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 박영선 대변인 등 열린우리당쪽에서 전여옥 대변인과의 토론을 기피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 분이 안 나오시면 딴 분이라도 나와서 얘기를 해 달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토론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꼭 그 분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토론 끝나고 흥분을 하면서 그러더라. '우리당 의원이 전여옥씨와 토론을 하지 않는 것이 전여옥씨가 잘나고 훌륭해서 그런 줄 아느냐, 상대하기 싫어서 그런다'고. 예상보다 점잖지 못하더라. 그래서 '저도 지금 한국 사회가 불안해서 병풍사건의 김대업 같은 사람을 변호했던 최재천 변호사와 같이 토론을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속으로만 말했다."
-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왜 전 대변인과 토론을 기피한다고 생각하나.
"'누구라서 안된다'가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면 모든 요구에 응해야 한다. 나는 앞으로 서프라이즈와도 인터뷰를 할 것이다. 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매체를 존중한다. TV토론에서 내가 기분 나쁘다면 나에게 요구하면 되지 않나? 말을 천천히 해달라든가, 아니면 1분씩 얘기하자든가, 그렇게 요구할 수 있고, 뭐든지 들어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꼭 김혁규 총리로 가야 한다고 강변을 했던 것처럼 (나와의 토론을 기피하는) 이유가 명확치 않다. 그러나 섭섭하지 않다. 이해한다."
- 유시민 의원과의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인큐베이터' 논란이 있었다. 전 대변인이 말꼬리 잡기식 토론을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게 왜 말꼬리 잡기인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러면 모든 토론 자체가 말꼬리를 잡는 것이 된다. 유시민 의원이야말로 말꼬리를 잡았다. 내가 말꼬리를 잡은 적 없고, 중간에 말 자른 적도 없다. 유시민 의원이 노 대통령을 '시대의 미숙아'라고 한 것은 옳은 말이었다. 미숙아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우리 삶의 상식 아니냐.
노 대통령의 생각이 받아들여질 수 없는 시대를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 노 대통령이 자기 생각의 현실화와 한국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미숙아인 상태로 나와, 본인도 괴롭고 온 국민을 고생시킨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큐베이터는 반드시 8개월만에 나온 아이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성숙시킨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유시민 의원은 언어에 대한 해석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 그동안 많은 사람들과 설전을 벌여왔는데, 상대 토론자들의 장단점을 뽑으라고 한다면.
"유시민 의원은 나름대로 선수다. 준비도 많이 해오고, 새로운 언어와 표현을 항상 고민하는 분이다. 그러나 유 의원을 굉장히 좋아하는 '유빠'도 있지만, 유 의원을 굉장히 싫어하는 계층도 있다. 유 의원은 토론할 때 상대에 대한 배려나 존경이 너무 없다. '그렇게 얘기하면 안된다'며 거두절미하고 들어간다든지, 중간에 말을 짜르면서 상대를 공격한다. 또 가장 위험한 것은, 유 의원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본다는 것이다. 유 의원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분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교환하는 거래 장터가 토론장이라고 생각하는데, 유 의원은 교환 의지가 없다.
최재천 의원은 변호사로서 훌륭했던 것 같지 않다. 변호인은 일단 많이 들어야 한다. 논리가 틀렸다는 것은 판사가 판단할 일이지, 변호사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내가 뭘 질문하면 '그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겠다'면서 시작을 하더라. 이것은 변호사였다면 직무유기다. 토론회에 나와서 그렇게 얘기하면 곤란하다. 인신공격을 막 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하자면 나도 할 게 있었지만, 하지는 않았다.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으면 토론회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고, 나왔으면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