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강이종행
"나를 바라보는 남자들 시선 부담스럽기도"
- 성전환수술 뒤 남자친구를 사귈 때 어느 정도 이해를 해주는지.
"그런게 궁금하구나! 난 그(성전환수술 하기) 전부터 남자친구를 만나 아름다운 사랑을 나눴다. 지금 내 모습은 그때와 변한 것이 없다. 코수술을 하고 당시보다 머리가 좀 짧고 예전 몸매가 좀 더 좋았다는 정도가 변한 점이다. 남자친구 사귈 때마다 '너무 결혼하고 싶다'는 얘기 듣는다. 연예인 하기 전까지 '너만한 여자 찾기 힘들다'는 얘기 들었다. 궁금하면 한번 사귀어 보든지."
- 이제 법적으로도 여성으로 인정받고 살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여성이라기보다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으로 보일 때가 많다.
"가끔 그런 얘기를 듣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연예인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비쳐진 이미지다. 여자연예인들이 노출이 심하고 섹시하게 보이려고 하는 분위기다. 연예인으로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그러한 이미지를 만든 것도 사실이다. 평소엔 나도 편하게 입고 다닌다. 사실 '인간극장'에서의 모습(솔직하고 인간적인 하리수)을 그리워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자기 자신이 상품인 연예인이다 보니.
처음 데뷔했을 때 사람들은 '하리수는 한두달이면 생명이 다할 것'이라고 화제성 연예인 정도로만 여겼다. 슬펐다. 사실 고민도 많이 했다. 버라이어티 쇼에서 오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나도 여자로서 예쁘게만 보이고 싶은데 말이다. 당시 남자친구는 '방송에서 그런 모습 보이는 게 싫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는 가수고 내 노래를 표현 한 것일 뿐이다. 솔직히 나를 성적으로 바라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부답스럽다. 학생들도 사회 나가면 경쟁해야 한다. 지금 성적을 가지고도 그러는 것 아닌가. 나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도 그렇게 안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 누드집을 찍지 않았나.
"애환이 있다. 내가 '노랑머리2'에 출현했을 때 노출신이 많았다. 그런데 인터넷에 제 몸을 보고 '너무 남자 같다'는 말 있었다. 소속사에서 누드집을 기획했던 것이다. 난 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분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반은 후회하고 반은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면 데뷔 때보다 지금은 나이가 들었고 당시 몸매가 더 좋았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너의 몸은 나만 보고 싶다'고 해 누드찍은 걸 후회했다.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것이다."
"난 한 명의 사람일 뿐... 앞장 서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 하리수씨는 트렌스젠더의 희망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 얘기 들으면 일단 쑥스럽다. 난 단지 한 명의 사람일 뿐이다. 여러분도 꿈이 있지 않나. 나는 한번도 여자가 된다는 꿈을 꿔본 적 없다.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냥 태어나서 살아오면서 사랑하는 대상이 달랐을 뿐이다. 그러면서 수술까지 생각했을 것이다. 가끔 '예뻐요'라는 소리 중에 '오빠'라고 하는 말도 들린다.
나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 지지하고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앞장서서 운동을 하거나 할 수는 없다. 난 그냥 한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날 보며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 여성과 연예인 지위를 얻었는데 어느 것에 더 만족하나?
"둘 다 만족하고 감사하다. 다만 앞으로 여자로서 연예인으로서 말고 아내로서, 훌륭한 연기자로서 가수로서 지위를 얻고 싶다."
- 연예인은 어떻게 됐는지.
"고등학교 때 이미 연예인을 꿈꿨다. 당시 모 연기학원을 다녔는데 선생님이 내게 '여자'역할을 시켰다. 그래서 내가 '저 남잔데요'라고 했더니 한순간 모든 시선이 모였다. '아 이곳 오래 다니기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6개월 코스였는데 2개월만 다녔다. 이후 탤런트 공채시험도 봤고 보조출연도 많이 했다. 하이틴 영화 학생 1, 학생 2로 출연했다."
"홍석천씨와 나 언론의 피해자"
- 처음에 홍석천씨와의 비교돼서 보도되곤 했는데.
"사실 내 고등학교 동창 중 이반(동성애자)으로 외국에 사는 친구도 있다. 사실 언론에서 홍석천씨와 날 갈라놨다. 하리수가 '게이를 싫어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말이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언론의 피해를 본 것이다. 사실 최근 홍씨는 처음 만났는데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자연스럽게 서로 대했다. 난 홍석천씨의 용기를 높이 사고 싶다. 재기 성공을 축하한다."
- 가슴 수술은 어디서 했나?
"강남 모 병원에서 했는데 후유증 때문에 왼쪽 어깨가 아팠다. 목디스크에 걸린 것 같이 어깨에서부터 목까지 아팠다. 그래서 외국에 나가 재수술했다. 팬카페에서 따로 말해주면 내가 어느 병원인지 말해주겠다."
| | "타자에 대한 이해 넓히기 위해 강연 준비" | | | 행사 준비한 서울미대 학생회장 강신현씨와 부회장 최유진씨 | | | | 행사가 끝난 뒤, 이번 하리수씨의 강연을 준비한 서울미대 학생회장 강신현씨와 부회장 최유진씨의 표정 역시 밝았다. 강연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까닭.
강씨는 이번 강연에 대해 "시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연예인 하리수씨가 아닌 인간 하리수의 삶에 대해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최씨 역시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만족해했다.
이번 강연을 준비하게 된 까닭에 대해 강씨는 "미술학도들이 타자를 보는 시각이 편협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미술하는데 지장을 준다. 사고를 넓히고 타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버렸으면 하는 생각으로 강연을 준비했다"고 답했다.
1달 전 하리수씨측에 강연을 부탁했을 때 의외로 쉽게 승낙을 얻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행사가 끝난 뒤 만난 하리수씨의 기획사 직원은 "언니가 호기심을 가지며 흔쾌히 승낙했다"고 귀띔해줬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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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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