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사우나, 밤엔 접대비 펑펑..."

손보협회장, 협회 경비 '흥청망청'... 협회 임직원 '퇴진' 압력

등록 2004.08.02 10:12수정 2004.08.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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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상현 손해보험협회장

오상현 손해보험협회장 ⓒ 손보협회

학력 위조 등을 이유로 직원들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오상현 대한손해보험협회 회장이 협회 업무추진비를 '흥청망청' 사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오 회장에 대한 손보협회 직원들의 퇴진 요구가 커지자 손보업계 각 업체들이 구성한 감사팀의 감사 결과 드러났다.

업계 감사팀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오 회장이 지난 2002년 11월 임기 시작부터 현재까지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2억3000여 만원으로 협회 전체 업무추진비의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기간 손보협회의 업무추진비는 모두 7억3000여 만원이었다.

오 회장은 본인 소유의 법인카드에서만 무려 7900여 만원을 지출했으며, 그 외에도 임직원 소유의 법인카드를 도용해 쓴 금액은 1억5000여 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은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을 상품권이나 화환대, 후원금, 접대비, 체력단련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화환대금이나 골프접대비 중에는 같은 시간과 장소에 2∼3곳씩 중복 지출된 곳도 있어 오 회장의 개인유용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오 회장은 거의 매일 근무시간에 전용 사우나에 가서 안마와 마사지를 받으며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국회출입증을 차량에 부착하고 다녀 "국회의원을 사칭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손보협회 노조 관계자는 "오 회장이 업무시간에 거의 매일 프라자호텔에 있는 H클럽에 가서 풀코스 서비스(안마와 마사지 등)를 받았다"며 "이 같은 사실은 프라자호텔의 출입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오 회장은 지난 2003년 4월부터 올해 7월말까지 이 클럽에 무려 400여회나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또 "오 회장이 국회출입증을 구해 와서 차량에 부착하고 다니는데, 일부에서는 오 회장이 국회의원을 사칭하고 다닌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며 "이 같은 비리가 드러난 만큼 오 회장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오 회장이 손보협회장 선출 당시 학력을 위조했다거나, 독선적인 조직 운영을 해왔다는 주장 외에 구체적인 비리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협회 내에서는 '퇴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협회임직원들은 10명의 비상대책위원들을 시작으로 매일 저녁 집회를 열고 퇴진 압력의 수위를 높여갈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오늘(2일)부터 협회연수실에서 전 임직원들이 오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라며 "촛불집회는 오 회장이 물러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협회직원들의 퇴진 요구가 커지자 손보업계 사장단은 2일 오전 사장단 간담회를 갖고 오 회장에게 '권고 사직'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은 이 자리에서 각 업체가 파견한 감사팀의 감사결과를 보고 받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사장단의 권고사직을 오 회장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노조 관계자는 "오 회장의 그 동안 행보로 봤을 때 사장단의 권고 사직조차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 회장이 권고 사직을 거부하고 절차에 의한 임시총회를 열어달라고 요구한다면 당장 물리적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 회장은 현재 이 같은 임직원들의 퇴진 요구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손보협회 임직원들의 비리 의혹 제기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오 회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오 회장은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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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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