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20년 만에 발견된 허 일병 사체 현장 사진.국방부
의문사진상위는 사건 발생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허 일병의 사체 현장사진 2장이 추가로 발견된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국방부가 사진 발견 경로와 출처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의문사진상위는 "입수한 국방부 특조단 기록 가운데 당시 헌병대 기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현장사진 2장이 사건 발생 후 최초로 발견됐다"며 "국방부는 기타 사진과 기록이 존재하는지의 여부와 새로 발견된 사진 2장에 대한 출처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문사진상위는 이와 관련해 "새롭게 발견된 현장사진을 국방부 특조단이 어떠한 경위로 입수했는지에 대해 특조단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하고자 했으나 출석을 하지 않아 입수 경위에 대해 조사하지 못했다"고 국방부의 비협조를 문제 삼았다.
의문사진상위는 또한 "본 위원회는 2002년 국방부의 요청으로 허원근 사건 조사기록 일체를 진상규명 차원에서 특조단에 제공했다"며 그러나 "국방부에 허 일병 사망사건 조사자료 일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주요한 자료는 아직까지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국방부의 비협조를 질타했다.
의문사진상위 관계자는 19일 "의문사진상위는 '의문사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에 근거해 조사를 진행한 반면 국방부 특조단은 조사활동의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인(사건 당시 관련자)을 상대로 조사했다"며 "피 진정 기관에 해당되는 국방부가 임의로 특별 조사한 것은 의문사진상위의 조사에 대한 물타기 성격이 짙다"며 국방부의 수사에 대해 문제삼았다.
28일 허 일병 조사결과 최종 발표… 허 일병의 "옷에 흡수됐다" 국방부 해명
국방부는 18일 '의문사진상위'의 조사발표 이후, 이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방부는 이날 "공문이 수정된 것은 행정상의 실수이며 최초의 상황 보고서에 기록된 총번과 실제 총기 번호가 일치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총구에 의한 허 일병의)몸에서 나온 피는 껴입은 옷에 대부분 흡수되었으며 미세한 뼛조각(골편)은 사진에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사진만으로 사체가 옮겨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며 의문사진상위의 조사결과에 대해 반박했다.
의문사진상위는 지난 6개월 동안 진행된 허 일병 사망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오는 28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의문사진상위 관계자는 19일 "허 일병 사건은 20년 전에 발생했지만 군 의문사의 모든 문제가 담긴 상징적인 사건으로 현재진행형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며 "허 일병의 죽음에 대한 진실규명을 통해 군대 내에서 더 이상 의문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사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육군 제7사단 3연대 1대대 3중대에 근무하던 허 일병은 지난 84년 4월 2일 좌우 가슴과 머리 등 모두 3곳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헌병대는 "허 일병이 중대장의 가혹행위에 의한 군복무 부적응으로 폐유류고 뒤에서 자신의 M16 소총으로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제1기 의문사진상위는 "술에 취한 노모 중사가 M16 소총을 들고 난동을 부리다 오발해 허 일병을 숨지게 했으며 이를 자살 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폐유류고로 옮긴 뒤 총 2발을 더 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아 군 수사당국의 발표를 뒤집었다.
국방부는 자체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법의학 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허 일병이 자살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의문사위가 허 일병 사건을 타살로 날조하고 조작해 군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켰다"고 반박하는 등 허 일병 죽음을 둘러싼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