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왜관읍 달오산을 아십니까

나의 안식처, 달오산

등록 2004.05.13 18:03수정 2004.05.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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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동트는 달오산 자락에 갈대는 흔들리고 짙은 안개가 정초롭다

동트는 달오산 자락에 갈대는 흔들리고 짙은 안개가 정초롭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손에 장갑을 끼고 투박한 모자를 꾹 눌러쓰고는 달오산을 향한다 찬 공기 훅훅 불며 뛰면서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오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봄부터 가을까지 달오산을 쉬지 않고 달리며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다람쥐 한쌍, 부는 바람, 반기는 벤치, 흔들리는 나뭇잎, 정겨운 등산객들을 맞이했다.


달오산은 아름답다. 크지도 작지도 않으면서 소박한 어떤 맛을 풍기는 독특한 우리들의 아니, 나의 동산이다. 왜관읍 시내에서 약 2km 떨어진 달오산은 연인들이 운동하기 좋은 마음의 휴식처다.

a 달오산에서 바라본 왜관 시내 전경. 달오산 굴참나무사이로

달오산에서 바라본 왜관 시내 전경. 달오산 굴참나무사이로

달오산은 월오산에서 유래했다. 달 월(月)자에 둑 오(塢)자를 써서 월오라 이름 붙였는데 서쪽에서 동쪽을 보면 산이 달 월 자 모양으로 두둑을 쌓아 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조선 단종 원년(1453)에 벽진인 이말정이 성주 명곡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와 그 자손들이 오늘까지 살고 있다 한다. 대사성 월오 이청균공의 호를 따서 월오라 불렀다고도 한다. 마을 뒤에는 오금재 고개가 있는데 이는 임진왜란 때 이여송이 지형을 보고 맥을 끊은 자리라 전해오고 있다.

달오산은 칠곡군(새마을과)에서 2001년 공공근로사업으로 등산로(3.1km)를 정비했다. 약 4개월에 걸쳐 철봉,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평행봉 등 8가지 종류의 운동기기를 중간 지점, 정상 부분 2군데에 설치했다. 올라가는 부분에는 미끄러지지 않게 나무를 박아 디딤 역할을 하게 했으며 중간 중간 쉼터 벤치를 만들어 숨이 찬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a (좌) 즐거운 가족산책  (중) 각종 운동 기구(2군데) (우) 쉼터의 벤치

(좌) 즐거운 가족산책 (중) 각종 운동 기구(2군데) (우) 쉼터의 벤치

정상까지의 등산할 수 있는 코스 길이는 약 450m이며 굴참나무가 시원하게 놓여져 있어 상쾌한 기분이 든다. 하루 약 30명의 등산객이 다녀간다.

달오산에는 온갖 종류의 새들이 기거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딱다구리를 비롯하여 외가리, 까치, 새똥지바퀴, 종달이 등등 20여종이 넘는다. 산과 바람과 나무와 사람이 어울어지는 곳이 바로 달오산이다.

달오산을 찾는 어느 산인의 속삭임을 들어본다

"가끔은 내맘사이로
별이 쏟아져 오곤 했었는데
오늘 월오산 나무사이로
달이 열리고 큰 사랑이 열리고
내 안으로 하늘을 오가는 징검다리처럼
별을 딛고 새벽을 마셨다"

달오산은 이렇듯 우리의 안식처요 풍요로운 마음의 고향이다.

a (좌) 철새들이 무리지어 있다  (우) 힘찬 걸음 밝은 표정 등산객

(좌) 철새들이 무리지어 있다 (우) 힘찬 걸음 밝은 표정 등산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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