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2월 의료시장의 개방으로 인해 선진화된 암 치료술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독자적인 기술이나 치료법이 없는 중소 병·의원들은 도산할 것이며 국내 중·대형 병원들은 선진 시술법을 따라 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과 함께 최대의 항암제 수입국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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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옥병(호서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독일의 암 정복에 대해 말하고 있다. ⓒ 김용민
15년간 독일에서 암 연구를 해온 최옥병(호서대 교수 및 생의학연구소장) 박사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내년 의료시장이 개방되는 것에 대해 “미국의 유명 암센터가 자유무역지구로 들어올 경우 국내 대형 병원들은 그들과 제휴해 밀월 관계를 가질 수 있지만 지방 대학병원이나 중소병원을 찾는 환자는 격감할 것”이라며 “선진화된 치료술이나 프로그램을 따라갈 수밖에 없고 결국 미국의 시녀 역할을 하는 국내 의료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국의 경우 자체적인 암 치료법을 개발하고 각국의 전통의학을 배워 자기들만의 시술법으로 활용하기에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우수한 한의학이 있으나 우리 국민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나 치료술이 낙후된 것 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위암, 간암이 많다”면서 “한의학 역시 한국에만 있는 것이기에 우리 체질에 맞는 치료약이나 치료법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또 “한의학 커리큘럼에 보면 종양치료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면서 “한의대 역시 암 전공 분야를 만들어 보다 전문적인 인재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시장 개방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최원호 홍보이사는 “개방이 된다면 주로 미국시장이 될 것”이라며 “처음 5년 가량은 국내의료 시장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적인 자세로 나올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 이사는 이어 “자유무역지구에 적용되는 의료보험은 비보험일 것이기에 돈 있는 사람들은 고급의 의료서비스를, 저소득층은 의료질의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선진 의료에 종속되고 중·소 병·의원은 자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최옥병 박사는 현대적 시술을 받는 암 환자가 전체 암 환자의 절반도 못 되며 나머지는 검증받지 못한 부분에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범국가적 차원에서 암의 예방과 치료를 정례화해야 한다는 것.
공영 TV뿐 아니라 직장인들 암 교육의 의무화, 초등학교부터의 암 예방교육 등을 통해 한해 평균 4조원(추정치) 가량에 달하는 암 치료비를 절약하는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익이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년 평균 암 선고를 받는 사람은 10만여명 가량이며 암 치료를 위해 드는 평균 비용은 1억에서 2억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수치는 의료보험 청구된 부분만을 통해 나온 수치이기 때문에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암의 경우 몇 배 이상의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화된 외국의 치료술이 들어올 경우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그들이 갖지 못한 우리만의 의료술을 개발하고, 보다 전문적이고 서민과 가까이 호흡하는 의료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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