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선거하면 케리가 우세, 그러나...

[판세분석] 선거인단수 부시에 앞서... 9월 이후가 '진검승부'

등록 2004.08.09 11:14수정 2004.08.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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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 앨버커키 선거유세중인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 지난달 31일 피츠버그에서 선거유세중인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
8일 미국 앨버커키 선거유세중인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 지난달 31일 피츠버그에서 선거유세중인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AP/연합뉴스

지난 3월 초 케리가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승리해 사실상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후 일기 시작한 미국의 대선 경쟁이, 지난달 30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마치자마자 백악관 입성을 향한 본격적인 격돌이라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케리와 에드워즈는 다음날부터 즉각 22개 격전지를 도는 버스투어에 들어가 소도시 농촌지역까지 저인망식 표 훑기 작업에 들어갔고, 전에 없이 9·11테러에 대한 부시의 늑장대응을 날카롭게 지적하는가 하면 "이라크전은 실패한 전쟁"이라며 부시에게 비판의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부시와 체니 팀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케리의 월남전 공훈은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종전보다 더욱 노골적인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하튼 이번 미국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 안팎에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전쟁 중에는 말을 갈아타서는 안된다면서 부시의 재선을 강력히 바라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다며 사생결단의 각오로 부시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관심이 높은 이번 선거에서 과연 누가 당선될까요.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의 판세를 중심으로 전망을 한 번 해 볼까요? 먼저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의 각종 여론조사의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표1> 3자대결시 월별 승리 회수 (*괄호안은 양자 대결 승리회수)
<표1> 3자대결시 월별 승리 회수 (*괄호안은 양자 대결 승리회수)김명곤

제시된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3월과 4월은 승리 회수에 있어 부시가 케리에 곱으로 많습니다. 특히 부시는 미국 민간인 기술자 4명이 처참하게 살해되어 미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던 4월에는 케리를 압도하고 있었습니다.

3월과 4월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오차범위(±3%)를 벗어나 케리를 이긴 것은 총 10차례였으며, 케리가 오차 범위를 벗어나 부시를 이긴 것은 총 9차례입니다.


이라크 포로학대 여파, 5월부터 부시 지지세 하락

그러나 곧이어 터진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으로 국내외의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부시는 5월 한 달 동안 지지세가 현저히 약화되었습니다. 케리가 8차례를 이겼고, 부시는 7차례를 이겨 역전의 기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5월 한 달 동안 케리와 부시는 각각 3차례씩 오차범위를 벗어나 승리했습니다.


6월 들어 부시는 다시 지지세를 회복해 케리를 12차례 이긴 반면, 케리는 부시를 6차례 이겼습니다. 특히 '강력한 지도력'의 상징인 레이건이 사망한 5일 이후 총 12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11차례나 케리를 눌렀을 정도로 '레이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부시와 케리가 상대편을 오차 범위를 벗어나서 이긴 것은 각각 3차례에 불과했습니다. 막상 막하의 게임이 계속되고 있었던 셈입니다.

7월 한 달은 케리에게 휘파람을 불게한 달이었습니다. 표에서 보시다시피 무려 22차례 부시에 이겼고, 부시는 단 4차례만 케리에 승리했습니다. 양자대결에서는 케리의 우세가 더욱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25차례 치러진 여론조사에서는 23차례를 케리가, 단 2차례를 부시가 이긴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케리의 우세가 7월 들어 확연히 드러난 것은, 미국의 언론매체들이 6월 28일 미국이 이라크 민간정부에 정권을 이양하면서 '이라크전 15개월'의 공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기사를 내보내게 되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4, 5, 6월을 정신없이 보낸 미국민들이 비로소 차분하고 냉정하게 부시의 이라크전에 대한 평가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6월 말부터 마이클 무어의 반부시 영화인 <화씨 9/11>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데다, 7월 6일 에드워즈가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것도 케리의 지지도를 높여준 원인으로 보입니다. 7월 6일 실시된 NBC 여론조사에서는 케리가 두 자리 숫자(11%)로 부시를 누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8월 1일부터 5일 현재까지 케리가 5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이긴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전당대회 효과'를 가늠해 보기 위해 전당대회 다음날인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총 10차례의 여론조사를 살펴본 결과, 케리는 9차례를 부시에 이겼고 단 한 차례만 부시에 졌습니다. 케리의 9차례 승리 중 5차례는 오차범위를 벗어나 부시를 눌렀으나, 당초 민주당이 기대한 두 자릿수 승리는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이라크전 여파로 부동층 줄어

