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 놔두고 무소속 지지?

안동선 민주당 의원, 무소속 부천시장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 참석 '지지 선언'

등록 2004.05.21 17:50수정 2004.05.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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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개소식에 참석한 민주당 안동선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개소식에 참석한 민주당 안동선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정온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방비석 전 부천 부시장이 21일 오후 3시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안동선, 최선영 민주당 국회의원과 민주당 소속 시의원 등이 대거 참석해 민주당 후보 지지 대회를 방불케 했다.

이에 대해 조영상 민주당 부천시장 후보는 "안동선 의원의 경우 이해선씨를 지지하면서 이젠 방비석 후보 지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라며 "중앙당 보고를 통해 민주당을 탈당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개소식에는 약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안동선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해선 전 부천시장, 이경수 부천시원로협의회 회장, 강영태 전 부천시의원, 설희석 전 경기도의원 등도 모습을 보였다. 또 안익순, 이영우, 남상용, 김관수 부천시의회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해선 전 시장과 최선영 국회의원은 방비석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로 했으며 안동선 의원 또한 적극적인 지지 발언을 해 민주당 국회의원이 민주당 후보가 있는데도 무소속 후보의 당선을 돕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김관수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개소식에서 사회자는 "부천시민후보로 추대된 방비석 후보"라고 지칭했으며 부천자치신문 김선관 사장이 방 후보 경력을 소개했다.

안동선 의원은 축사를 통해 "내년이면 부천에서 정치인생 50년을 맞는다. 지금은 묘한 자리에서 묘한 입장에 선 것으로 처음 경험하는 자리라는 것을 솔직히 고백한다. 소속이 민주당으로 지난 총선에서 미역국을 먹었다. 중요한 것은 방비석 후보가 이번 시장선거에서 당선이 되는 것이다. 이는 단언해도 거슬리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이해선이라는 사람을 새로 발굴해 공천해서 시장으로 당선시켜 부천을 문화도시로 변화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원혜영 전 시장을 두 번에 걸쳐 당선시키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0년 정치 안목으로 방 후보에 시선이 갔다. 비록 소속은 다르지만 방 후보에게 부천시정을 맡기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이해선 전 시장은 "'저 사람이 왜 저기 서 있을까'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입후보 결심까지 인간적인 고뇌와 사나이 눈물을 보고 흔쾌히 선대본부장직을 수락했다"며 방 후보 지지로 돌아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연단에 나선 방비석 후보는 "2년 8개월 전 부천부시장으로 부임하면서 1800억원의 부채가 눈앞에 떨어졌다. 중부경찰서 옆 토지를 매각하는 등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한 결과 현재 부채가 11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금은 경영을 잘하는 사람, 민간 CEO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경제살리기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제에 주안점을 둔 공약을 강조했다.


한편 방비석 후보는 지난 2001년 부천시 부시장으로 부천과 인연을 맺은 뒤 원혜영 전 시장 사퇴 후 6월 5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조심스럽게 출마 의사를 표현해 왔다. 이후 열린우리당 입당을 위해 노력(?)했으나 불발된 이후 지난 4월 28일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나 최종 후보 결정에서 탈락한 뒤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시민후보 추대 ?

개소식의 최대 논란은 시민후보 추대라는 발언이다. 이미 지난 94년 시장선거에서 당시 시민단체가 이창식(당시 부천YMCA 사무총장) 후보를 시민후보로 추대하고 선거운동을 벌인 바 있다. 또 전국적인 선거에서 시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한 후보자들은 대부분 시민사회의 지지를 등에 업은 사람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시민후보 추대라는 발언은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

방 후보 개소식에서 사회를 본 김관수(성곡동) 의원은 "시민후보로 추대된 방비석 후보"라며 시민후보를 강조했으며 일부 언론에서도 "시민후보로 회심의 일전을 치르겠다"는 방 후보의 말이 인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 후보는 "시민이 바라는 후보라는 것 아니겠는가. 행정전문가 시장을 원한다는 마음에서 시민후보라고 표현했다"고 짧게 답했다.

또 하나의 논란은 현역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의원이 대거 개소식에 모습을 드러냈거나 사회를 봤다는 점이다. 안동선 의원은 축사에서 "묘한 자리"와 "묘한 입장"이라면서도 확실히 방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민주당 부천지구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안동선 의원의 경우 이해선 전 시장을 민주당 후보로 선출할 마음이었으나 최종 후보가 조영상씨로 결정되면서 방 후보 지지를 선언하게 된 것 아니냐"며 "민주당 소속 시의원의 경우에도 당초 한나라당에 입당했던 방 후보 지지를 위해 집단적 한나라당 입당을 계획했으나 한나라당 후보가 홍건표씨로 최종 결정되면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방 후보를 지지하게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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