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단체, 병역거부 이원표씨 지지선언

"용기 있는 소신에 박수... 대체복무제 즉각 도입해야"

등록 2004.08.24 16:43수정 2004.08.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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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대전시민행동’은 24일(화) 오전 대전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이라크파병 철회요구 병역거부 이원표씨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전지역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대전시민행동’은 24일(화) 오전 대전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이라크파병 철회요구 병역거부 이원표씨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오마이뉴스장재완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라크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병역거부를 선언한 이원표(26, 사회당 대전시위원회 기획국장)씨를 지지하고 나섰다.

대전지역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대전시민행동(공동대표 안은찬)’은 24일(화) 오전 대전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 전쟁중단과 파병 철회를 주장하는 이원표씨의 병역거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싸워왔던 우리는 파병철회를 주장하며 입영거부를 선언한 한 젊은이의 용기 있는 소신에 박수를 보낸다”며 “그의 아름다운 용기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함께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이어 “이라크 전쟁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라크인 들의 삶을 파괴한 추악하고 더러운 미국의 범죄행위”라며 “이러한 전쟁에 한국정부가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자이툰부대를 추가 파병함으로 해서 우리 국민을 전범국민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정부에 대해 ▲파병된 모든 군대의 즉각 철수 ▲이라크 침략전쟁 중단 ▲민간지원 사업에 적극 나설 것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인정 ▲대체복무제 즉각 도입 등을 요구했다.

또한 사회당 대전시위원회도 성명을 발표하고 “헌법정신 유린하는 대한민국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시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유린한 이라크 파병은 명백한 위헌이며, 이러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며 “이원표씨의 병역거부는 자신의 삶을 걸어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 앞에 약속했던 ‘헌법수호의 선서’를 되새기도록 하는 호소”라고 주장했다.


시위원회는 또 “지난 2002년 유엔 인권위원회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관한 결의안을 전원합의로 통과시켰음에도, 한국정부는 여전히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지 않는 심각한 인권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한국정부가 헌법정신을 존중해 이라크 파병 철회와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결단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앞으로 이원표씨의 병역거부와 관련, 홍보활동과 법적대응 등 모든 사안에 대해 공동대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원표씨는 지난 23일 국회 앞에서 사회당, 양심에따른병역거부권실현과 대체복무제도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이라크평화네트워크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파병 철회를 위한 병역거부를 공식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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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병철회 위해 군대보다 감옥 선택"


“전범국가의 군인이 되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
[인터뷰]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병역 거부한 이원표씨

▲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이원표씨
ⓒ오마이뉴스장재완
-어떻게 이렇게 힘든 결정을 하게 됐나?
"짧지만 그 동안 살아온 내 신념에 비추어 볼 때 전범국가의 군인이 되어 총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인생을 걸어 전쟁의 참혹함과 파병의 부당성을 알려내는 것이 그로 인해 닥쳐 올 그 어떤 불이익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감옥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가족들의 만류가 있었을 텐데?
"부모님이 많이 반대하셨다. ‘다른 것은 다 해도 되니까 감옥에는 가지 말라’고 하셨다. 부모님께는 정말 너무 죄송하지만 그렇다고 내 신념을 꺾을 수는 없었다"

-여자친구는 있나?
"있다"

-여자친구의 반응은?
"그 동안 여러 사회활동을 함께 해 온 친구라서 내 맘을 잘 이해한다. 그래서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될 텐데, 미래의 삶에 대해 두렵지 않나?
"우리사회는 여전히 군사주의 문화라는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을 갖고 있다. 군대를 가지 않았다고 전과자가 되어 불이익을 받고, 군대를 갔다 오면 혜택을 받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러한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도 열심히 싸울 작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렵지는 않다"

-병역거부와 관련하여 어떤 활동을 해왔나?
"병역거부자들의 모임인 ‘전쟁 없는 세상’과 ‘병역거부권인정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의 회원이다. 이러한 모임들을 통해 양심적병역거부의 정당성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입법운동에 참여했다. 현재 대체복무제의 개선을 위한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들과의 대화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대체복무제가 시행되어서 양심적병역거부로 인한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우선은 파병의 부당성과 대체복무제 입법을 위한 홍보활동을 할 계획이고, 민주사회실현을위한변호사모임의 도움을 받아 법적대응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어제가 입영예정일 이었는데 벌써 병무청으로부터 공소와 관련하여 연락이 왔다. 홍보활동 할 시간이 얼마 없을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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