아직 '우유부단한' 케리에 대한 '의심'이 사라지지 않은 탓도 있으나, 부시 행정부가 내놓기 시작한 테러경보 탓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언론들은 케리의 지지도가 크게 상승하지 않은 이유를 10~15%에 이르는 부동층이 6~8%로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이라크전 여파로 공화당 성향의 유권자나 민주당 성향 부동층이 일찌감치 마음을 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특히 이라크전에 대한 평가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7월 중에 부동층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 미국민을 대상으로 한 현재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부시를 누르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선거는 간접선거입니다. 달리 말하면, 각 주마다 인구비례로 정해진 선거인단수가 있는데,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수를 모조리 가져 갑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는 인구수가 가장 많아 55명의 선거인단이 책정되어 있는데 케리가 단 한 표라도 부시에 앞서면 55명을 몽땅 얻게됩니다. 한 후보가 아무리 전국적인 득표수에서 앞선다 하더라도 선거인단 수에서 패배할 경우가 생기는데,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바로 이러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전체득표에서 고어가 앞섰으나 플로리다 재검표 소동에서 억울하게 지는 바람에 총 선거인단수에서 부시에 뒤져 패배하고 만 것입니다.

8월 5일 현재 '확실한' 선거인단, 케리 185명-부시 134명

이제 8월 5일 현재까지의 여론조사결과를 중심으로 양 후보의 선거인단수를 계산해 볼까요?

<표2> 8월 5일 현재까지의 여론조사를 기초로 한  후보별 승리 주들 (*괄호안은 선거인단수)
<표2> 8월 5일 현재까지의 여론조사를 기초로 한 후보별 승리 주들 (*괄호안은 선거인단수)김명곤

<표2>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8월 5일 현재 부시가 확실하게 이기고 있는 주들(10% 이상 이기고 있는 주들)은 알라바마(9), 알래스카(3), 조지아(15), 아이다호(4), 인디애나(11), 캔자스(6), 켄터키(8), 루이지애나(9), 미시시피(6), 몬태나(3), 네브라스카(5), 노스다코타(3), 오클라호마(7), 사우스다코타(3), 텍사스(34), 유타(5), 와이오밍(3) 등으로 총 134명의 선거인단을 갖고 있습니다.

케리의 경우를 보면, 확실하게 이기고 있는 주들은 캘리포니아(55), 코네티컷(7), 델라웨어(3), 워싱턴 DC(5), 하와이(4), 일리노이(21), 메릴랜드(10), 매사추세츠(12), 미시간(17), 뉴저지(15), 뉴욕(31), 로드아일랜드(4), 버몬트(3) 등으로 총 18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표2>에 제시된 것을 중심으로 보면 부시는 총 231명의 선거인단을, 케리는 30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만약 양측의 '약간 강세' 지역을 제외하고 '매우 강세' 지역과 '강세' 지역 주들만을 합산하면, 부시는 186명의 선거인단을, 케리는 24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계산만을 놓고 볼 때 케리가 다 이겨가는 게임처럼 보이지요?

<표3> 지난 5개월간 지지도 추이로 예측해 본 선거인단 획득수
<표3> 지난 5개월간 지지도 추이로 예측해 본 선거인단 획득수김명곤
종합적으로 볼 때 선거일을 90여 일 남겨둔 현재의 기준으로 본다면 케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매우 강세' 지역을 제외하고 '강세' 지역의 몇몇 주들과 '약간 강세' 지역은 얼마든지 승부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표2>는 어디까지나 8월 5일 현재의 시점만을 기준으로 계산된 것이고, 그간의 양 후보간 지지도의 등락 추이는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제 지난 수개월 동안의 양 후보에 대한 지지도 추이의 등락을 미 대선 여론조사 집대성 사이트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www.realclearpolitics.com)를 참고해 대략 살펴보면서 양 후보의 예상 선거인단수를 다시 계산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케리의 강세 지역을 살펴보도록 하지요.

지난 3월부터 8월 5일 현재까지 총 14차례 실시된 워싱턴주(선거인단 11명) 여론조사에서 케리는 단 한 차례도 부시에 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워싱턴주에서 민주당의 고어가 승리했는데 이번 역시 케리가 이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고어가 승리한 펜실바니아(21명) 역시 케리가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3월 8일 이후 총 25차례의 여론조사에서 19차례를 케리가, 5차례를 부시가 승리하고 한 차례를 비겼는데, 지난 6월 이후로는 한 차례만 부시에 졌고 13차례를 케리가 승리했습니다. 이중 12차례는 오차범위를 벗어나 케리가 이겼습니다.

