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7일 노조 사수대가 회사측의 용역동원에 대비해 정문을 지키고 있다이정희
"근로조건 개선과 노조탄압 중지"를 요구하며 충남 아산의 ㈜대성엠피씨 노동조합(이하 대성노조)이 전면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이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어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성엠피씨(대표이사 이형집)는 국내 음료수, 분유 등 각종 깡통의 겉 표면 인쇄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견업체로서, 노조가 사측의 성실한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20일 전면파업에 돌입하였고 26일 회사측이 직장폐쇄로 맞선 것이다.
노조 "일한 만큼 정당하게 대접받고 싶다"
이번 파업을 이끌고 있는 대성노조 서종석(38) 지부장은 "지난 30여년간 회사측이 각종 편법과 탈법으로 노동자들의 월급을 횡령했으며, 고용주가 노조 설립과정에 관여하여 집요하게 노조설립활동 포기를 회유하거나 협박하며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끝까지 투쟁하여 사측의 비인간적 대우와 부당노동행위를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노조측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실제로 이 회사는 설립 이래 각종 탈법을 동원하여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이 법적으로 청구 가능한 지난 3년간만 추산하여도 약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12시간 2교대 근무를 하는 이 회사 특성상 잔업수당은 주간 임금의 150%, 심야수당은 50%를 추가로 지급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잔업수당은 시간당 상한액을 4410원으로 동결하고 심야수당은 아예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회사측은 주5일제 실시를 빌미로 기본급을 일방적으로 삭감하여 보전수당 명목으로 전환하는 등 '실질임금의 저하 초래 금지'를 규정한 노동부 지침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 회사에 16년간 근무한 생산직 여사원의 기본급이 '60만원'인데 비해, 2년차 고졸 사무직의 기본급은 '75만원'이었으며 각종 수당을 합한 총액에서도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측은 "이러한 부당행위에 맞서 지난 4월 노동자들이 노조설립에 나서자 회사측은 각종 회유와 협박을 해왔다"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 지부장은 "우리가 노조 설립에 나서자 회사측에서는 노조는 무슨 노조냐 그냥 '노사협의회'로 하자고 계속 주장하거나, 개인들을 불러내 노조에 참여하지 말 것을 회유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회유가 거부되자 그러면 민주노총 말고 다른 노총에 가입하라고 하는 등 각종 압력을 행사하였으며 노조가 설립된 후에도 몇 십 명은 탈퇴시키겠다고 호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파업에 참가한 40대의 한 여성 노동자는 "그동안 우리가 뭘 몰라 그냥 당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인간답게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말하고 "그동안 우리가 이런 열악한 환경에 시달릴 때 사장님은 밖에서 봉사활동이나 잘하는 그런 사람으로 행세한 것을 생각하면 분하고 억울하다"며 울먹였다.
회사 "노조측 무리한 요구에 직장폐쇄 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