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까, 일본일까? 동경 오오쿠보는 한국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박철현
일본에서 3년째 생활하고 있는 선배로서 이런 질문을 외면한다면 도리가 아닐 터. 먼저 교통비의 경우 자기가 가장 잘 다니는 곳, 학생인 경우는 물론 학교가 되겠지만, 아무튼 학교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사의 정기권을 끊는 것이 가장 좋다. 1, 3, 6개월 간격으로 살 수 있는 이 정기권은 보통 이용하는 금액의 20~3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역 사이의 구간에서는 언제든지 승하차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자는 동경 근교의 미타카역(거주지)과 신주쿠역(직장) 사이의 정기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 경우 1개월짜리 정기권 가격은 6300엔이다. 동일구간 편도요금이 210엔(왕복 420엔)이므로 주 5일 근무를 가정할 때 한 달에 약 8400~9000엔을 써야 하는데 30% 정도 할인받는 셈이다. 게다가 3, 6개월짜리 정기권을 끊는 경우 더 아낄 수 있다.
기자가 현재 가지고 있는 정기권이 3개월짜리 1만7950엔이므로 천엔 정도를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와 거주지가 그다지 멀지 않을 경우는 아예 자전거를 한 대 구비하는 것이 낫다. 신주쿠 일대에서 배포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정보지에는 귀국 혹은 이사하는 유학생, 주재원들이 공짜로 자전거를 주겠다는 광고가 실려 있다. 바로 연락하자. 전화 한 통으로 3개월간의 일본생활이 편해진다.
그리고 전화비. 아무래도 단기유학생들은 국제전화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독한 마음을 먹고 전화 한통 안 하겠다는 이들도 간혹 눈에 띄기는 하지만 3일을 못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에 두고 온 애인, 가족, 친구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결국 국제전화가 가능한 공중전화기를 찾게 된다. 그런데, 이 가격이 만만치 않다.
기자도 처음 일본에 왔을 때, 공중전화에 적힌 설명을 그대로 따라서 한국에 전화를 건 적이 있는데 3분 통화에 약 400엔을 썼다. 분당 100엔을 조금 넘는 수준인 것이다. 간단한 안부를 묻는데 10엔씩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설상가상으로 전화번호나 주소를 물어볼 경우 공포감마저 밀려 온다.
"뭐라고? 3번이야 4번이야?" (10엔)
"3번! 3번이라구!" (10엔)
"4번? 그럼 090-3334… 그 다음은?" (20엔)
"아이 진짜! 3번이라구!! 090-3333-…" (20엔)
대략 이런 맥락이다. 통화감이 멀면 멀수록 요금은 반비례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한 달에 1만5천엔은 눈깜짝할 새 사라진다. 허공에 날리는 돈인 셈이다. 그럼 이걸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까? 일본에서 성공한 통신기업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코스모브릿지의 서종현 사장은 일전에 기자의 이런 얘기를 듣자 박장대소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공중전화에서 국제전화를 거는 게 가장 비싸지요. 국제전화카드를 사서 걸거나, 요즘 유행하는 IP 폰으로 거는 것이 반 이상 절약되지요. 저희 같은 경우엔 1분에 6.95엔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 1분에 7엔이 조금 안나옵니다. 국제전화시스템을 조금만 파악한다면 금세 알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