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1주일만에 영화 한 편 만들기

'20대 영상세대들의 도전' 대구 2004 하계 영화제작 체험학교

등록 2004.07.01 10:28수정 2004.07.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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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학교 포스터
영화학교 포스터허미옥
'1주일만에 영화 한 편이 뚝딱?' 아니 벌써 4일이 지나버렸다. 20대 청춘을 불사르는 젊은이들 15명이 모여 1주일 동안 합숙훈련을 거쳐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모두 체험하고 그 결과물로 ‘16mm 단편 영화 1편‘을 완성한다.

영남권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제1회 하계영화제작체험학교(이하 영화학교)는 한국미디어교육연구소(소장 나경애)와 대구경북디지털영상포럼(대표 도장수)에서 공동 주최하고,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7월 3일까지 5박 6일동안 대구산업정보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1시 영화촬영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구산업정보대학 4층 세미나실. 15명의 학생과 강사가 함께 16mm 카메라, 필름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고 있다. 강의 주제는 ‘영화촬영‘이지만 영화 제작과 관련된 전반적인 질문들이 마구 쏟아졌다.

촬영관련 이야기 도중에 <매트릭스> 특수촬영이 도마에 오르더니, 갑자기 영화 엔딩부분에 소개되는 스태프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하다가, 또다시 영화 <비트>에서 붐마이크가 잠시 비췄던 옥에 티 부분이 소개되었다.

붐마이크 부분에 이르자 갑자기 강의실이 술렁거리며 여기저기에서 ‘마이크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되었다. ‘방송처럼 개인 마이크로 몸에 부착하자', '트라이 포트 등 기계로 대체하고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레일을 사용하자', '고정된 자세로 오래 버티기 힘들다' 등등.

영화학교 수업분위기는 자유롭고, 강의 중간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쏟아진다
영화학교 수업분위기는 자유롭고, 강의 중간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쏟아진다허미옥
결국 산발적으로 던져진 이야기들은 어느새 이날 강의를 맡은 도장수(대구대 영상애니메이션과 강사·대구경북디지털영상포럼)씨에 의해 정리되었다.

“방송은 소리를 모아서 송신하는 시스템이고, 영화는 현장녹음이므로 시스템이 다르다“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미국에서는 후반작업 즉 더빙을 하지만 한국은 동시녹음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나경애(한국미디어교육연구소장·영진전문대) 교수는 “7차 교육과정에 의해 고등학교 선택 교과로 영화가 선정되었지만 입시 중심의 교육 현실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편성 운영되고 있지 않다“라며 “영상세대가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지만, 대구지역의 경우 유독 그 문화를 수용하고 활용하는데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사진 영화 영상관련 학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제작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영화 영상에 대한 제작투자 또한 전무한 것이 현실"임을 강조했다.


한편 도장수씨는 “영화가 가지는 또다른 매력은 낯선 사람들이 모여 2, 3일 작업을 하고 나면 가족 같은 공동체가 형성되는 장점"이라면서 “‘사회의 쓴맛을 봐야 인생을 안다‘는 형태의 체험보다는 필름과 카메라를 직접 만져보고, 제작하는 과정 속에서 ‘보는 영화‘이외에 ‘제작자‘가 가지는 색다른 매력을 만끽했으면 한다“고 영화학교에 참석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5박6일 합숙, 20대 영상세대들의 도전'- 영화학교에 참석한 수강생과 강사들
'5박6일 합숙, 20대 영상세대들의 도전'- 영화학교에 참석한 수강생과 강사들허미옥
영화학교는 ▲영화시나리오 수업 ▲영화촬영 - 16mm 필름 카메라 원리와 작동방법 ▲프리미어를 이용한 편집 ▲영화사운드 디자인 등의 수업과정을 거쳐 ▲최종작품 완성단계에 이른다.

한국미디어교육연구소 관계자는 영화학교 경험을 바탕으로 초중고 미디어교육교사연구회와 함께 “영화제작 체험교육을 통한 초중고 미디어교육교사 연수 프로그램과 초·중·고생을 위한 영상, 영화 학교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신비한 기계 직접 만져보다니?"
[인터뷰] 안동과학대 광고영상디자인 2학년 김동주군 (21)

▲ 안동과학대 광고영상디자인 2 김동주군
- 영화학교 참석하게된 계기는?
"영화는 극장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제작과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일부밖에 안된다. 영화 제작 자체에 흥미도 있고, 미래 직업도 그쪽으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 참석하게 되었다."

- 관심 있는 영화장르는?
"공포물, 특히 단순히 무섭기만 한 공포물이 아니라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적 반전을 가져오는 스토리 중심의 공포물을 만들고 싶다."

- 이번 영화학교를 통해서 제작되는 영화에 대해 조금만 소개해준다면?
"장르는 정해졌지만 계속 각색 중이어서 내용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일단 코미디 장르이며, 일상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어보는 것이다. 대본을 작성하는데도 영화학교 참석자 전원이 함께 하기 때문에 대사 하나에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코미디물이기 때문에 지루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

- 영화학교와 기존 학교수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방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신비한 기계, 예를 들면 16mm카메라 등을 직접 만져보고 촬영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뿐만 아니라 학교수업은 자기 의지와는 달리 학점 때문에 듣는다면, 영화학교는 관심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 참가자 전원이 적극적이고, 강의내용도 완전 토론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이후 계획은?
"일단 여기서 배운 경험을 토대로 남은 학기 동안 동아리도 만들고 단편영화를 제작해보고 싶다. 사회 부조리나 주요한 사회적 이슈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영상물을 고민중이다." / 허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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