선거인단이 적은 뉴멕시코(5명)와 뉴햄프셔(4명) 역시 대부분 오차 범위를 벗어나 케리가 이기고 있습니다.

<표4> 주요 격전지 중 양 후보 ‘강세’ 지역 승리 회수 (3월~8월 5일)
<표4> 주요 격전지 중 양 후보 ‘강세’ 지역 승리 회수 (3월~8월 5일)김명곤

플로리다-오하이오, 최대 격전지 될 듯

한편 케리가 현재 오차 범위를 약간 벗어나 이기고 있는 플로리다(27명)는 이번 선거에서도 최대의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지난 3월 3일 이후 총 31차례의 여론조사에서 16차례를 케리가, 12차례를 부시가 이겼고, 3차례를 비겼습니다. 7월 6일 이후 현재까지 13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7차례, 부시가 5차례 승리하고 한 차례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플로리다 주지사인 잽 부시는 형을 위해 일찌감치 표밭을 갈아왔고 각종 선심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 전에는 주 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히스패닉계를 겨냥해 불체자 운전면허 허용 법안을 내놓았는가 하면, 7월에는 물품구입세 면제 기간을 설정하더니 이 기간이 끝나자마자 8월 한 달동안을 가스 세금 면제의 달로 정해 가스 값을 '폭락'시켰습니다.

플로리다는 경기가 타 지역보다 좋아져 부시 지지율 상승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라크전 참전 군인가족이 많아 부시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현지 언론들은 선거 당일 뚜껑을 열어보아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표2>에서 케리가 얻고 있는 선거인단 수에서 플로리다를 제외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계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플로리다를 제외할 경우 케리는 22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제 부시가 '강세'를 이루고 있는 지역을 살펴보도록 하지요. 선거인단 20명의 오하이오주는 플로리다와 더불어 이번 선거에서 양 후보에게 최대 전략지역 중 하나입니다. 현재는 부시가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플로리다 만큼이나 계속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4일 이후 21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2차례를 부시가, 9차례를 케리가 이겼습니다. 부시는 오차 범위를 벗어나 7차례 이겼고, 케리는 5차례 이겼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4% 차이로 부시에게 승리를 안겨준 오하이오주가 케리쪽으로 기울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도 합니다. 중부지역 주들 가운데 실업률이 가장 높은 주로 알려진 오하이오주가 부시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지요.

이번 선거의 관심거리 중 하나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주'인 노스캐롤라이나가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입니다. 미국도 '지역색'이라는 것이 분명 존재해 왔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존 에드워즈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목되었고, 차기 또는 차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이 마음을 바꿔 민주당을 지지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주 산업 중 하나인 섬유산업이 최근 퇴조를 계속하고 있어 케리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지난 12차례의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케리가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아 케리의 승리를 점치기는 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콜로라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역시 격전지이긴 하지만 부시가 계속 오차 범위를 벗어나서 앞서왔고, 특별한 감표 요인이 생기지 않는 한 부시가 무난히 이길 것으로 예측됩니다.

결국 부시가 확보하고 있는 선거인단수는 '매우 강세' 지역 134명에 '강세지역' 52명에서 혼전 중인 오하이오를 제외한 32명을 더한다면 166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후보별 각주 판세 지도
후보별 각주 판세 지도김명곤

'매우 강세' + '강세' 지역, 케리 221명-부시 166명

여기까지를 놓고 보면 '강세' 지역 중 케리측에서는 플로리다를, 부시측에서는 오하이오를 제외할 경우, 221명의 선거인단을 얻은 케리가 166명을 얻은 부시를 55명 정도 앞서고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케리는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에 49명이 부족하고, 부시는 104명이 부족한 셈입니다. 결국 케리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를 모두 이긴다면 게임이 거의 끝나는 것이고, 양쪽 중 하나만 이긴다면 백악관 입성을 위해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됩니다. 그러나 두 개의 주에서 케리가 부시에게 패한다면 나머지 혼전 중인 주에서 승부를 가리게 될 것입니다.

