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다도를 언제부터 시작했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다도'가 아니라 '다례'라고 교정해 준다. 일본이 다도(茶道)이고 중국은 기예를 강조한 다례(茶藝), 우리는 예절을 강조한 다례(茶禮)라며 기술이 발달한 중국, 경직된 일본에 비해 우리의 차 문화는 절제된 기본 예를 바탕으로 편안함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차와 향, 여기에 더해 명상이 정문헌식 놀이의 삼요체. 그는 차와 명상을 하는 이유를 묻자, "그냥 놀이문화라고 생각해요, 20대에도 할 수 있지만 70살이 되어서도 할 수 있는 유일한 놀이 아닌가요"라고 간단히 답한다. 그런데 요즘, 정확히 말해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부터 명상을 하기가 힘들어졌다고 쓴웃음을 짓는다.
"명상이 좀 되는 날은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게 돼요. 나에게 가해를 행하는 사람도 너그럽게 대하게 되고. 그런데 요즘엔 잘 안돼. 판이 이래서인가..."
명상이라고 뭐 대단할 없다는 것이 정 의원의 명상법. 그는 "정신통일하겠다고 집착하는 것 자체가 잡념"이라며 "고민이 있으면 고민을 하고, 그냥 편안한 자세에서 하고 싶은 생각을 하라"고 말한다. 그러다 보면 조금이 생각이 옅어지고 맑아진다며. 그는 명상을 "나를 바라보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그러다 보면 나와 남의 구분이 사라진단다.
정치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의 답변은 소탈하고 담백했다.
- 박근혜 대표의 정책특보로 알고 있다.
"선거 좀 잘 치르라고 붙여준 타이틀 아니겠어요?(웃음). 남북관계와 주변국과의 외교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또한 정 의원은 8명의 원내부대표단에서 '의원지원'을 맡은 부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 전당대회 때 의원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했는데.
"아이고 창피해. 음악이랑 안 친해요. 학교 때 좀 놀았고 그 때 배운 것 정도인데..."(그러면서 북은 하늘을 울리고 징(심벌즈)은 땅을 깨우는 의미가 있다며 드러머의 매력을 설명했다)
- 웰빙문화 국회연구모임을 만들어 관련 법안도 준비중이라던데.
"웰빙이 뭐예요? 차 마시고 명상한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의 웰빙은 돈과 건강이 중심인데 저는 생각이 달라요."(일부 언론보도의 내용과 사실이 달랐다.)
- 호주제 찬성하나.
"폐지해야 돼요. 재혼시 자식의 성문제가 핵심인 것 같은데 저는 그보다 모계사회의 전통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예요. 신라도 그랬고 우리는 모계전통이 강한 나라입니다."
- 사형제는.
"당연히 폐지."
- 국가보안법은.
"폐지에는 반대예요. 외교관계가 남아 있으니 상징적인 수준에서 필요하다고 봐요."
정 의원의 대북관은 한나라당 내에서 보자면 '진보'에 속한다. '통일부 장관의 사전승인 없이도 인터넷을 통해 북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남북교류협력법에 서명했고, 원희룡, 박형준, 권영세 의원 등과 더불어 남북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여야 국회의원모임 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7·4남북공동성명. 6·15 남북정상회담 등의 의의를 평가하면서도 "이제는 대북정책이 개인의 치적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남북통일에 있어 가장 큰 장애는 민족이질감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공통된 역사 없이 어떻게 이질감을 극복할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관련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의 심각성을 들어 "고구려가 날아가 버리면 백제, 신라의 존립근거도 없다, 그러면 공통의 역사는 사라지고 남북이 통일할 이유도 없어진다"고 말한다.
정치인은 유사시 가장 먼저 목숨을 내놓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