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가 중국 남방의 소수민족으로 기술되어 있더라"

중국현지 '왜곡' 현장 방문한 고진화 의원 "학술정리 시급" 토로

등록 2004.08.10 12:13수정 2004.08.1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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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생길 수 있으니 그냥 들어라. 문제가 될 수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유적지를 찾았던 한나라당 국가발전연구회(발전연) 소속 의원 10명은 조선족 안내원으로부터 이와 같은 '주의'의 말을 들었다.

의원들 측에서 고용한 이 안내원은 "나는 고구려사를 한국사의 일부로 배웠고 조선족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인 안내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다른 얘기가 나오더라도 그냥 안내를 받으라"고 사전에 귀띔했다며 고진화 의원은 전했다.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의 항일독립운동과 고구려 유적지를 살펴보기 위해 떠난 발전연 소속 의원들은 10일 저녁 7시 대구공항으로 귀국, 현지의 생생한 목격담을 토대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현장에 대한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비자발급 지연으로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게 출발한 의원들은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청사와 백두산, 연길시, 그리고 고구려사 유적지인 지안시를 돌았다.

귀국에 앞서 고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안시 박물관 정문에 세워진 표지석에 고구려가 중국 남방의 소수민족으로 기술되어 있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 의원은 또한 "중국공안의 감시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의원들이 가는 곳마다 서너 명의 사람들이 예의주시하며 지켜보았다"고 말해, 최근 한중간 외교감정을 자극하고 있는 중국 고구려사 왜곡현장의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고구려 수도 국내성 지안유적지 중국인들 "우리 문화다" 자부심 대단


고진화 한나라당 의원
고진화 한나라당 의원오마이뉴스 이종호
고 의원은 "외교분쟁과 별도로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차원에서 고구려사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며 지안시 고구려 유적현장을 방문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광개토대왕비는 유리관이 씌워져 있어 2미터 안으로 접근이 불가능했다. 또 장군총(장수왕릉)은 최근 뒤쪽의 주춧돌이 유실돼 누가 가져갔는지도 모르고 복원도 안되고 있다. 1∼5기까지의 고구려 장군릉은 최근까지 하나는 일반인에 공개를 했는데 그마저 최근에 폐쇄됐다. 내부 벽화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라고 하는데 우리 연구자들이 하루빨리 현장을 방문해 이런 상황들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나중에 어디 탁본이라도 뜰 수 있겠나."


고구려의 두번째 수도인 국내성이 있던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는 박물관을 비롯해 장군총, 광개토왕비, 태왕릉 등이 있는 대표적인 고구려 유적지로 꼽힌다. 국내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최근 유네스코에서 지안시 일대를 고구려 유적지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일반인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고 의원은 "상해나 북경처럼 교통이 편리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우리도 백두산, 통화를 거쳐 지안까지 10시간 버스를 타고 왔다, 의식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오기 힘든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 의원은 "이곳 일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현지인들은 마을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자신들의 문화유산으로 간주,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더라"라며 지안시 분위기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 의원은 "중국인들은 동북공정의 맥락에서 고구려사를 이해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고구려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라는 지안시박물관 앞의 표지석이 이를 반증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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