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은 왜 한나라당을 선택했나?

강릉지역 총선 결과 분석

등록 2004.04.16 19:33수정 2004.04.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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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5일 밤 9시 15분경 당선확실 소식이 전해지자, 한나라당 심재엽후보와 부인  김원정씨가 당선확실 소식이 전해지자 두 손을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15일 밤 9시 15분경 당선확실 소식이 전해지자, 한나라당 심재엽후보와 부인 김원정씨가 당선확실 소식이 전해지자 두 손을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 김경목

열린우리당 신건승(39)후보와 한나라당 심재엽(58) 후보가 접전 끝에 심 후보가 4만5587표를(47.2%) 얻어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신 후보는 3만6581(37.9%)의 표만을 얻어 아쉽게 낙마의 고배를 마셨다.

한편 새천년민주당의 선복기 후보는 6906(7.2%)표, 무소속으로 출마한 노승현 후보는 7426(7.9%)표를 얻는데 그쳤다. 투표율 58%를 기록한 15일 개표는 오후 6시 45분 경 부재자투표함을 먼저 개함하면서 시작됐다.

a 강릉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성덕동 2투표구부터 개함이 시작되고 있다.

강릉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성덕동 2투표구부터 개함이 시작되고 있다. ⓒ 김경목

선거 초반인 지난 5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강원 영동 4개 선거구를 방문했을 때 4000여명의 유권자가 박 대표를 보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반면 지난 9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강원도(영서, 영동) 5개 선거구를 찾았을 때는 1900여 명만이 유세장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나라당으로 기울어 있는 지역 표심을 단적으로 드러낸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상한 일각에서도 심 후보가 9006표라는 큰 차이로 신 후보에 이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한나라당이 줄곧 강조해온 거여견제론과 겨울 올림픽 유치와 관련, 우리당의 실추가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했다. 또 "외자 유치를 통한 강릉 경제 살리기 전략이 표심을 파고들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나라당의 승리를 여전히 살아 숨쉬는 지역주의와 지역 정서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릉대학교 주경식 교수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선거가 종반전에 들어서면서 지역, 학연, 혈연 등 이해관계와 맞물려 이번 선거에도 후보 선택의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의 설명을 증명하 듯 실제 83곳 투표구 중 신 후보는 자신의 지연과 혈연이 강한 곳에서만 심 후보를 앞섰다. 이는 선거 종반전으로 들어서면서 부동층으로 흡수된 다수의 표심이 최종 선택 기준으로 지연, 혈연, 학연이 상당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박근혜 대표의 방문으로 그동안 잔잔히 불던 '탄핵풍'을 일소에 날려버렸고, '노풍' 역시 심 후보에게는 판세를 완전히 굳히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 후보의 패배는 선거법 위반과 선거 기간 동안 보여진 비도덕적 움직임 등으로 우리당 지지 세력을 하나로 결집시키는데 실패했던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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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강원정치 대표기자, 2024년 3월 창간한 강원 최초·유일의 정치전문웹진 www.gangwoninnews.com ▲18년간(2006~2023) 뉴시스 취재·사진기자 ▲2004년 오마이뉴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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