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로 변신한 동티모르 대통령

[현장] 조선대와 친선경기서 골키퍼 활약

등록 2004.06.13 23:21수정 2004.06.1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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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구스마오 대통령이 친선경기 중간에 직접 골키퍼로 나서 순천중앙초등학교 축구부 선수들과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패널티킥' 행사를 갖고 있다.

구스마오 대통령이 친선경기 중간에 직접 골키퍼로 나서 순천중앙초등학교 축구부 선수들과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패널티킥' 행사를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13일로 전남 순천 방문 이틀째를 맞은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은 '2004 순천 평화축제'에 참여하는 등 바쁜, 그러나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구스마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 '평화 걷기대회'에 참가해 시민들과 함께 순천 거리를 걸었다. 조충훈 순천시장, 서갑원 열린우리당 의원, 이회숙 하이순천 이사장 등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걷기대회는 과거 순천시민들이 민주화를 염원하며 행진하던 코스인 순천대∼순천시청까지 3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이회숙 하이순천 이사장은 "세계 평화운동의 상징인 구스마오 대통령과 함께 평화 걷기대회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오늘 시민들이 내딛는 작은 발걸음이 평화와 자유를 향한 큰 전진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린이들과 함께 대열의 선두에서 걸어가던 구스마오 대통령 역시 "이 행사가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뜻깊은 발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a 구스마오 대통령이 13일 오후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평화걷기대회'에 참석해 서갑원 국회의원, 조충훈 순천시장 등 시민들과 함께 거리를 걷고 있다.

구스마오 대통령이 13일 오후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평화걷기대회'에 참석해 서갑원 국회의원, 조충훈 순천시장 등 시민들과 함께 거리를 걷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구스마오 대통령, 축구친선경기에서 골키퍼로 나서

평화 걷기대회를 마친 구스마오 대통령은 동티모르 축구 국가대표팀과 조선대학교 축구팀(감독 한영일)의 친선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오후 3시경 순천 팔마체육관에 도착했다. 동티모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국인 김신환(47)씨.

김 감독은 지난 3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32개팀이 출전한 가운데 열린 '리베리노컵 국제소년 축구대회'에 처음으로 해외 출전한 동티모르 유소년팀을 이끌고 우승컵을 거머쥐어 동티모르 국민들의 영웅으로 자리잡았다.

이날 축구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던 구스마오 대통령은 등번호 1번을 달고 동티모르팀 골키퍼로 10여분간 활약하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젊은 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구스마오 대통령은 경기 시작 3분여가 지난 순간 조선대팀의 코너킥을 정확한 펀칭으로 막아내 500여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또한 구스마오 대통령은 전반전이 끝난 후 휴식시간에 '평화를 염원하는 페널티킥'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5명의 순천 중앙초등학교 축구부 선수들이 차서 날린 축구공을 구스마오 대통령이 막아내는 것.

이회숙 하이순천 이사장은 "평화의 상징인 어린이가 공을 차넣고 세계의 대표적 평화운동가인 구스마오 대통령이 골키퍼로서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 한 골 넣을 때마다 세계 평화가 그만큼 가까워지는 것을 염원하는 뜻에서 준비했다"며 페널티킥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골키퍼로 나선 구스마오 대통령은 다섯 어린이들의 매서운 공 중 1개를 막아내고 세 골을 내주었다. 나머지 한 개의 공은 어린이의 실축으로 골대를 벗어났다. 이날 동티모르팀과 조선대팀간의 친선경기는 2:2를 기록하며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종료 후 축구경기장을 나선 구스마오 대통령은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평화콘서트'를 관람했다. 이 콘서트에서는 동티모르의 평화를 기원하는 뮤지컬이 공연됐고, '평화와 손맞잡고'라는 이름의 앨범이 헌정됐다.

구스마오 대통령은 14일 오전 서울로 이동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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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모르 대통령이 순천에 오는 까닭

a 전반 10분여 동안 골키퍼로 확약한 구스마오 대통령은 조선대팀의 코너킥을 정확한 펀칭으로 막아내 500여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전반 10분여 동안 골키퍼로 확약한 구스마오 대통령은 조선대팀의 코너킥을 정확한 펀칭으로 막아내 500여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a 동티모르 축구 국가대표팀과 조선대학교 축구팀의 친선경기 장면.

동티모르 축구 국가대표팀과 조선대학교 축구팀의 친선경기 장면. ⓒ 오마이뉴스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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