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이 미선이 추모비김태우
2002년 6월 13일 오전 10시경, 바로 이 고갯길에서 미 2사단 44공병대 소속 워커 마크 병장이 운전하는 전차에 치여 두 소녀가 우리 곁을 떠났다. 화가와 안무가가 되는 게 꿈이었던 두 소녀는 당시 친구의 생일 잔치에 가는 중이었다. 미군은 당시 6.6m였던 도로폭을 훨씬 넘는 전차를 무리하게 이 고갯길로 운행시켰다.
그 아이들이 살해당한 지 어느덧 2년이 흘렀지만 과연 무엇이 달라진 걸까. 나중에 그 애들을 만나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혹시라도 사람들이 그 때의 참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슴에 묻어 두려는 건 아닐까. 혹시라도 먼 옛날의 일처럼 이 고갯길에서 벌어진 비극을 벌써 잊어버린 건 아닐까. 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