 한가로운 전원 풍경을 즐기며 가다 보면 검문소가 보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난 길이 바로 '감포가도'다. 큰사진보기 ▲감은사터우동윤 감포가도는 경북 지방에서 보기 힘든 넓은 평야 사이를 가로 질러 난 길이다. 바다를 향해 꺾임 없이 길게 이어진 2차선 도로를 달리는 것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이 길을 따라 6km쯤 가다 보면 왼쪽 언덕에 늠름한 감은사지 동서쌍탑이 보인다. 경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중의 명소가 바로 감은사터다. 삼국 통일을 이루고 죽어서까지 용이 돼 신라를 지켰다는 문무왕의 전설이 깃든 곳이 바로 이 곳이다. 금당 아래에 빈 공간을 두어 용이 된 문무왕이 쉬어 가도록 했다는 전설은 너무나 유명하다. 큰사진보기 ▲감은사 금당터. 용이 들어와 쉬었다는 지하공간이 보인다.우동윤 감은사터 동서쌍탑(국보 제112호)의 명성은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 유홍준 명지대 교수는 이 탑에 대해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탑 건축 양식인 삼층석탑의 원형이고, 하늘을 찌를 듯한 상승감과 어떤 변괴에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안정감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큰사진보기 ▲용이 드나들었다는 구멍. 실은 통풍을 위한 장치로 보인다.우동윤 어지럽던 삼국시대를 신라의 이름으로 통일한 이후, 밖으로는 하나된 국력을 끝없이 과시하려고 하고, 안으로는 삼국통일의 초기에 안정된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신라인들의 염원이 감은사터 동서쌍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통일신라시대의 새로운 석탑 양식으로 자리매김한 삼층석탑 양식은 이곳 감은사터 동서쌍탑에서 시작됐고, 이후 통일신라의 모든 석탑 양식에 적용된다. 큰사진보기 ▲감은사터에는 특이하게 태극무늬가 보인다. 송나라 주돈이가 그린 태극무늬보다 300여년이나 앞선 것이다.우동윤 감은사가 세워졌을 당시 절 바로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 왔다고 한다. 신라인들은 배를 타고 와 감은사를 참배했다고 하는데 절터 앞에는 배를 댔다는 선착장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선착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큰 돌못을 곳곳에 박아 놓았다. 큰사진보기 ▲선착장의 흔적. 옛날에는 이곳까지 물이 들어왔다고 한다.우동윤 선착장에서 감은사터까지의 가파른 언덕이 불국사로 치면 청운교와 백운교였고, 참배객들은 이 언덕을 올라 중문을 지나 동서쌍탑을 보고 금당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불국사에서도 볼 수 있는 이 같은 가람 배치 양식이 처음 시도된 것이 바로 감은사라고 한다. 큰사진보기 ▲선착장을 지지하고 있는 돌못우동윤 큰사진보기 ▲경운기 포장마차. 위로 삼층석탑이 보인다.우동윤 큰사진보기 ▲우동윤 감은사터에 온 김에 근처의 이견대(사적 제159호)와 대왕암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 보이는 이견대는 1970년 발굴된 초석을 근거로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예스런 분위기는 느낄 수 없지만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이 세상의 파란을 없애고 평안하게 만드는 보물, '만파식적'을 얻은 곳이라는 전설이 있어 흥미롭다. 멀리 보이는 대왕암에도 죽어 용이 돼 나라를 지켰다는 문무왕의 전설이 어려 있다. 큰사진보기 ▲이견대우동윤 큰사진보기 ▲이견대에서 바라본 대왕암우동윤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지만, 보는 것에만 그친다면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하지만 그 유적에 얽힌 옛날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알고 본다면 지루함은 금세 흥미로 바뀐다. 유적마다 세워진 안내판에 적혀 있는 내용은 하나같이 객관적인 사실의 나열이니 지루함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히려 전설이든 민담이든 야사 속의 한 구절이든 그 유적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안내판에 적어 놓는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1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우동윤 (dywoo)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고구려사 왜곡 않겠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국회 증인으로 나온 박상학 "이거 뭐 최고인민회의야?"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이충재 칼럼] '주술'에 빠진 대통령 부부 AD AD AD 인기기사 1 땅 파보니 20여년 전 묻은 돼지들이... 주민들 경악 2 단감 10개에 5천원, 싸게 샀는데 화가 납니다 3 산림청이 자랑한 명품숲, 처참함에 경악했습니다 4 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5 '기밀수사'에 썼다더니... 한심한 검찰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하늘 찌르는 상승감, 무너지지 않을 안정감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땅 파보니 20여년 전 묻은 돼지들이... 주민들 경악 단감 10개에 5천원, 싸게 샀는데 화가 납니다 산림청이 자랑한 명품숲, 처참함에 경악했습니다 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기밀수사'에 썼다더니... 한심한 검찰 대학가 시국선언 전국 확산 움직임...부산경남 교수들도 나선다 '유리지갑' 탈탈 털더니...초유의 사태 온다 3시간 산 오른 고1 아이, 예상치 못했던 그의 소감 해괴한 나라 꼴... 윤 정부의 낮은 지지율보다 심각한 것 윤 대통령 중도하차 "찬성" 58.3%-"반대" 31.1%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