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숭어와 밴댕이가 제 철입니다

강화, 창후리 선착장 풍경(1)

등록 2004.06.07 11:31수정 2004.06.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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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횟집에서는 방금 잡아온 새우를 갈무리하느라 손길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횟집에서는 방금 잡아온 새우를 갈무리하느라 손길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 박철


창후리 포구에는 생선 비린내를 맡고 갈매기 떼가 어지럽게 비상을 합니다. 횟집에서는 방금 잡아온 새우를 갈무리하느라 손길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어항에는 어른 팔뚝만한 숭어가 가득합니다.


모내기철 전후에 올린 숭어나 밴댕이는 맛이 일품입니다. 겨울에 먹이활동이 적었던 고기들이 다이어트를 했다가 봄을 맞아 왕성한 먹이활동으로 막 살이 올라 육질에 탄력이 있고 졸깃졸깃하여 회로 먹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망종(芒種) 지나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들었습니다. 포구에 바람이 붑니다. 강렬한 햇살이 갯벌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옅은 해무(海霧)가 끼어 바다는 초록색 물감으로 칠해 놓은 것 같습니다. 어선들은 이제 출항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a 고기잡이 배가 잠시 정박 중입니다. 곧 출항을 하겠지요.

고기잡이 배가 잠시 정박 중입니다. 곧 출항을 하겠지요. ⓒ 박철


어부들이 배에 시동을 걸고 깃발을 올리고 바다로 나갑니다. 미리 쳐놓은 그물을 당기며 이려 소리를 힘차게 외칩니다. 그물을 당기는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갑니다. 그물에 고기비늘이 번쩍이고 고기가 많이 잡혔으면 어부들은 환호를 합니다. 갑판에 그물을 쏟으면 시퍼런 고기들이 팔딱거리고 어부들의 온갖 시름이 사라집니다.

바다에 온갖 생명의 보화가 가득합니다. 그 바다 위에 배를 띄워 놓고 고기를 잡아 올리는 어부들의 마음은 땅에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마음과 똑같습니다. 출항을 준비하는 어선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때로는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가 쳐도 어부들은 바다를 탓하지 않습니다.

a 갈매기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갈매기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 박철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치면 고기가 더 많이 잡힙니다. 바람이 불면 배는 더 빨리 갑니다. 깊은 바다를 향하여 나가는 어부들 심정으로 우리는 인생의 항해를 합니다. 또 어디에다 그물을 던질 것인가? 그것도 내 판단에 의해 결정됩니다. 우리의 삶이 다하는 날, 고기를 잔뜩 실은 배처럼 만선의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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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기자는 부산 샘터교회 원로목사. 부산 예수살기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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