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 선생님과 아이들김갑수
잠시 후, 4학년을 맡은 김영갑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선생님! 잠시만 시간 좀 내주시죠?”
“아이들과의 약속 때문에…. 좋습니다. 빨리 끝내주신다면….”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차별화된 공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 같은데, 체험학습은 어떻게 계획되나요?”
“교사들이 계획안을 세워서 학부모 운영위원회나 연석회의에 제출하면 계획안이 결정되죠. 그래서 타 학교보다 교사들의 업무가 많은 편입니다.”
“현행법상 천안과 아산지역 학생들이 거산분교에 입학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에 ‘개방형 학구제’를 충남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저희 학교의 정체성을 지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은 전면적인 ‘개방형 학구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전학에 대한 것은 농촌학교 살리기 차원에서 개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본교 승격을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 분교다 보니 예산부족으로 시설이 열악한 상황입니다. 충남도교육청이 소규모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정책은 농어촌 학교에 대한 인식과 상황판단이 결여된 정책입니다. 타시도 같은 경우는 분교가 본교보다 인원이 작아도 본교로 승격시켜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방형 학구제’의 필요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천안·아산 등 도심지역에는 학생의 과밀현상이 발생되고 있고, 폐교위기에 높인 학교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개방형 학구제’는 도시화, 탈 농촌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환경은 변화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가진 교육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가끔 우리 학교로 전학을 원하는 학부모로부터 ‘거기 거산 대안학교 맞나요?’라는 전화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저는 분명하게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우리들이 추구하는 교육은 ‘공교육 내에서의 대안교육’입니다.
실제로, 올 6월에 거산분교 학부모회에서 발행한 ‘거산분교 본교 승격을 위한 정책 자료집’을 보면, 같은 분교간에도 예산지원의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산 운산초 남중분교의 경우 유치원생을 포함하여 42명의 학생들에게 연 예산이 약 5700만원(1인당 135만원)이 지원되는데 반해 거산분교는 148명에게 연 5100만원(1인당 35만원)이 지원되고 있고, 경기도의 남한산초등학교의 경우 151명에게 연 1억3천만원(1인당 86만원)이 지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대해 거산분교 학부모 일동을 비롯하여 총동문회, 지역주민들이 본교승격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지만, 아산교육청은 “거산분교의 현재 학생수 증가는 아파트 및 공장 건축 등 지역여건의 변화로 인해 주민이 이주하여 발생하는 자연 증가가 아닌 집단 전입에 의한 인위적인 증가”라는 이유로 본교승격을 거절했고, 오히려 “송남초와 거산분교가 100여명의 아동수로 각각 운영하기보다는 2개교가 통합하여 200명 내외의 아동수와 도시학교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추며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전원형 작은 학교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결국 집단 전입에 의해 인위적으로 증가된 학생은 거산분교의 실질적인 학생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있었던 충남도 교육감 선거에서도 거산분교의 사례를 들어 ‘개방형 학구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당선된 오제직 교육감은 시민단체의 공개질의서에 대한 답변으로 ‘개방형 학구제’의 시행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본교로 승격되면 재정적 지원은 이루어지겠지만 교장, 교감선생님이 오시게 되면 자율성이 위축되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