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젖줄' 낙동강유역 적조 발생

경북 왜관서 발생...하수처리장 조기완공 절실

등록 2004.07.02 16:34수정 2004.07.0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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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생활폐수 찌꺼기로 보이는 슬러지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왜관 낙동강 유역에 나타난 적조현상이 낙동강 오염정도를 가늠케 해준다.

생활폐수 찌꺼기로 보이는 슬러지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왜관 낙동강 유역에 나타난 적조현상이 낙동강 오염정도를 가늠케 해준다. ⓒ 이성원

대구시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왜관읍 낙동강이 생활 폐수로 심하게 오염, 적조 현상까지 발생해 '영남의 젖줄'을 보호하기 위한 하수처리시설 조기완공 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에서 나오는 생활 폐수는 낙동강변 제방에 설치된 8개의 수문을 통해 대구-부산 등 하류지역 식수로 사용하는 낙동강으로 바로 유입된다.

그러나 낙동강으로 유입되기 전 강 유역에 고인 물은 적조(赤潮) 현상을 보이거나 심하게 오염된 상태에서 강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적조현상은 바다에서 사는 플랑크톤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져 바닷물이 붉은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물의 흐름이 별로 없는 곳이나 강 하류 및 육지에서 가까운 바다 등에서 많이 일어난다.

환경전문가에 따르면 적조는 각종 폐수 속에 질소나 인처럼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는 여러 중금속과 유기물을 많이 함유, 플랑크톤의 번식이 왕성해져 물 속의 산소 부족으로 생태계 파괴 등을 가져온다.

적조가 발생한 강변 등지에는 폐수찌꺼기로 보이는 슬러지(sludge)가 더덕더덕 붙어있고 폐수가 나오는 수문-하수도 등에서는 악취가 나기도 한다. 낙동강이 아닌 '낙똥강' 일부 유역의 오염정도를 짐작케 하고 있다.

그러나 경북 칠곡군청 관계공무원은 지금까지 이곳의 수질오염도를 한 번도 측정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오염 원인은 생활폐수가 하수종말처리장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칠곡군청 관계공무원에 따르면 2002년 오수처리시설 기준이 강화되기 전 단독정화조 시설로 건축허가가 나간 1462곳에서는 화장실 분뇨만 정화될 뿐 화학세제 등이 섞인 생활폐수는 그대로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생활폐수까지 정화하는 오수처리시설이 설치된 곳은 470곳뿐이다.

하수처리시설 건설업체인 칠곡엔바이로㈜가 칠곡교육청 인근 수문으로 나오는 생활폐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하수종말처리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는 이 기준치 10ppm의 25배인 257ppm,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215.2(기준치 40), SS(부유물질)는 기준치 10의 178배인 1780, T-N(총 질소)은 36.06(기준치 20), T-P(총 인)는 4.67(기준치 2)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군은 왜관지역 생활폐수의 완벽한 처리를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왜관하수처리장 1단계 증설공사를 추진해 왔으나 민간위탁 사업자 선정지연 등으로 지난해 3월 기공식을 갖고 현재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 2월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왜관읍 호국의 다리∼왜관8리 달오마을간 낙동강 제방을 따라 국도 67호선 등의 연장공사와 연계해 시공되는 차집관로 1구간(3km) 공사는 편입부지 보상을 놓고 주민들과 협의가 지연되는 등 이유로 내년 2월 완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왜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맡은 시공사측은 "하수처리장이 들어서면 정화조 없이도 맘대로 생활폐수를 흘러보내도 낙동강수질이 개선되는 만큼 토지보상 등에 있어서 민관이 적극 협력, 하루빨리 증설공사를 끝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각 가정에서는 하수처리장 증설이 될 때까지 낙동강으로 바로 나가는 생활하수를 가능한 깨끗한 물로 내보내 영남의 젖줄이고 식수인 낙동강을 살려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환경부 등은 낙동강 수계인 대구-부산-경남지역 11곳의 정수장에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이 검출됐으며 정수장 3곳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 이상으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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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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