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파병반대 국민행동 기자회견문

등록 2004.06.23 15:22수정 2004.06.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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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파병철회국민행동이 23일 낮 12시 15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발표한 긴급기자회견문 전문이다...편집자주

김선일씨 피살 사건에 즈음한 제시민사회단체 긴급기자회견문

무사귀환을 바라는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김선일씨가 끝내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되고 말았다.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충격과 비통스런 마음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먼저 비탄에 빠져있을 김선일씨 가족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인사를 전한다.

이라크 무장단체의 김선일씨 납치살해는 명백히 반인도적인 범죄행위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부당한 침략전쟁과 무자비한 점령정책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분노와 저항을 십분 이해한다 하더라도 민간인을 납치 살해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김선일씨의 무사귀환과 한국군의 파병철회를 위해 노력해 온 한국 평화세력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고 끝내 살해로 화답한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분노를 극할 수 없다. 우리는 엄중히 촉구한다. 이라크 저항단체들이 한국을 비롯한 평화세력들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반인도적인 민간인 납치 살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정부당국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김선일씨 납치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무능력의 극치를 보였다. 더욱이 정부는 납치단체들이 파병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파병방침 변경불가만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였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김선일씨를 살릴 의지가 있었는가?


"아들이 살해위험에 처했는데도 정부가 추가파병 방침을 밝혀 죽게 했다"며 "시신을 외교통상부 건물에 묻겠다"고 절규하는 김선일씨 어머니의 목소리를 온 국민의 마음이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생명보다 중요한 국익이 도대체 무엇인가? 도대체 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를 믿고 이 나라의 젊은이들을 어떻게 죽음의 사지로 보내란 말인가?


이라크 파병에 찬성하고 부추겨 온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정치권 또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국민들이 김선일씨를 살펴보겠다고 촛불을 들고, 알자지라 사이트에 호소글을 남기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을 때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한미동맹은 누구를 위한 동맹인가?

외신보도에 따르면 김선일씨 납치는 5월 30일경에 이루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설사 6월 17일이라 하더라도 미군납업체 직원인 김선일씨의 납치사실을 미군이 몰랐을 리 없다. 미군은 김선일 납치 사실을 알고도 한국군 추가파병의 최종결정을 위해 숨긴 것이 아닌가?

우리는 미국에 묻는다. 이것이 과연 당신들이 말하는 한미동맹인가? 도대체 미국은 전세계인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 넣는 그 더러운 침략전쟁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한국정부에 묻는다. 한국민의 생명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는 미군을 위해 우리는 왜 피를 흘려야 하는가?

제2, 제3의 비극을 막기 위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김선일씨는 조국을 향해 살려달라고 호소했지만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은 그를 버렸다. 김선일씨의 시신을 앞에 두고도 대통령은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한국군의 파병은 '평화재건'을 위한 것이라는 거짓말만 계속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선일씨 가족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무모한 파병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 촉구한다. 더 늦기 전에 진정 더 늦기 전에 국회가 나서서 이 어리석은 파병결정을 철회하라. 이것만이 제2, 제3의 비극을 막는 길이다. 이것만이 진정 이라크의 평화를 위한 길이다.

우리는 일부 언론의 보복선동을 경계하고 반대한다

납치살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행위지만 또 이를 이유로 보복을 선동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성숙하고 이성적인 대응을 간절히 촉구한다.

온 국민이 나서서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김선일씨에 대한 추모와 파병철회, 평화의 마음을 모으자. 이제 국민이 나서야 한다. 김선일의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다. 국민들이 나서서 김선일씨를 가슴에 묻고 제2, 제3의 비극을 막아내기 위해 힘을 모으자. 어리석은 파병을 중단하고 이라크의 진정한 평화에 기여하는 길을 찾자. 이에, 우리는 고 김선일씨를 애도하며 다음과 같이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첫째, 매일 저녁 7시 서울의 광화문과 전국 주요도시에서 열리는 김선일 추모·파병중단을 위한 추모촛불집회에 참여하자.
둘째, 오는 6월 26일 서울과 전국각지에서 열리는 범국민추모대회를 참가하자.
셋째, 모든 단체, 사무실마다,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와 파병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자.
넷째, 모든 국민들이 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자.
다섯째, 모든 네티즌들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추모와 파병중단을 촉구하는 글쓰기, 서명운동 등을 벌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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