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나무
데이브 펠처는 부모의 알콜중독으로 인해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심한 아동학대를 당해야 했다. 12살이 되어서야 겨우 부모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가 엄마로부터 당한 학대는 정말 끔찍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를 낳아준 엄마로부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탈출을 꿈꾸는 어린 소년. 늘 얻어맞아 온 몸에는 멍자욱이 가시지 않고, 먹을 것이 없어서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며, 온기 하나 없는 차고에서 담요 한 장 없이 추위에 떨면서 밤을 새우는 소년을 상상할 수 있을까? 주방의 음식물쓰레기 분쇄기에 개똥을 넣고 갈았다고 그걸 먹게한 데이브의 엄마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모습을 한 악마는 아니었을까?
엄마로부터 벗어났다고 해서 데이브에게 풍요로운 삶이 펼쳐진 것은 아니었다. 수양 가정을 전전하면서 살아야 하는 소년의 삶이 어찌 풍요로울 수 있을까. 사회의 냉대와 멸시하는 눈초리는 늘 그를 따라 다녔다. 도둑질을 하기도 하고, 학교에 불을 질렀다는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되기도 했던 소년은 낳아준 엄마의 음모로 인해 정신병원에 갈 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데이브 펠처는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지켜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그가 쓴 두번째 책으로 그의 아픈 개인사가 아로새겨져 있다.
이 책은 펴들고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엄마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당한 한 소년의 비명이 귓전을 울리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생각의 나무에서 펴냈다.
아인슈타인의 첫번째 아내는 불행했다
- <아인슈타인의 그림자> 밀레바 마리치의 비극적 삶
▲양문
아인슈타인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첫번째 아내 밀레바 마리치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첫번째 아내 밀레바 마리치에 관한 것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밀레바 마리치는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녀의 비극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모계의 유전인 고관절 탈골로 인해 그녀는 한평생 발을 절어야 했다. 물론 그것이 그녀가 공부를 하는데 큰 장애가 될 수는 없었지만 그녀의 삶에 비극적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사실이다.
뛰어난 학생이었던 밀레바는 대학에서 아인슈타인을 만난다. 밀레바의 능력을 알아본 아이슈타인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와 결혼한다. 결혼한 그녀는 아인슈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그의 연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 훗날 그가 노벨상을 타게 한다. 노벨상을 탄 아인슈타인은 이혼한 첫번째 아내 밀레바에게 상금을 전부 준다. 그것은 그녀의 공로를 인정한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그에 맞는 성공을 거두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천재적이었다고 일컬어진 밀레바 역시 그 능력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데 다 쓰고 말았다. 그리고 얻은 건은 이혼과 생활고, 평생 정신병에 시달린 둘째 아들이었다.
이제서야 그녀의 삶이 조명을 받는다고 해서 그녀가 살면서 느꼈던 고통들이 사라질까? 데산카 트르부호비치-규리치가 썼고 모형숙이 옮겼다. 양문에서 펴냈다.
백인이기를 거부한 어느 인디언 여인의 용기 있는 삶
- <내 이름은 용감한 새>
▲두레
인디언들은 아메리카의 원주민이었다. 백인이 아메리카로 이주를 시작하면서 인디언들은 대를 이어 살아오던 삶의 터전을 백인들에게 빼앗기고 몰락하게 된다. 그들은 보호구역 안에서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면서 구차한 삶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삶이 송두리째 흔들려버린 인디언 전사들은 허구헌날 술에 절어 아내와 자식을 패는 무능한 아버지가 되어 버렸고, 그들의 자식들은 백인들의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빈민으로 전락했다.
혼혈 인디언으로 태어난 '용감한 새'도 다른 인디언 여자와 다를 바가 거의 없었다. 술주정뱅이 계부 덕분에 10살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열다섯 살에는 성폭행을 당했다. 가톨릭 기숙학교에 입학하지만 차별과 멸시를 참지 못해 반항하다가 학교를 중퇴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 것은 '아메리칸 인디언 운동'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이후 '용감한 새'는 인디언 투쟁에 참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인디언으로서 거듭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이 책은 백인이 강요한 백인의 삶을 거부하고 인디언 여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택한 '용감한 새' 메리 크로우 도그(메리 까마귀개)의 이야기이다. 신홍민이 옮겼고, 두레에서 펴냈다.
미국 대선의 어두운 그림자
- 그레크 팔라스트의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민주주의>
▲평민사
부시는 2000년 대선에서 승리하여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당시 부시는 플로리다 주에서 재검표 소동을 벌이면서 537표 차이로 앨 고어를 누르고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 당시 플로리다 주지사는 부시의 동생 제브 부시였다.
선거가 끝나고 플로리다에서 부시가 승리를 한 것은 선거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브 부시가 고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들을 '선거권이 없는 중범죄자'라며 선거인 명부에서 제거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선거인 명부에서 제명하기 위해 작성된 명단의 인원은 5만7700명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정리된 명단은 그보다 훨씬 적었지만 최소한 부시가 고어를 이긴 537표보다는 몇 배 많았다고 한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그것도 민주주의가 가장 잘 실현되고 있다는 미국에서?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그레그 팔라스트는 취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그것을 토대로 기사를 썼고 책을 출간했다. 바로 이 책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민주주의>다. 자, 어떻게 돈으로 부시 일가가 미국을 사들였는지 한번 읽어보자. 그런데 저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미국인들은 부시를 가만히 놔두는 것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이지선이 옮겼고, 평민사에서 펴냈다.
일상에 찌든 어른을 위한 그림책
- 지미의 <지하철>, <내마음의 정원>
▲샘터
나는 날마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한다. 지하철역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왜 그리 삭막한지…. 전동차를 기다리며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은 늘 삶의 무게로 인해 지친 듯이 보인다. 출근할 때부터 지친 사람들은 퇴근길에도 지친 몸으로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고 전동차를 탄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들은 정말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혹시 새로운 환상의 세계로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살짝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하철>은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노란 우산과 하얀 모자를 쓰고 빨간 배낭을 멘 소녀가 지팡이를 짚고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소녀를 따라 지하철 역으로 한걸음씩 내려가다 보면 지하철 안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샘터
눈과 마음을 한꺼번에 사로잡는 환상적인 색조의 그림들을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볼 수 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색깔들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세계는 한 순간이나마 현실세계의 복잡하고 짜증나는 일들을 잊게 만든다. 내가 날마다 타는 지하철에 이런 세계가 정말로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지미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책은 <지하철>외에도 <내마음의 정원>이 있다. 이 책은 마음으로 읽어야 마음에 의미를 남길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여운은 아주 오래 향기처럼 남는 그림책이다. 샘터에서 이 예쁜 책들을 펴냈다. 두 권 다 백은영이 옮겼다.
| | 그밖에 소개하고 싶은 신간들 | | | | <나비따라 나선 아이 나비가 되고> - 뜨인돌 이가영 지음
<레인보우 식스> 전 4권 - 노블하우스 톰 클랜시 지음 (김홍래, 안연모 옮김)
<회남자> 한대 지식의 집대성 - 사계절 이석명 지음
<실다의 똑똑한 사람들> - 사계절아동문고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장편동화 (유혜자 옮김)
<세계사 편력> 1,2,3 - 일빛 자와할랄 네루 지음(곽복희, 남궁원 옮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의 비밀> - 큰나무 페드로 팔라오 폰스 지음 (유혜경 옮김) | | | | |
로스트 보이
데이브 펠처 지음, 신현승 옮김,
생각의나무, 2004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