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들, 고구려사 왜곡 항의 삼보일배

23일 종묘-탑골 공원서, 중국 교과서 화형식 갖기도

등록 2004.08.23 19:19수정 2004.08.2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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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홍익교사협의회 소속 교사 등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23일 오후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 규탄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홍익교사협의회 소속 교사 등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23일 오후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 규탄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a 삼보일배에 앞서 집회 참가자들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민족정체성을 훼손한 데 대해 교육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참회의 뜻으로 석고대죄를 올리는 순서를 가졌다.

삼보일배에 앞서 집회 참가자들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민족정체성을 훼손한 데 대해 교육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참회의 뜻으로 석고대죄를 올리는 순서를 가졌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홍익교사협의회(이하 홍익교사)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항의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학운동시민연합과 함께 진행한 이날 대회에는 홍익교사 소속 회원들과 학생들 150여명이 참여해 탑골공원까지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항의하는 삼보일배 행진을 벌였다. 탑골공원 앞에서는 중국정부의 역사왜곡에 대한 항의 표시로 중국교과서 화형식을 갖기도 했다.

이날 고병진 회장(구미고 교사)이 낭독한 성명서에서 홍익교사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백주 대낮에 남의 나라 역사를 빼앗는 몰염치한 행동"이라며 "중국은 한민족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드는 비양심적 역사침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홍익교사는 "중국·일본 등 주변국의 노골적인 역사왜곡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상고사를 부정하거나 국사교육 축소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민족의 얼과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해야 진정한 인류 공생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족정신 바로 세우지 못한 교육현장 먼저 반성"

삼보일배에 앞서 참가자들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민족정체성이 훼손되는 심각한 상황으로 진단하고, 이런 상황이 초래된데 대한 교육자로서의 책임과 참회의 뜻을 담아 선조들에게 드리는 '석고대죄' 행사를 진행했다.

홍익교사는 참회문에서 "주변 강대국이 오염시켜놓은 민족정신과 역사를 되찾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이 역사침략에 나설 수 있었다"며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 먼저 참회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밝혔다.


a 홍익교사협의회 소속 교사 등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23일 오후 탑골공원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익교사협의회 소속 교사 등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23일 오후 탑골공원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a 삼보일배를 마친 참가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중국정부의 역사왜곡에 대한 항의 표시로 중국교과서 모형을 불태우고 있다.

삼보일배를 마친 참가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중국정부의 역사왜곡에 대한 항의 표시로 중국교과서 모형을 불태우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종묘공원을 출발한 홍익교사의 삼보일배 행진은 오후 4시30분께 탑골공원에 도착했다. 홍익교사는 도착 직후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중국정부의 공식 사과와 동북공정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정부에 대해서도 홍익교사는 여야 공동으로 중국 동북공정에 대응하는 특위를 구성하고, 가능한 모든 외교 수단을 동원해 고구려사 왜곡을 적극 저지할 것을 요구했다. 국사 과목을 독립교과로 복원하여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줄 것과 수능시험 및 공무원시험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달라는 요구도 추가했다.


홍익교사는 이러한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교육현장에서 민족교육을 강조하는 국학교사운동을 벌이는 한편, 관련 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각 학교 단위별로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결의문 낭독 이후 참가자들은 '중국고구려사'라고 적인 중국교과서 모형를 놓고 화형식을 가진 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규탄규호와 함께 풍물놀이로 이날 행사를 마쳤다.

다음은 고병진 홍익교사협의회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홍익교사협의회는 어떤 모임인가.
"홍익인간 정신을 교육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교사들의 모임이다. 교사들이 먼저 바른 민족정신을 세우고, 학생들에게 민족정체성을 확립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학교문화를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97년 설립돼 현재 약 20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 오늘 행사를 마련하게 된 계기는.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우리의 대응이 너무 미온적이다. 민족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얼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참회의 뜻을 담아 행사를 마련했다."

- 민족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교육이란.
"현재 우리가 배우는 2000천년의 역사에는 자랑스러운 상고사 부분이 빠져있다.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면 배울수록 열등의식이 커지거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 우리 민족을 형성했던 정신의 원류는 '홍익인간' 정신이다. 우리 교육은 홍익인간을 추구해야 할 인간상으로 규정해놓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은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

- 맹목적인 민족주의나 애국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는데.
"자국의 우월성만을 주장하는 민족주의가 아니다. 우리 민족의 원류에 대한 성찰과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자는 취지이다. 일부에서는 '고구려가 우리 땅이었으니까 되찾자'라는 식으로 감성적으로 대응하지만 그런 태도는 오히려 위험하다. 이런 위험성을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민족교육이 필요하다."

-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근 몇 차례 단호한 대응 의지를 표명하기는 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정치 문제와 맞물려 있다 보니 강한 목소리만을 내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 중국정부가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배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다양한 정치·외교적 이유가 있겠지만 역사·문화적 관점에서만 보자면 우선 만주 일대에서 발견되는 문명들의 문화적 우월성에 대해 경계심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왜곡하는 식으로 주변 국가를 자극해서는 결국 중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만큼 책임을 다 하길 바란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은.
"우선 민족의 얼을 바로 세우고 민족이 나아갈 발향을 제시해 주는 스승이 되자는 취지로 벌이고 있는 국학교사운동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국사교과목이 독립교과목이 될 수 있도록 교사서명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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