이제 혼전을 벌이고 있는 '약간 강세' 지역들(지지율 5% 이하로 이기고 있는 주들)의 대략적 지지도 추이를 살펴보기로 하지요.(<표5> 참고)

<표5> 주요 격전지 중 양 후보 ‘약간 강세’ 지역 승리 회수 (3월~8월 5일)
<표5> 주요 격전지 중 양 후보 ‘약간 강세’ 지역 승리 회수 (3월~8월 5일)김명곤

먼저 케리가 '약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들 중 미네소타(10명)는 지난 16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단 한 차례도 부시에 패배하지 않았고, 오리곤(7명) 역시 지난 6월 1일 이후 8차례의 여론조사 모두에서 오차범위를 벗어나 케리의 손을 들어주어 케리가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메인주(4명)도 총 4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위스콘신(10명)의 경우도 17차례의 여론조사에서 12차례를 케리가 이기고, 이 가운데 케리가 9차례나 오차 범위를 벗어나 이긴 것으로 보아 케리에게 승산이 있어 보입니다. 아이오와 (7명) 역시 총 18차례의 여론조사에서 15차례를 케리가 승리했고, 두 차례만 부시가 승리를 거둬 케리가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조리(11명)와 웨스트버지니아(5명)는 오차 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혼전을 거듭하고 있어 점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좀 위험하기는 하지만, 이 시점에서 다시 케리의 선거인단수를 계산해 보면 어떨까요. 앞서 계산된 221명에 혼전 중이지만 이길 가능성이 높은 '약간 강세' 지역인 미네소타, 오리곤, 메인, 위스콘신을 합하면 총 259명이 됩니다. 여전히 당선에 필요한 270명에 11명이 부족하지요?

이번에는 부시가 '약간 강세'를 보이고 있는 5개 주들을 살펴보도록 하지요. 지난 대선에서 부시가 이긴 버지니아(13명)는 지난 네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모두 이겼고, 애리조나(10명)는 12차례의 여론조사에서 10차례를 부시가 이긴 반면, 단 2차례만 케리가 이겨 이들 두 개의 주에서 부시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테네시-아칸소-네바다 '이상 징후'

흥미로운 것은 부시 '약간 강세' 주들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부시가 이겼고 공화당 강세인 테네시(11명), 아칸소(6명), 네바다(5명)주들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부시가 두 자리 숫자로 케리를 이기고 있던 테네시에서는 부시 지지율이 급락해 7월 들어 치러진 네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두 차례를, 부시는 한 차례를 이겼고 다른 한 차례는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클린턴의 고향인 아칸소 역시 6월 중순께까지 오차 범위를 벗어나 부시가 이기고 있던 것이 이후로 치러진 7차례의 여론조사에서 4차례를 부시가, 2차례를 케리가 이겼고, 한 차례는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한때 11%까지 부시가 케리를 이기고 있었던 네바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9차례의 여론조사에서 5차례는 부시가, 4차례는 케리가 승리했을 정도로 혼전 상황입니다.

결국 앞서 계산된 부시의 선거인단수인 166명에 '약간 강세' 지역 가운데 부시가 이길 가능성이 높은 버지니아와 애리조나를 합한다면 부시의 선거인단 수는 189명에 이릅니다.

자, 어떻습니까? 분명한 것은 전체 지지율 면에서나 선거인단 확보 면에서 아직은 케리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게 눈에 보이지 않나요?

'매우 강세' 지역만 비교하면 185명을 얻고 있는 케리가 134명을 얻고 있는 부시에 51명을 앞서고 있고, '매우 강세'와 '강세' 지역을 합해 비교해 보면, 221명을 얻은 케리가 166명을 확보한 부시에 57명을 이기고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또한 '약간 강세' 지역까지를 합할 경우, 케리는 259명, 부시는 189명을 얻어 케리가 부시를 70명 정도 앞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매우 '안전하게' 예측하고 있는 미국의 언론들의 계산을 볼까요? 'LA타임스'는 8월 2일 현재 양 후보가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는 선거인단수를 케리는 186명으로, 부시는 147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라스무센 여론조사 기관은 케리가 232명을, 부시가 197명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미국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 대선 만큼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속력이 강한 때는 없었다고 말하고 있고, 반드시 투표해 부시를 백악관에 끌어내리겠다는 목소리도 높은 게 사실입니다.

우선은 케리 인기가 높아서라기보다는 이라크전으로 인한 '반 부시' 정서가 케리의 강세를 지속시키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일반 서민들 가운데서는 경제사정이 지표상으로 나와 있는 것보다 안 좋다고 투덜거리고 있는 소리도 여전히 높습니다.

공화 전당대회-'안풍'-TV토론 등 변수 될 듯

아마도 가장 중요한 시기는 9월부터가 될 것 같습니다. 8월 30일 시작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부터는 부시의 지지도가 분명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솔솔 불고 있는 '안풍(安風)'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9월 말부터 벌어질 후보간 TV토론도 여론의 추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9·11테러사건과 이라크전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공과가 떠오르게 될 것이고, 케리의 반전운동 경력과 '말바꾸기' 전력도 본격적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케리가 일대일 또는 일대 다수 토론의 명수라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데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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