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찾은 부안 성당 전경. 부안은 지금 주민과 노동자가 최대 지주가 되는 '르몽드식' 소유구조를 지닌 풀뿌리 언론 <부안독립신문>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김태형
신중론 "부안 넘어선 대안 운동 펼쳐져야"
| | | 김종규 군수도 취임식 때는 '투명행정' 외쳐 | | | | 부안 핵폐기장 반대 투쟁에 대한 평가는 어쩔 수 없이 김종규 현 부안군수에 대한 평가를 동반한다. 김 군수는 현재 부안에서 "핵종규 군수", "사탕 군수" 등으로 불리며 수난을 겪고 있지만, 2002년 취임 초만 해도 '참신한 도정' 시도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인물이기도 하다.
현 부안군청 행정계장(당시 기획부장)인 공무원이 작성했던 <오마이뉴스> 2002년 7월 22일자 기사 <"유리병처럼 투명한 군정 펼치겠다" - 부안군, 군수실 '투명유리'로 개조 화제>를 보면 김 군수는 "밀실행정을 없애기 위해 군수실 출입문을 유리문으로 바꾼" 의욕적인 인사로 소개된다.
김 군수는 취임식에서 "민선3기 부안군정은 유리병처럼 투명하고 깨끗한 군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300만원을 들여 군수실 출입문을 교체하고 3만원짜리 플랫카드만 건 취임행사를 벌였다.
전주대총학생회장과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 군수는 6·13 지방선거에서 프로바둑 기사 조남철의 고향인 부안을 '바둑의 메카'로 키우고, 인근 변산반도 등 관광지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 | | | |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린 부안 사태가 여전히 진행중이며, 향후 전개 방향에 따라 정반대의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김효중 대책위 교육부장은 "몇몇 분들은 부안 사태가 거의 마무리 상황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실감이 안난다"며 "여러가지 공론화 기구나 포럼 등을 통해 부안 상황이 호전될 거라고 믿는 기대 자체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최근 부안 상황을 보면 군민들 간의 갈등이 오히려 더 증폭되고 있다"며 "찬성쪽에서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반대쪽에는 과거처럼 똘똘 뭉치지 못해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물밑 회유 작업은 계속 하면서 허울 좋게 평화적 해결만 강조하고 있는" 정부당국에 대한 불만도 높다고 김 부장은 전했다.
그는 "부안 사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환경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몇몇 분들은 아직 핵폐기장 문제도 끝나지 않았는데 무슨 대안에너지 타령이냐고 반발하지만, 에너지 문제는 경제적 정치적 자치를 이루기 위한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동안 부안에서 머물며 영상 작업을 펼쳐왔고 이번 '2004 부안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새만금, 핵폐기장 낳다>를 연출한 이강길 감독은 "핵폐기장 투쟁이 부안을 넘어선, 반핵을 넘어선 운동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그동안 부안이 이룩한 성과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감독은 "부안 이외 지역에 핵폐기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부안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현재 진행중인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부안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이 모든 문제를 관통하고 있는 '개발 환상'에서 부안 주민들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